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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의 결혼준비과정을 들어보면 참 각양각색이다. 알뜰살뜰 규모 있게 준비하는 예쁜 커플도 많다.
 반면 전체 경비와 실제 가진 돈의 규모는 생각지 않고 무조건 외국신혼여행에 고급가전제품, 화려한 예식, 심지어 새둥지 마련을 엄청난 융자로 시작하는 커플을 보면 안타깝다.
 수입대비 융자금의 규모가 감당 할 만큼이면 상관없는 일이지만 인생의 시작이 수입의 대부분을 융자금의 이자로 내면서까지 남들 눈을 의식해야하는지 말이다. 그들에게 주위의 조언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결혼 후 수입 지출에 대한 계획을 들어보면 20년 결혼생활을 해본 선배가 듣기에도 실현 불가능 할 것 같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무모한 삶으로 인도하는지 모르겠다. 결혼식의 시작이 그들의 고통의 시작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구매하면서 살아간다. 핸드폰을 비롯하여 자동차,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컴퓨터, 의식주를 빼고라도 우리의 구매는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끝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명한 지출 즉 아름다운 합리성을 갖춘 지출을 생각해야만 된다.
 그 물건의 자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필요성, 효용성, 수입대비 가격의 부담 등등. 구매 전 과연 이 구매가 현명한 지출인가 하는 생각하자. 그러면 우리는 잠시의 유혹을 지나 나의 현명한 선택이 나를 미소 짓게 할 것이다.
 어느 80살 노인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니 잠자는 데 26년, 일하는 데 21년, 밥 먹는데 6년, 사람을 기다리는 데 6년을 보냈다고 한다. 문득 모파상의 목걸이라는 소설이 생각난다.
 허영심이 가득한 주인공이 친구에게 빌린 가짜 보석 목걸이를 잃어버리고는 그것이 진짜인 줄 알고, 갖은 고생 끝에 돈을 벌어 진짜 보석 목걸이를 사서 친구에게 갖다 주지만 친구는 가짜였다고 말해 주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삶의 진정한 가치가 겉치레에 있는 것이 아니며 겉치레는 가짜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준다.
 1980년대 여피족(yuppies)이, 1990년대에는 보보스족(Bobos)족이 디지털시대의 엘리트를 대표했다면 2000년대에는 욘족(yawns)이라는 새로운 엘리트가 부상하고 있다고 13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1980년대 젊은 부자의 상징인 여피족은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삶을 사는 전문직들로, 아르마니 정장과 BMW 자동차가 상징이었다. 1990년대의 보보스족은 경제적으로 부르주아의 부를 추구하지만, 정신적으로 히피와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엘리트들로, 튀지 않는 고급패션에 유기농 농산물을 소비하고 친환경 자동차를 탔다.
 욘족이란 말은 '젊고 부자이지만 평범하게 사는 사람(Young And Wealthy but Normal)'의 머리글자로 이 밀레니엄 시대의 엘리트들은 앞서의 엘리트들에게서 한걸음 더 나아가 평범한 외모와 자동차, 평범한 브랜드을 입지만 대부분의 자기재산을 세계 인류의 숙제인 기아나 난민구제, 아프리카 나무심기 등 자선사업에 힘을 쏟고 가족 중심의 조용하고 평범한 삶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이유없이 미소가 번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모든 것을 갖추고도 평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인생의 경지가 아닐가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도 지금의 삶의 방식을 바꾼다면 욘족의 수호성인으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사장인 빌게이츠만큼 거대한 규모로 세상을 향해 봉사하지 않더라도 각자의 방식과 규모로 우리의 주변을 따뜻하게 하는 작은 욘족의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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