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강병원 신경외과 원근수 척추전문의가 요추관 협착증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45세의 이모씨가 최초로 허리에 이상을 느낀 건 3년전이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허리가 따끔한 일이어서 쉽게 생각하고 사우나를 하면서 몇일을 보냈다. 그 뒤로 한 달간 허리가 불편하였지만 조금씩 참아가며 그럭저럭 버티고 있었다. 그러던 중 6개월이 지나고 나서는 허리 통증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다리가 저리고 쑤셔 오기 시작했다. 그제 서야 치료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씨는 주변의 권유대로 침을 맞기 시작 했으나 다리통증은 더 심해지고 걷기가 힘들어져 두 다리중 비교적 덜 아픈 오른 다리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 외출했다. 이상하게도 앉아 있을 때는 언제 아팠느냐는 듯 한없이 편했지만 걷기만 시작하면 다리가 땡기고 저려서 몇 걸음 못가서 쪼그리고 앉아 쉬어야만 했다. 그리고 허리를 펴면 불편해서 꾸부정하게 구부리고 걸음을 걸어야만 했다.

 이씨의 증상은 요추관 협착증에서 기인하는 것이었다.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뼈대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또 하나 중요한 기능은 뇌에서 내려오는 운동 신경과 사지의 감각을 뇌로 전달해주는 감각신경이 모여 있는 척수 신경을 보호 해주는 역할이다. 척수 신경은 뒤쪽에서는 척추 관절과 앞쪽에서는 척추 체와 척추 디스크에 의해 이루어지는 척추관 안에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는데 이 척추관이 어떤 이유로 요추부에서 좁아지게 되서 척수 신경이 눌리게 되면 이를 요추부 협착증이라고 한다.

 

   50~70대 발병…방치하면 병커져

   ◇요추부 협착증 = 대개의 환자들은 50대에서 70대에 증상을 호소하게 되고 초기에는 허리와 꼬리뼈 부근의 막연한 뻣뻣함을 주로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이 이런 증상을 나이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로 여기고 불편을 감수하며 지내게 되어 조기진단을 놓치게 된다. 좀 더 진행을 하면 통증의 양상이 바뀌게 되는데 주로 허리가 아픈 상태에서 엉치와 허벅지, 종아리가 저리고 땡기게 되는데 앉아 있을 때는 편하지만 서 있을 때나 걸을 때 심해져서 걷기만 시작하면 다리가 땡기고 저려서 몇 걸음 못가서 쪼그리고 앉아 쉬어야만 된다.
 이는 요추관 협착증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으로써 '신경인성 파행'이라고 하며 허리를 펴는 동작에서도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병이 더 진행을 하게 되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져 산보나 시장가는 것들이 지장을 받게 되면 그제 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요추관 협착증이 의심되면 우선 단순 방사선 촬영과 CT를 실시하게 된다.
 단순 방사선 촬영의 경우 협착증 자체를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협착증에 동반되기 쉬운 다른 퇴행성 질환(ex. 전방 전위증, 요추 불안정증등)을 진단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며 진단은 주로 CT에 의존한다. CT의 경우 단순 방사선 촬영으로 확인하기 힘든 척추관의 단면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협착증을 진단하는데 필수적인 도구가 되며 국소적인 척추 뼈의 변형도 파악할 수 있어 추 후 수술계획을 세울 때에도 반드시 필요한 검사라 할 수 있겠다.
 일단 협착증이 진단되면 MRI를 추가로 실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척수 신경과 신경가지, 그리고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을 직접 보여주기 때문에 수술 여부와 수술 범위를 확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우리 몸에 해로운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고 자기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先약물·물리·신경치료 後수술
   ◇요추관 협착증의 치료 = 요추관 협착증의 치료는 크게 보존적 요법과 수술적 치료로 나뉠 수 있다.
 보존적 요법으로는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 신경치료가 이에 해당되는데 최근 협착이 있는 부위의 혈류량을 늘려 주어 증상호전을 가져오는 좋은 약물이 개발되어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신경치료는 가는 바늘을 요추부나 꼬리뼈등에 찔러 호르몬제와 기타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중간 형태로 간주되어 보존적 치료가 실패했을 때 수술을 피하기 위해 시도된다. 
 이러한 모든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경우 수술을 고려하게 되는데 다리의 감각이상이나 힘이 빠지는 경우에 수술을 더 선호하게 되고 단순 요통만으로는 수술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의 경우에는 협착증의 정도와 종류, 범위 그리고 동반되어 있는 척추 질환여부나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단순한 감압술과 감압과 함께 나사못을 이용한 고정술을 실시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감압술과 고정술의 중간 형태로 감압 후 부분적인 고정만을 하는 연성 고정술이 개발되어 나이가 많거나 혹은 뼈가 약하여 고정술을 하기 힘든 환자들의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도움말 = 동강병원 신경외과 원근수 척추전문의·정리= 손유미기자 ymson@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