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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숯을 구워낸 뒤 남아있는 가마의 열기로 찜질을 즐기는 숯가마 찜질은 겨울철 피로 해소에 좋은 웰빙 여행지다. 참숯가마의 뜨거운 열기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단절되었던 정(情)이 샘물처럼 솟아 날 것 같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이 되면 온몸이 으슬으슬, 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참숯을 구워낸 뒤 남아 있는 가마의 열기로 찜질을 즐기는 숯가마 찜질은 겨울철 피로 해소에 좋은 웰빙 여행지다.


 황토로 빚은 가마는 고온의 숯과 결합해 가마 내부에서 원적외선을 방출, 뛰어난 제습 능력을 갖추는 등 건강에도 이롭다. 
 주말 울주군 범서읍에 위치한 한 숯가마를 찾았다. 장막을 걷고 들어서면 후끈한 열기가 '훅'하며 온몸으로 전해져 오고, 뜨거움을 참아가며 땀을 비 오듯 흘리는 사람들은 벌겋게 달아 오른 얼굴에 행복을 머금고 있다.


 고온방, 저온방 등 분류된 5~6곳의 토굴 속에는 몇 명씩 짝을 이룬 매니아들이 오골오골 들어앉았다. 참숯가마의 뜨거운 열기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립고 단절된 정(情)이 샘물처럼 솟아 날 것 같다.
 숯가마 불을 피우는 일을 맡고 있는 임성복씨는 "매일 새벽 2시쯤 숯가마 불을 지필 준비를 시작한다"며 "숯가마 찜질은 참나무로 숯을 구워낸 뒤 열기가 남은 황토 숯가마에 들어가 땀을 빼는 방식의 찜질"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대부분의 숯가마는 수령 30~40년 된 참나무를 1~2m 길이로 잘라 넣어 5일 동안 연소시킨 뒤 꺼내 다음 날부터 2~3일 동안 남은 열기를 이용해 찜질방으로 개방한다. 날이 지날 때마다 가마의 온도가 떨어져 고온→중온→저온 가마가 된다.
 숯가마는 숯이 타면서 발산하는 다량의 원적외선과 음이온 덕분에 효능만 놓고 따지면 도심 여느 찜질방과 비교할 수 없다.
 원적외선은 피부 깊이 스며들어 체내 노폐물을 땀으로 배출시킨다. 그래서 땀을 흠뻑 흘린다 해도 여름날 흘린 땀처럼 끈적이거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개운하다. 뻐근해진 뒷목과 딱딱하게 굳은 어깨근육까지 시원하게 풀어준다.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피부병과 관절염, 부인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효능 덕분인지 최근 2~3년 사이 숯가마 찜질 마니아가 부쩍 늘었다. 울산에서 성업중인 숯가마는 6곳. 양산과 경주 등 1시간 가량 거리에 있는 숯가마까지 포함하면 20여곳에 달한다.
 숯가마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꽃탕'은 숯을 꺼낸 다음 날 개방하는 200℃ 정도의 가마로, 열기 때문에 피부에 꽃처럼 붉은 반점이 생겨 '꽃탕'이라 불린다. 얼굴부터 발까지 가리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뜨거워 '하나, 둘, 셋'까지만 세고 나오기를 반복해야 한다. 뜨거운 만큼 방출되는 원적외선과 음이온의 양이 많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중온 이상의 가마에는 출입하지 않는 게 좋다. 중온 가마라고 해도 1회 10분가량 찜질하고 10여 분간 바깥 공기를 쐬는 것이 좋다. 찜질하는 시간은 길어도 3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그래야 질식과 화상 등 숯가마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숯가마 찜질을 하다 출출해지면 최고급 백탄으로 구운 삼겹살을 맛보자. 참숯에 구워진 삼겹살에 김치를 얹어 막걸리 한잔을 들이켜 보자. 피로가 눈 녹 듯 사라지고 세상 부러울 것이 없어진다.   글=정재환기자 hani@ulsanpress.net  사진=임성백기자sung@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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