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기 대통령선거일이 2007년 12월19일, 앞으로 정확히 1년 1개월도 남지 않았다. 신문이나 TV, 인터넷 등 각종 언론매체는 벌써부터 차기 대선레이스에 나설 예비주자들의 동향과 움직임에 촉각을 집중하고 있다.

 

   여론몰이·논공행상 전개
 제1야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삼룡(三龍)들의 여론몰이와 기선잡기가 점입가경이다. 여론조사에서 수위에 나서고 있는 모 후보는 당내의 어떤 경선방식도 수용할 각오가 되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때는 결선보다 예비선거라 할 당내 경선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반드시 완전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실시해야 한다던 목소리도 잦아든 지 오래다. 심지어는 추종자들 간의 신경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충성도와 실적을 놓고 음해가 난무하는가 하면, 상대를 깎아내리는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다.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고도 "신선처럼 살고 싶다"며, 유방의 거듭된 만류를 뿌리치고 홀연히 산속으로 떠난 장자방과 같은 인물이 아니라 논공행상에 눈이 먼 족속들만 우글대고 있다. 여기에 '잊혀 진 계절'의 주인공과 '뻔 대통령'으로 통하던 인물까지 선거판에 가세, 저울질을 하고 있다. 출마는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권력 지분은 확보해야 한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이와 함께 대선판세 역시 혼미에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비록 살아있는 권력이 아니고, 현역 정치인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들의 대중적 영향력까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들의 행보 역시 초미의 관심사로 조명되고 있다.
 17대 대선풀이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이처럼 도처에 널려 있다. 또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선주자 없이 잠행을 계속하고 있는 집권여당도 엄청난 폭발성을 지닌 뇌관으로 간과할 수 없다. 백년을 가자던 창당 정신은 간 데 없고, 만 3년이 지나지 않아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저들이기에 또 무슨 수를 들고 나올 지 예측을 어렵게 한다. 더욱이 권력의 맛을 보았던 여당이 권력을 쉽게 내놓을 리 만무하다. 권력쟁취와 함께 헌신짝처럼 벗어던졌던 민주당과의 재결합도 서슴없이 주장하고 있다. 당을 쪼갠 것도 모자라 수십억 대의 빚더미를 남기고 떠난 배신자들에게 지난 3년간 절치부심하며, 벽돌을 한 장씩 쌓아가는 심정으로 인고의 세월을 보낸 민주당이다. 한화갑 대표가 "열린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반격했지만 저들은 그저 후안무치한 모습이다. 때문에 어떤 경천동지 할, 아니 정치윤리를 유린하는 대권잡기 플랜을 가동할지 모른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현재 3파전으로 펼쳐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당내경선 과정에서 튕겨져 나올 후보를 잡아, 여권 프리미엄을 얹어 한 판을 붙인다면 얼마든지 승산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는 망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먹느냐, 아니면 먹히느냐는 권력정글의 세계에선 배제할 수 없는 '경우의 수' 가운데 하나다. 한나라당과 보수층이 '경선불복'만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집안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여·야 대선풀이 설왕설래
 아니면 '우리끼리'도 못할 것이 없다는 여당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십분 활용한다면 어떤 일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여권 내부의 정서다. 예컨대 영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후보, DJ와 노무현 대통령 가운데 누구로부터도 배척을 받지 않을 후보, 현 집권세력이 정치보복과 같은 칼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후보 등의 조건을 갖춘 인물을 물색해 배팅하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6개월 정도의 집중적인 배아기를 거치면 돌덩이를 황금덩이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선거가 1년이 더 남은 현재의 여론지지도는 또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며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의 우리 대선 흐름이 그랬다. 이회창 후보는 선거 마지막 한 달을 남겨둔 시점까지 줄곧 앞섰으면서, 두 번의 고배를 들어야 했다.

 

   최종승자, 하늘만 아는 일
 최근 인구에 회자되는 홀견상돈앙근역(忽見詳暾昻槿域)이란 말이 갈수록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때다. 홀견은 갑작스레, 즉 지금까지 거론되던 대선인물이 아니라 전혀 엉뚱한 인물이 대권을 거머쥐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다. 그 주인공이 누구일지, 아니면 현재의 대권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인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래서 대선 방정식은 하늘만 안다고 하지 않던가.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