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치아 선수들의 연습장면.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남구 달동 장애인체육관 2층 연습실에 들어서자 일렬로 늘어선 선수들이 공 던지기에 한 창이다.


 겨울의 막바지에 동장군이 기세를 부리고 있지만 연습실 안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선수들로 열기가 후끈하다. 이들은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치아' 선수들.


   '보치아'는 그리스의 공 던지기 경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6개의 종목으로 나뉘는데 각 종목별로 구분없이 경기를 한다. 뇌성마비 등급 분류 1등급~2등급의 중증 장애인만의 경기종목으로 BC1 등급 개인경기, BC2 등급 개인경기, BC3 등급인 보조 장치를 이용하는 개인 경기, BC4 등급인 개인전, BC1-2등급 혼합 단체경기, BC3 2인 1조로 구분된다.


 선수들은 공을 경기장 안으로 던지거나 발로 차서 보내는데 6개의 빨간색 공과 6개의 파란색 공을 가지고 각 선수가 매 회마다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공에 대해 1점을 부여하며 6회를 한 다음 점수를 합산해 많은 득점을 한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최근 울산에는 '울산장애인보치아연맹'이 설립돼 보치아 선수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증폭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울산장애인보치아연맹에 소속된 선수단은 울산나사함, 울산메아리학교, 울산자립생활센터, 울산밀알선교단 등 총 4개 팀으로 14명의 선수들로 구성됐으며 매일 오후 1시~4시 장애인체육관에서 기량을 닦고 있다.


 선수들은 전국장애인체전을 비롯해 전국 뇌성마비보치아대회, 장애인올림픽 등 각종 대회에 나가 단체 및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각 지역 보치아 대회, 10월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전을 대비해 연습이 한창이다.


 이들 선수들은 보치아를 하면서 심신을 단련하는 것은 물론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올해로 15년 째 보치아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호(29) 선수는 "보치아 경기를 하면서 그동안 움츠렸던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곳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동료 선수들과 자원봉사자 등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어 삶의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하지만 아직 보치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부족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며 "생활스포츠의 하나로 자리 잡아서 울산 보치아 선수들의 발굴과 육성을 위한 제도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선수의 말처럼 현재 울산 보치아선수들은 전국 및 세계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그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치아선수들은 늘어나고 추세이지만 연습장소가 마땅치 않고 그나마 장애인체육관이 있지만 다른 운동을 하는 선수들과 시간이 겹쳐 연습시간이 한정돼 있다. 보치아 선수들의 소망은 울산에 보치아 실업팀이 만들어 지는 것.


   울산장애인보치아연맹 선수단 김대일 감독은 "선수들은 보치아를 통해 심신의 안정은 물론 사회참여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실업팀이 만들어져서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연습하며 실력을 닦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유미기자 ymson@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