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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 방어진 출신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증곡 천재동(부산 부산진구)선생이 최근 회고록 '아흔 고개를 넘으니 할 일이 더욱 많구나!'을 발간했다. 오는 15일 부산 동구 범일동 크라운호텔 2층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천재동 선생의 손자인 창환(서울대 서양학과 재학)씨가 표지그림을 그린 회고록에는 고향 방어진에서 태어나 남목보통학교를 다니며 수혜를 입었던 문화적 환경 등 어린 시절 이야기와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천단화학교 소묘과에서 서양화 전공하며 예술가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간 것과 1944년 귀국 후 방어진국민학교에서 미술과 연극등을 지도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면서 울산 문화운동의 단초를 제공한 과정, 이후 80년대 말 부산에 정착한 이후 민속극이나 전통놀이, 풍속화로 이어진 그의 폭넓은 예술활동 등을 풀어내고 있다.
 이와 함께 토우, 동요 민속화, 연극, 동래야류가면 등 그동안 작업해온 창작물과 활동 자료도 사진으로 실었다.
 이 모두 천재동 선생이 80년대부터 틈틈이 해온 메모와 기록사진, 구술등을 바탕으로 아들 영세와 영광씨가 정리한 것들이다.
 천재동 선생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3단계로 나누어 제1단계(1915~1943)는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동경, 서울, 동경에서 미술과 연극 공부를 했던 청춘시대 29년을 성장기로 회고했으며 제2단계(1944~1969)는 결혼한 뒤 처가살이, 징용을 거쳐 고향 방어진을 비롯 교육현장에서 후학들과 함께 예술활동을 해온 26년간을 활동기로 설정하고 있다.
 마지막 제3단계(1970~)는 교직을 벗어던지고 전통민속문화 발굴과 연구와 재현, 정립하면서 부산 동래 민족예술을 만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결실기로 정리하고 있다.
 천재동 선생은 71년 중요무형문화재 18호 동래야유 탈제작 기능보 유자로 인정되었으며 전국기능보유경진대회 우수상, 부산예술상과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한국미술협회 소속 회원이다. 
 부산대 채희완 교수는 "천재동 선생의 연세는 올해 93세다. 이제는 '호호백발'이 되어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야만 겨우 나들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에 관련된 일에는 아직도 열정이 식지 않았다. 연극, 가면분야, 토우, 전래동요민속화 등에서 평생을 열정으로 외롭게 예인의 길을 걸어온 그의 삶에서 치열한 장인정신이 묻어난다. 넉넉한 품성과 함께 그의 예혼에 대한 화두거리는 후대인들에게 새로이 돋을 새기는 일이다"고 증곡 천재동 선생에 대해 말했다.
 이와 함께 회고록에는 증곡의 성품을 잘 나타내고 인간 천재동 옹의 일생을 제대로 이야기 하고 있는 시 한편을 소개하고 있다. 
 김춘추 시인이 천재동 시인에게 바친 시 '절대로 절대로'이다. "천재동의 탈바가지가 그렇듯이/ 밝은 날도 흐린 날도/ 절대로 절대로/ 울지 않는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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