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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15번째,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울산점자도서관은 녹음·점자 도서를 만들고 시각장애인들이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종합복지시설로 도서대출은 물론 점자책 제작을 통해 시각 장애인들의 지적욕구를 충족시키는 공간이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울산점자도서관은 '손끝으로 여는 세상, 귀로 만나는 세상'을 표방한다.


 남구 신정2동 661-6번지(남구 롯데마트 대각선 맞은편)에 자리한 시각 장애인 전용특수도서관인 '울산 점자도서관'은 2006년 지역 5천여 시각 장애인의 염원으로 설립됐다. (사)울산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가 운영하고 있는 점자도서관은 점자도서, 녹음도서, 전자도서, 일반도서 등 1천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고 점자출력기를 갖추고 있다. 녹음실은 이달 말(주)한화의 후원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이 공간은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며 도서(점자책)를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 일반 도서관과 차이점이다. 그래서 시각 장애인용 장기와 바둑판으로 도서관 이용 시각장애인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고 한달에 한차례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독서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들도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곳입니다. 이를 위해 점자·녹음도서 등 다양한 특수 자료를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손끝과 귀로 정보를 얻어 지식정보화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평생학습 기능도 하도록 해야 하죠. 장애인이 사회적 지위를 갖고 비장애인과 똑같은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죠. 이런 점에서 도서관은 복지관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정여동 관장은 이제는 국가와 지자체가 장애인들의 문화복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차원에서 점자도서관을 만들고 운영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현재 지방의 점자도서관 실태는 너무 열악합니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책자도 만들고 있습니다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도서관을 지어 점자책을 만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울산시나 각 구군 등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서관을 만들면 시각장애인이 더 양질의 문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정 관장의 생각이다.   


 울산점자도서관에서 직접 점자도서를 만들고 있으나 인쇄, 교정 등에 많은 수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1권의 점자 책을 찍어내기란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한 권을 펴내는 데에는 워드프로세서 입력, 교정, 제판, 인쇄, 제본 등 공정이 길게는 3∼4개월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책 한권을 점자로 만들려면 분량이 3~5배로 늘어난다. 삼국지 10권을 점자도서로 만들면 50권이나 될 정도다. 점자도서 편찬엔 구멍을 뚫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종이가 훨씬 두껍다.


 "비시각장애인들은 어제 출간된 책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오늘 당장에 읽어 볼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은 한달 이상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나 가능하지요. 그나마 요즘엔 녹음도서가 호응이 좋아 점자책에 대한 요구가 떨어지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현실입니다."


 이만주 팀장은 "아직은 제작 여력이 부족해 인기도서 위주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이달에 녹음실이 생기면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 서적을 음성도서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점자도서관을 자주 찾는다는 유재국(시각장애인복지관의 지압물리센터)씨도 "시각장애인들은 아직도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하기 힘든 조건"이라며 "더 많은 특혜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비장애인과 비교해 최소한의 정보습득 기회나 알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영기자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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