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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산후조리 요령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실내온도 유지다. 온도는 26~27도, 습도는 40~60%가 적당하다.

 

 한여름에도 솜이불 덮어쓰고 땀을 뻘뻘 흘려야 하나? 한여름에도 샤워는커녕 손에 물을 묻혀도 안되나? 무더운 여름은 갓 출산한 산모에게 '이중고'(二重苦)를 안긴다.  무더위와 산후조리.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산모들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는 여름철 산후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 찬 바람 직접 쐬지 말자

   일단 '산후조리는 솜이불 뒤집어쓰고 땀을 흘려야 제격'이라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무작정 따를 필요는 없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땀을 흘리는 게 아니라 '찬 바람을 직접 쐬지 않는 것'이 산후조리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더위를 못참아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면 허리와 무릎이 쑤시고, 발목과 손목이 시큰거리고, 어깨가 심하게 결리거나 뒷목이 당기며 빈혈·두통·메스꺼움·식욕 부진 등 각종 산후풍 증상을 겪게 된다.


 그런데 산후풍이 무섭다고 해서 무더운 날씨에 난방까지 가동하며 무리하게 땀을 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땀을 내면 땀과 함께 인체의 양기(陽氣)도 빠져나가 아주 적은 바람에도 몸이 시리고 저리게 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내온도는 26~27도, 습도는 40~60%로 약간 보송보송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좋다.
 얇은 면 소재로 된 긴 소매 옷을 입고 양말도 꼭 챙겨 신어야 하며, 얇고 흡습성이 좋은 이불을 덮되 여러 장 준비해 땀이 이불에 스며들 때마다 교체해 늘 쾌적한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 목욕하되 완전히 건조시켜야
 여름 산모가 힘들어하는 것 중 또 하나는 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옛 어른들은 "출산 후 삼칠일(21일)까지 산모가 손에 물을 대는 것을 금하라"했으니 목욕은 꿈도 꿀 수 없었다.
 하지만 목욕 여건이 좋아진 요즘에는 출산 후 1주일 뒤부터 따뜻한 물로 전신 샤워를 해도 괜찮으며 머리를 감아도 이상 없다.
 다만 욕실에서 나오기 전에 온 몸의 물기를 닦고 머리를 완전히 말려 젖은 상태에서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
 따뜻한 물속에 들어가 온 몸을 담그는 탕욕은 대략 출산 6주 정도가 지나고 오로(惡露·출산후 생식기가 정상 상태로 회복되는 기간 중 자궁 및 질에서 배출되는 분비물)가 끝난 후부터 시작해야 한다.

 

   # 잘못된 산후조리 상식 병 부른다
 산후조리 기간중 더위를 참지 못해 얼음이나 아이스크림 등을 먹으면 나중에 풍치로 고생할 수도 있다. 채소·과일도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것보다는 실온에 두어 찬기가 가신 것을 먹어야 한다.
 '산후 부기를 빼는 데 호박이 좋다'는 속설은 대표적으로 잘못 알려진상식이다.
 호박은 신장기능을 도와 이뇨 작용을 활발하게 해주기는 하지만 산후 부기는 신장 기능과는 무관하므로 오히려 지나치게 먹으면 황달이나 각기병이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 산부인과 박병화 원장은 "산후조리는 여성의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첫 걸음이지만 의학적인 근거 없는 산후조리법을 고수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세브란스 산부인과 박병하 원장〉

 

 

 

@ 산후조리원, 평소 건강하면 신세질 필요없다

 산후조리는 출산 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일이다. 산후조리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풍습이다.
 산모 신체가 임신 전의 상태로 회복되는 기간인 산욕기(産褥期)는 출산 후 6~8주이다.
 이 산욕기에 산후조리가 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산욕기에는 외출이나 목욕 등을 삼가고, 호박이나 가물치 등으로 출산 후 부족한 영양을 보충한다. 한여름에도 펄펄 끓는 뜨거운 방안에서 겨울 이불을 덮고 땀을 빼기도 한다.
 이런 엄격한 산후조리 '공식' 때문에 산모는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산후조리원이다. 가족의 신세를 지지않고 산모와 아기가 함께 묵으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현재 전국에 500여 곳이 생길 정도로 성업 중이다. 편리한 만큼 비용도 비싸 2주일에 100만 원 정도다.
 그러나 감염에 취약한 산욕기에 산후조리원에서 생활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세브란스 산부인과 박병화 원장은 "면역능력이 떨어져 있는 산모와 신생아를 집단 관리하는 시설이라 집단 발병이나 감염의 위험도 그만큼높다"고 말했다.
 산후조리를 할 형편도 되지않는데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엄격한 산후조리 원칙을 고수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아니요"다.
 영양상태가 열악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평소 건강만 잘 유지했다면 굳이 산후조리원 신세까지 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정상 분만이든 제왕절개분만이든 간에 분만 다음 날부터 힘이 들더라도 누워있지 말고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라고 권유한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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