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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농법으로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울주군 두서면 신기마을에서 전통 탈곡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멜라닌파동 등에 안전식품 중요성 부각
   우렁·쌀겨·오리농법 등 친환경 쌀 관심

   수입개방·소비감소 팍팍해진 농촌살이
   가을걷이 나선 농부는 언제나 풍성하다

 

 가을걷이하는 농부들의 마음은 언제나 넉넉하다. 하루 종일 벼베기에 젖은 옷 식히며 황금으로 뒤덮인 들녘을 바라보면 고단했던 기억은 서늘한 바람 따라 사라진다.
 쌀 수입에 소비까지 줄어 일년 농사로 먹고 살기 빠듯한 요즘이다. 그래서 때론 논에 나가는 게 씁쓸할 때도 있다. 그래도 물난리와 태풍 이겨내며 자식처럼 키운 벼 아닌가.


 농부들은 기울어가는 햇빛에 물든 늦가을 풍경을 바라본다.
 언제나 이맘때면 허전해 지는 마음. 땀방울로 자란 벌판의 누런 알곡들이 빈 가슴을 채워준다.
 요즘 황금 물결 일렁이는 들녘에서는 가을걷이 준비가 한창이다. 수확에 앞서 콤바인 등 농기계를 점검하는 소리가 들녘을 깨운다. 여섯 달 동안 정성을 들인 벼 농사의 마침을 의미하는 소리다.
 여름 내 뙤약볕에서 농약을 치고 잡초를 뽑느라 고생한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을 만끽한다. 논두렁에서는 덤으로 심어 놓은 콩을 따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황금빛 들녘에는 친구들과 함께 메뚜기잡이에 나선 어린이들의 표정에는 신기함과 재미가 잔뜩 묻어 난다. 난생 처음 해보는 메뚜기잡이는 신기하기만 하다. 도시 어린이들에게 메뚜기잡이는 새롭고 색다른 추억이다.
 기계식 벼 수확과 함께 호롱게와 홀태를 이용한 우리 전통 방식의 벼 수확 체험. 우리 농촌의 발달사와 어려운 농촌 현실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멜라닌 파동 등으로 안전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렁과 쌀겨농법 등 환경친화적인 농법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메뚜기잡이 체험행사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쌀과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자리가 되고 있다.
 메뚜기잡이와 친환경 쌀 수확체험은 유기농업의 중요성과 함께 수입개방으로 위기감이 높아진 우리 농촌을 되돌아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수확의 기쁨도 잠시. 갈수록 정부에서 사 주는 벼의 양이 줄어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울산지역에서는 지난 5월 24일 울주군 웅촌면 검단리 일대 황상길(46)씨의 논에서 첫 모내기를 실시한데 이어 지난달 26일 두서면 복안리 최영준(70)씨가 첫 벼베기를 했다.

 

   지난해보다 5일 빨리 웅촌면 검단리서 첫 모내기

 

 ◇첫 모내기= 울산지역 첫 모내기가 지난 5월 24일 울주군 웅촌면 검단리 섬들 일대에서 실시됐다.
 이는 지난해 첫 모내기보다 닷새 정도 빠른 수준으로, 웅촌면 검단리 500번지 일대 황상길씨(46)가 경작하는 2,635㎡에서 실시됐다.
 첫 모내기에 사용된 모종은 울주군 벼 육묘 공급 사업장에서 파종해 생산된 것으로 품종은 조생종인 운광벼이다.
 이날 첫 모내기를 실시한 벼의 예상 수확량은 1,277kg(10ha당/480kg)이며 추석전인에 수확을 끝냈다.
 이 벼는 중만생 품종보다 약 20% 가량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두서면 복안들에서 첫 벼베기

 

 ◇ 첫 벼 베기= 울산지역 올해 첫 벼베기는 지난달 26일 두서면 복안들에서 실시했다.
 이날 벼 베기는 지난 5월초 모내기를 한 두서면 복안리 700번지 일원 최영준(70)씨가 경작한 3,360㎡로, 조곡 1,581㎏ 가량이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경작한 벼는 조생종인 고운벼로, 미질이 우수하고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품종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조생종 품종의 경우 일반 만생종 품종보다 조기 수확함으로써 농번기의 농촌일손을 분산할 수 있고 농가소득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조생종 품종 재배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쌀 수확량 3만여t…전년比 10%이상 감소할 듯

 

 ◇올 벼농사 평년작 전망= 울산지역의 올해 쌀 예상량은 3만여t으로 최대 풍작이었던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밝힌 올해 울산의 쌀 예상량은 3만139t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도 3만3,704t에 비해 3,000t(10.6%) 감소한 것으로, 평년 생산량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논벼 재배면적 또한 올해 6,480㏊로 조사돼 지난해 6,667㏊보다 2.8% 감소했으며, 10㏊당 논벼 수량도 465㎏으로 전년도 506㎏보다 8.1% 줄어들었다.
 울산의 논벼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어린이삭 형성기 및 벼알수정기(7~8월) 잦은 비와 일조시간 부족으로 줄기수와 낟알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1㎡당 줄기수의 경우 지난해 379개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377개로 2개(0.5%) 감소했고, 낟알수 또한 지난해의 경우 1㎡당 2만6,724개였으나 올해는 2만4,009개에 머물러 10.2%(2,715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울산의 논벼는 1㎡당 21.1포기, 포기당 17.9이삭, 이삭당 63.7의 낟알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의 경우 1㎡당 21.포기, 포기당 18.이삭, 이삭당 70.5 낟알이었다.
 올해의 경우 어린이삭이 형성되는 7월에 886.1㎜의 강수량을 기록, 지난해 107.1㎜보다 무려 여덟배나 많이 내렸고, 일조시간은 84.2hr에 머물러 지난해 78.6hr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글=최인식기자 cis@·사진=이창균기자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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