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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역시 승격 10년을 맞는 울산. 그동안 커진 시세(市勢)만큼이나 사회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가 커졌고, 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 약자인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시설 확충과 사회적 배려는 지역 사회가 풀어야할 현안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과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일환으로 울산시 복지여성국와 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가 함께 실시한 일본의 사회복지시설 견학을 동행 취재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의 현장 취재기를 2회에 걸쳐 싣는다.

 

 1961년에 설립돼 3년 전 새로 시설을 마련한 교토 '라이트 하우스'는 말 그대로 시각장애인들에게 등대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는 각종 작업실과 진료상담실, 정보스테이션, 다목적 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생활적응교육과 취학 전 아동을 위한 교육, 정보제공 기능을 담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천국, 라이트 하우스
    - 정보스테이션 첨단 점자도서관
 라이트 하우스의 대표적인 시설은 무엇보다 수 만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정보스테이션이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점자도서관인 이곳에선 손으로 점자책을 읽을 수도 있고, 자원봉사자들이 녹음해 놓은 각종 정보들을 들을 수도 있다.
 이 점자도서관의 주요 서비스 종류를 보면, 점자·녹음도서 무료 대출, 점역·음역 프라이빗 서비스, 대면독서, 읽고 쓰기, 정보 엑세스 환경 제공 등이며 이들 서비스는 전국에 제공되고 있다.   
 특히 500여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녹음한 신문과 잡지는 도서관 내에서는 물론 휴게실에서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 각 층의 복도 손잡이에는 녹음 버턴이 설치돼 화장실과 식당 등 주요 시설 50곳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도 실명자들은 보행훈련을 받을 수 있고, 실명을 막기 위해 약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상담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설을 찾는 시각장애인들은 점자용지 등을 이용해 작품이나 생활소품을 만들어 직접 판매하기도 하고, 자립을 돕기 위한 각종 직업훈련기관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라이트 하우스 시설 안내를 맡은 사사키 씨(여성 시각장애인)는 "라이트 하우스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모든 것이 다 있다"고 자랑했다. 빛의 집, 교토 라이트 하우스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훌륭한 시설보다 장애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였다.
 일본의 키타알프스로 불리는 고산지대에 위치한 인구 6만5천명의 작은 도시 다카야마의 장애인 재활시설 '하트네트'. 지체장애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하트네트'는 민간 직업훈련기관의 성격을 띤 장애인 시설이다.
 주로 온천지역 호텔 등에 타올과 침대커버 등을 공급하는 전문 세탁업을 하고 있는 이 시설의 실제 모델은 3년전 우리나라에서 배워간 것이라는 게 오오즈모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 시설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실시해 이들이 사회에 나가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시설 작업장에는 현재 10명 정도의 장애인이 직업같기 전 단계과정을 밟고 있으며, 각종 기계와 장비는 장애인들에게 맞게 개조해 작업편의를 돕고 있다.
 이곳에서는 세탁작업 뿐만 아니라 요리와 접시닦기 등 일을 할 수 있는 기술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적응훈련도 겸하고 있다. 정상적인 사람들과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들에게는 생활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자립의 발판, 다카야마의 하트네트
    - 장애인 기술·적응훈련 길잡이
 하트네트에서는 또 일정 수준의 기술을 습득한 뒤 취업한 장애인에 대해서도 해당기업을 정기적으로 방문,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사후관리까지 맡고 있다.    
 일본은 50명 이상 고용사업장에 대해선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의무고용을 기피하는 사업장이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옹즈모 이사장의 말이다.
 따라서 하트네트에선 기업체들의 장애인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직접 사업체를 방문해 장애인 고용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 등을 설명하고 신청에 필요한 서류까지 준비해 주는 등 열성적인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현과 시에서 시설운영비를 보조받는 이 시설의 기본 시스템은 우리나라의 시설과 별로 차이가 없지만 실제 운영과정에선 현격한 차이를 별견할 수 있었다. 그 것은 바로 교토 라이트 하우스에서도 질실하게 느꼈던 장애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정성어린 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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