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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프로그램 강화에 나섰다. 현대·기아차 이현순 연구개발본부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관계자와 1-2차 부품협력사 대표자 등 25명은 27일 경기도 화성에서 '현대차그룹협력사 상생협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세미나 참석 대상을 기존의 1차 협력사 중심에서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해 '자동차산업 상생협의체'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가 '2년연속 무분규 임금협상타결'에 이은 또 하나의 기록할만한 행보로 주목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협력사와의 다양한 협력방안이 나왔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뿌리산업의 바탕이 되는 2-3차 협력사의 부품품질 확보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는 것은 더욱 고무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자동차 한 대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수 만 개의 부품이 결합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자동차업체들은 이 같은 부품생산 업체들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납품가를 한 푼이라도 더 깎아내리는데 주력했다. 부품의 질적 문제는 차치하고 단가에만 매달려왔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가 대량 리콜사태와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굴지의 자동차업체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했다. 현대차그룹이 1차에서 2-3차 협력업체까지 꼼꼼하게 관리하겠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 1등 자동차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였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다양한 부품협력사 지원제도 및 현황을 소개했다. 모기업에 협력사는 항상 '을'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부품개발과 품질향상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선뜻 나서지를 못했다. 자칫 나쁜 결과가 나타났을 때, 기존에 하고 있던 거래마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망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 신제품개발에 대해 모기업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협력사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서 연구개발 부문에서 모기업과 협력사가 공동으로 참여, 우수한 결과를 낳은 사례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분발을 촉구했다. 그룹 관계자가 이번 세미나의 의미에 대해 "상생협력 프로그램의 강화로 자동차산업을 동반 성장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했듯이 자동차산업에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상생협력 노력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현장에서는 또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날의 세미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히 지금처럼 원자재 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상태에서는 납품가의 현실화가 상생경영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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