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일 언양읍 초입에 자리 한 미나리광에서 '언양 총각 미나리' 대표 최현기(오른쪽)씨가 올 해 첫 미나리를 수확하고 있다.

 

   "언양 미나리만의 특유의 향과 흙냄새가 그리워 다시 고향을 찾았습니다"
 울산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언양자동차 운전전문 학원을 지나면 도로변 오른쪽 논에 자리잡은 비닐하우스가 있다.
 이곳은 부친이 해오던 언양 미나리의 가업을 잇고 있는 '언양 총각 미나리'를 경영하고 있는 최현기(30) 대표의 일터이다.
 그는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뒤 서울의 조선호텔에 취직해 1년간 근무를 하다 고향에서 터를 잡아 부친이 평생을 바쳐 해오던 언양 미나리의 체계적인 유통망을 갖춰 꿈을 이루어보겠다는 당찬 각오로 미나리 재배를 시작한지 올해로 6년째다.
 최씨가 울주군 언양읍 어음리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 면적은 1만여㎡에 달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미나리는 연간 20여톤으로 매출액만도 1억5천여만원을 올리고 있다.


 이만하면 총각인 최씨는 짧은기간이지만 고향에 정착해 성공한 어엿한 경영인으로 자리잡았다.
 2월초부터 3월말까지 수확하는 하우스 미나리는 서울과 수원 등 전국 각지에 택배로 공급되고 있을 뿐 아니라 톡특한 향을 즐기려는 수요자가 많아 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우스 재배가 끝나는 3월말부터는 노지에서 자란 미나리의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돼 11월말까지 이어진다. 노지에서 생산되는 미나리의 60% 가량은 인근의 작천정과 석남사 일대 관광지에 공급되고, 30%는 부산지역으로 유통되고 있다. 나머지 10% 정도는 울산지역의 복요리 전문점이나 불고기 식당 등에 납품되고 있다. '나랏님'이 먹는 '금나리'로 일컬어질 만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언양 미나리는 향이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워서 생야채로 그냥 된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을 뿐 아니라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언양 미나리를 한번 맛본 소비자는 이곳의 미나리를 잊지 못한다.


 특히 최씨는 '언양 총각 미나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재배단지를 들르면 된장까지 옆에 놓고 생으로 먹어보라고 성화다. 그 성화에 못 이겨 내키지 않는 입을 열었는데 그 맛이 기대 이상이다.
 임금에게 진상됐던 언양 미나리는 지금도 서울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들다. 생산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이 인근 지역에서 소비되기 때문이다.
 최씨는 언양 미니리를 전국적으로 유통시키기 위해 지난 2006년에 언양 미나리 작목반을 구성해 반장까지 맡고 있다. 현재 1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작목반 운영을 활성화해 언양 미나리의 독특한 맛을 맛보려는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언양 미나리는 언양불고기와 함께 먹어야 제 맛'이라는 언양 사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쌈에다 불고기와 미나리를 함께 넣고 싸 먹어보면 고기맛과 미나리의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입맛을 더욱 당기게 한다.
 '언양 총각 미나리'라는 브랜드로 부농의 꿈을 이루고 있는 최씨는 "처음에는 고향에서 미나리 농사를 짓는다고 했을 때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이 세상 물정 모른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지금까지 미나리 농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언양 미나리를 전국의 으뜸 농산물로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체계적인 유통망을 갖춰 전국 어디에서라도 임금님 진상으로 올려졌던 언양 미나리를 맛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며 "남들이 보기에는 미나리가 하찮은 특산물로 여길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미나리가 인생의 전부를 걸 만큼 큰 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인식기자 cis@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