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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에 위치한 석영사 책 도매상사에서 소매업자가 책을 고르고 있다.  김정훈기자 idacoya@ulsanpress.net

 

 신학기를 코 앞에 두고 찾은 지역 도매서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학기면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소매 서점주들로 북적였지만 오전 영업시간 내내 필요한 품목 몇 가지만 챙기는 점주들이 간혹 눈에 띌 뿐이다.


 동구 전하동에서 'ㄷ'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남철우 사장은 "서점을 30여년 간 운영해 오고 있는데 해가 갈수록 매출이 떨어져 걱정이다"며 "서점업계 최대 특수인 신학기를 앞두고 있지만 예전처럼 신학기 특수랄 것도 없이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라 신학기라고 해서 따로 서적을 구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남 사장의 말처럼 최근 소매 서점들의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이들에게 책을 납품하는 대형서점들도 줄줄이 사양길로 접어든 실정이다. 울산지역내 소매서점은 160여개, 도매서점은 10여 곳. 학기가 바뀔 때면 밀려드는 소매 점주들의 주문으로 몸이 열개라도 부족했지만 최근 몇 년새 인터넷 서점이 등장하고 공교육이 강화되는 등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서점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인터넷 서점의 등장. 신학기를 앞두고 지역 학교 등을 돌며 판촉을 벌이지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인터넷 서점이 활성화되면서 그나마 채택이 되더라도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인터넷 서점으로 고객들이 빠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남구에서 도매서점 '석영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석원 사장은 "예전에는 신학기가 되면 장사하는 재미에 신바람이 났다"며 "이른 시간부터 소매 점주들이 매장을 채우고 10여명이 넘는 직원을 채용해도 일손이 부족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그나마 적자를 보던 평소 보다는 나은 수준에 그친다"며 "대응책이라 해봐야 학교 선생님 등을 대상으로 교사용 참고서를 샘플로 제공하는 것인데 그나마도 검토 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신학기 특수가 사라진지 오래다"고 덧붙였다.


 울주군 구영리에서 'ㄷ'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희씨는 "10여전 전과 비교하면 책 값은 올랐는데 매출은 그대로다"며 "다음주께 부터는 그래도 사정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역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서적을 통해 교감을 나누고 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며 "아직도 직접서적을 고르러 오는 고객들이 있어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유미기자 ymson@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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