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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둘 허이 허이 핫 핫"


   19일 오전 10시 울산시 남구 신정3동 주민센터 3층 대강당에서 20여명의 여성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동작을 맞추고 있었다.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자 주부들로 아침 가사일을 마치자마자 대강당으로 달려왔다.

 

 신정3동 에어로빅팀 회원 20여 명은 이미 이마에 구슬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다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져요. 살이 빠지고 몸매가 탄력있게 이뻐지는 건 덤이죠."
 에어로빅팀 회장 박향이(42·여)씨의 얘기다.


 주부 회원들 앞에서 새로운 동작을 가르치고 있는 지도강사 노경윤(30·여)씨의 목소리와 기합이 높아질수록 회원들은 더욱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연습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회원들은 벌써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20여명의 회원들은 땀범벅이었지만 그럴수록 그녀들의 눈에는 더 빛이 났다.


 순수하게 아줌마들로만 구성된 신정3동 에어로빅팀은 지난 2004년에 결성됐다. 연령층도 20대 후반에서 50대로 이들은 매주 화·목 오전 시간을 할애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 시간만큼은 이들에게 짜증과 걱정 그리고 스트레스는 남의 얘기다.


 특히 에어로빅을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 집안 분위기까지 좋아졌다는 게 한결 같은 말이다.  


 그동안 함께 운동한 회원들이 좋아서 삼산동으로 이사 간 후에도 꾸준히 이곳을 찾고 있는 회원 문정업(50·여)씨는 "빠른 템포에 맞춰 흔드는 몸동작이 힘들 때도 있지만 여동생같은 회원들과 함께 동작을 맞추고 호흡을 하는 그 순간만큼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들은 단순한 취미활동 수준을 넘어 꾸준히 익힌 '몸짓'으로 각종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각종 지역 행사에 봉사활동도 나서고 있다.


 기교와 실력면에서야 프로들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마추어라고 하기에도 아깝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구청장기 및 생활체육협의회장배 2008 종목별 생활체육대회 에어로빅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각종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입상해 지역 주민들에게 자랑거리이자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주부로서 자기 시간을 할애해 운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가사는 가사일대로 돌보면서 틈틈이 갈고 닦은 실력으로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보면 회원들 한 명 한 명이 자랑스러울 뿐 입니다."


 열기와 생기가 넘치는 아줌마들을 지도하는 강사 노경윤씨의 말이다.


 무엇보다 반복된 일상과 제한된 공간 속에서 모든 생활이 소극적으로 될 수 있지만 이들은 에어로빅을 통해 가지게 된 적극적 성격과 긍정적 사고로 생활에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들의 활동이 누군가에 힘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움이자 기쁨이다.
 신정3동 에어로빅팀 박향이 회장은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시간 만큼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새로운 동작을 익히고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도 크다"고 말했다.


 또 "에어로빅을 하게 되면서 생긴 긍정적 사고로 행복한 마음을 가지게 됐는데, 이 행복 바이러스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까지 전달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웅규기자 ranton@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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