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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울산에서 대내외 행사때 기념사, 환영사 등 의례적인 인사말을 없애는 탈권위 개막행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처용축제를 앞두고 있는 처용문화제추진위와 나눔예술제 등 여러 문예행사를 개최할 울산예총을 비롯 지역 문화예술계 역시 개막행사에서 '단체장 대회사' '내빈 소개와 축사' 진행여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축사, 격려사 등을 관행대로 하자니 소속 회원을 비롯 시민들로부터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예상되고 과거의 권위적인 모습을 탈피하자니 예산 지원을 받는 문예단체로서 단체장이나 시구의원 등 지역 실력자들의 눈치를 아예 접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먼저 지자체로부터 다각도로 지원을 받고 있는 울산예총은 시민에게 다가서는 예술활동 취지로 지난해 첫 신설돼 오는 7월 마련될 '울산예술 열린한마당'을 비롯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을 겨냥해 10월 선보일 '나눔예술제', 11월 울산예총의 예술축제 '제27회 울산예술제', 9월에 마련될 '6대 광역시 및 제주도 예술교류전'(울산사진작가협회 주관)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각 문예행사 개막식에 내빈소개와 축사, 격려사 등의 의전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내빈소개를 없애고 축사를 대폭 줄여 회원과 일반 관람객 위주로 행사를 치를지를 놓고 내심 고민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술·사진대전 시상식과 전시 개막을 앞두고 있는 울산예총 산하 미술협회, 사진협회 등도 참여인사 소개, 축사, 격려사 등의 진행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예총의 한 회원은 "최근 들어 과거의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라는 의전문화가 확산돼 이를 받아들이고 싶어도 지자체 등으로 부터 예산 지원을 받는 입장에서는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제41회 처용문화제를 개최를 이끌 처용문화제추진위 역시 개막행사에서 국회의원, 지역 기관단체장 등의 축사를 영상메세지로 대체하고 환영사나 격려사 등은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는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무엇보다 축제 개막식을 시민의 날 행사와 함께 진행하게 되면 시민· 문화상수여 등 각종 시상식 등으로 의전을 생략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최근 불고 있는 탈권위 의전문화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한 시민은 "여러 문화행사에 가면 지루한 내빈행사, 끊임없이 이어지는 축사와 격려사 등으로 시간허비는 물론 당초 취지가 퇴색되는 경우를 수없이 봤다"며 "축제, 각종 문예행사 등은 지역민의 세금이 대거 투입돼 마련된 것인만큼 본래 주인인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의전을 없앴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와 문예단체가 머리를 맞대어 과거의 탈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하려는 문화확산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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