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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노사의 임금협상을 지켜보는 눈이 회사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련 협력사는 물론이고 동종업체, 울산시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빨리 타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에 또 협상이 결렬됐다고 하면 짜증부터 나기 마련이다. 그것도 국내 임금근로자 가운데 가장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현대차라 더욱 그렇다. 어제까지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총 12차례나 본교섭을 진행했다. 우리로서는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단체협상도 없는 해에 여기서 더 끌어가다가는 노사 어느 쪽에도 이롭지 않다. 생산성향상과 신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할 시간을 임금협상에 발목이 잡혀 허송해야 하는 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노조도 대내외로부터 따가운 비난을 받는 것 외에는 얻을 것이 없다. 노조가 요구했던 요구안 중에는 임금협상과 무관한 것이 없지 않다. 이 문제는 이번 협상과 별개로 논의하면 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최종안이라고 내놓았으면 그대로 밀어붙이는 강단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매번 찔끔찔끔 올리고 으르니, 노조가 더 많이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임금인상은 제쳐두고 협상타결 시 일시불로 지급하는 성과금이라도 지난해 수준에 맞춰줘야 한다.
 그런데 회사는 지난해에 300%+500만원의 성과금을 줬다. 이를 올해는 300%에 3백만원으로 시작, 4백만원 하는 식의 협상을 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는 임금인상 없이 성과금만을 지급했기 때문에 그렇게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측의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해 동결했던 임금까지 받아내겠다는 것인데, 성과금을 지난해 수준에도 못미치게 준다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회사는 오늘을 여름휴가 이전에 타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다면 과감한 결단을 해야 한다. 지난해 수준으로 지급하고 생산성향상에 앞장서 줄 것을 주문하는 것이 순리다. 노조 역시 강성조직원들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회사와 조합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안이 흡족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일단 이 선에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12차협상 막바지에 들고 나왔던 주간연속2교대제는 당초 이번 협상에 정식 안건으로도 들어있지 않았다. 지난해 이를 일부 공장에서 시험 실시했다고는 하지만, 그 때의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때문에 노조는 이를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고 끝내야 한다. 홀가분하게 여름휴가를 가고 싶은 것이 조합원 절대다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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