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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생 연안에서 바닷바람으로 자란 달고 시원한 배, 바로 어울림배이다.
 울주군 서생면 일대에서 30농가가 재배에 참가하고 있는 어울림배는 해양성 기후로 인해 당도가 탁월한 것은 물론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만큼 믿고 먹을 수 있다.
 이소종덕 작목반장(60)은 "색이 노랗고 모양이 동글동글한 보기 좋은 배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아 상대적으로 색이 연하고 울퉁불퉁한 어울림 배가 맛도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어 속상하다"며 "농산물은 겉모습 보다는 맛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바닷바람의 영향 때문인지 색이 진하지 않고 모양도 그리 잘나지 않았지만 달고 시원한 것은 물론 뒷맛이 개운한 어울림배는 맛으로는 따라오지 못한다고.
 이 반장은 "지난 2003년 결성된 어울림배 작목반은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을 두고자 친환경 농법을 택하게 됐다"며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작목반원들이 직접 만든 영양제를 살포하고 있어 제품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작목반원들은 감초, 당귀, 생강, 마늘, 계피 등으로 만든 한방영양제를 비롯해 아카시아, 죽순, 쑥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흑설탕으로 정제한 천혜녹즙 등을 직접 제조해 사용하고 있는 것.
 차별화를 위해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했지만 이들에게도 어려움이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희망을 품게 됐지만 유통과정에서 생각만큼의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은 물론 정부의 제도적인 구제가 꼭 필요하다고 통감하기 때문이다.
 이 반장은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한 후 친환경 퇴비, 영양제 등을 직접 만들면서 노동력이 많이 들고 자연농자재로 재배하다보니 수확량은 줄었다"며 "하지만 일반 농법으로 짓는 배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공판장에서도 일반농법의 배와 같은 코너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친환경 농법이라고 해서 득이 되는 게 없다는 것. 또 상인들이 사갈 때는 일반 농법의 배가 같은 가격으로 가져가고 소비자들에게 팔 때는 비싼 가격에 팔고 있어 농가로 돌아오는 소득은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반장은 "정부에서 친환경 농법을 장려하고 있지만 농가를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공판장에서 거래될 때라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별도의 코너를 마련해 일반 배와 가격차이가 나도록 조정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꾸준히 하고 친환경 농산물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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