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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만성 변비는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고 반대로 점점 심해지고 신체적 질환이 없는데도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유분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배변에 대한 지나친 공포로 인해 소아기 성격 형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사진은  울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준성 조교수가 어린이 변비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하고 있다.

 

   소아ㆍ청소년기 만성 변비의 약 5%에서는 기질적인 원인 질환(선천성 거대결장, 내분비 질환, 대사 질환 등)이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95%)은 기질적인 원인이 없이 기능적인 장애를 보이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소아 만성 변비는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반대로 점점 심해지고 신체적 질환이 없는데도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유분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배변에 대한 지나친 공포로 인해 소아기 성격 형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대변이 딱딱하면 항문이 찢어지기가 쉽고 이 때 심한 고통을 느낀 아이는 다음에 대변이 나오는 것을 참게 되고 이는 더욱 대변을 딱딱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소아ㆍ청소년기의 만성 변비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약물 치료와 식이 요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식이요법으로는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 음식의 섭취, 고탄수화물 음식을 늘이고 고단백 음식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환아의 각 연령대 별로 만성 변비와 관련된 특성들과 변비 치료에 적절한 음식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에 대해 알아본다.

 

 △연령대별 변비와 관련된 특징
 1)4개월 이내의 아기
 이 시기의 아기가 변을 볼 때 얼굴을 찡그리거나 팔다리를 바둥거리고 끙끙거리며 힘을 주는 모습들은 대개의 경우 정상이다. 아기들은 항문의 크기가 작아서 변이 묽더라도 변을 보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고 아직 변을 볼 때 힘을 주는 법을 잘 몰라서 얼굴에 힘을 주고 팔다리도 바둥거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모유 수유하는 아기들은 별다른 문제없이 1주일까지도 변을 안보고도 단단하지 않은 변을 볼 수 있다.

 

  3일 이상 변을 안 본다고 하여 엄마들이 초조한 나머지 관장을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아기가 스스로 변을 보며 훈련하는 것을 잊어버리게 해서 자칫 습관성 변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편, 생후 2개월도 안된 아기가 변비가 심할 경우에는 모유가 부족한지, 선천성 거대결장 같은 기질적인 장의 이상이 있는지,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같은 내분비계 이상이 있는지에 대해 소아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2)이유식 시작하는 아이 (4개월부터 돌까지)
 이유식에는 여러 가지 야채 종류를 섞어서 평소에 장에 섬유질을 공급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모유만 먹던 아기의 경우 이유식 초기에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이유 후기에 과일이나 채소로 된 이유식보다 고기류로 된 이유식을 선호한다고 해서 고단백 이유식을 많이 먹인 경우에 변비가 생기기 쉽다.  이런 경우에는 희석한 과일 주스를 먹이는 것이 좋은데, 1/4-1/2컵 정도의 자두주스나 배주스를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3)돌이 지난 경우
 돌이 되면 우유병을 끊고 우유는 생우유로 바꾸고 양은 하루에 두 컵에서 세 컵 정도만 먹여야 한다. 이때는 밥과 반찬을 주식으로 먹이기를 권장한다. 그러나 생우유를 지나치게 많이 먹이면 변비가 생기기 쉬우며 우유는 섬유질이 적은 대표적인 음식이다. 결국 이 시기에는 우유의 양을 줄이고 밥을 먹이면서 수분 및 음료수를 보충하는 것이 변비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4)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하는 경우
 대소변 가리기를 너무 일찍 시키는 경우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변비가 생길 수가 있다. 너무 엄격하게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받은 아이 중에는 팬티에 변을 지리는 유분증 및 야뇨증 환자를 볼 수 있다. 충분한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더라도 대소변 가리기를 시작하자마자 변비가 생기면 일단 대소변 가리기를 중단하고 좀 더 간격을 두고 아이가 스스로 시작하도록 천천히 유도해 주는 것이 좋다. 즉, 대소변 가리기는 절대 강압적으로 시킬 것이 아니라 긴장을 풀어주는 의미에서 좋아하는 장난감을 주어서 변기에 앉히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변기에 앉아서 15분 이상 변을 보지 않으면 더 이상 변기에 앉힐 필요는 없고 다음에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을 때 임의로 관장을 시키면 한두 번은 부드러운 변을 보는 경우가 있으나 습관성이 될 수 있다. 경구용 하제를 투여하는 경우에는 배변 훈련, 식이 요법과 함께 소아소화기 전문의의 처방과 감독 하에 적절하게 시행해야 된다. 이와 같은 약물 치료는 대개 3~6개월 정도 장기간의 치료기간을 요하게 된다.  손유미기자

 

   △변비에 피해야 할 음식들
 우유,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치즈, 감, 바나나 등 변을 딱딱하게 만들어주는 음식은 아기의 변비가 해결될 때까지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밥을 많이 먹이면 변비가 안 생긴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쌀밥 자체는 변비를 유발하는 식품이다. 여러 가지 반찬을 고루 같이 먹여야 이 반찬 속에 들어 있는 섬유질이 변비를 예방해 준다.
 
 △변비를 줄여주는 음식들
 섬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로는 서양 자두, 살구, 배, 복숭아, 콩, 완두, 시금치, 건포도, 브로콜리, 양배추, 팝콘(4세 이후), 곡식을 통째로 갈아 만든 씨리얼이나 빵 종류 등을 들 수 있다. 사과 쥬스와 배 쥬스도 섬유질과 솔비톨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변비 치료에 효과적이다. 과일은 통째로 먹이거나 강판에 갈아서 먹이는 것이 좋다. 변비 예방을 위해서는 야채나 과일의 섬유질보다 도정이 덜 된 곡식에 들어있는 섬유질 섭취가 특히 중요하다. (도움말=울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수 김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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