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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자체, 주도권 잡기 뜨거운 경쟁

고래의 출몰이 잦은 울산과 포항은 고래관광의 최적지로 각광받으면서 각각 고래생태마을 조성과 고래관광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도시인 제주도도 관광객들이 연안으로 배를 타고 나가 돌고래의 재롱을 구경하는 해양관광을 준비하는 한편 돌고래를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최초로 문을 여는 등 고래관광 주도권 잡기에 뛰어들었다. 지자체마다 앞다퉈 뛰어든 국내 고래관광의 현황과 고래관광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는 일본과 호주 현지 취재를 통해 울산이 고래관광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그에 따른 과제가 무엇인지를 기획시리즈로 살펴본다.

 

   
▲ 돌고래를 직접 만지고 함께 수영도 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체험관인 제주 마린파크가 이달말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 경북 포항시

장생포 더불어 옛 포경기지로 '명성'
예산 문제로 고래테마사업 축소 애로


   
 
경북 포항은 영일만 구룡포~호미곶 일대가 물 깊은 청정해역으로 고래가 서식하기 적합한 환경인데다, 고래의 먹이가 되는 크릴새우와 멸치 등이 풍부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배를 따라 유유히 헤엄치는 돌고래의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으며 실제로 목격된 고래만 2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조건에 따라 포항시는 최근 잊혀져가는 고래 이야기를 살려낸 '다무포 고래 해안생태마을'을 조성했다.
 다무포는 영일만 끝자락 호미곶, 울산 장생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양대 포경기지였던 구룡포항 사이에 위치한 이른바 '낀 도시'로 그동안 외지인 시선을 크게 사로잡을 일이 없었다. 없는 것이 많다고 해서 '다무포(多無浦)'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다. 하지만 다무포는 1980년대 국제협약에 의해 포경이 금지되기 전인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하루에 수 차례씩 포경선이 포구를 드는 등 고래잡이로 풍족함을 누린 곳이다. 구룡포항에서 거래되기 전 포경선이 잡은 고래를 며칠 씩 보관하는 고래고기 중간기착지로 유명했다.
 포항시는 이처럼 고래와 인연이 깊은 다무포를 최근 고래를 주제로 한 테마마을로 탈바꿈했다.다무포가 호미곶 일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연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천혜의 포구로 다무포 앞바다에 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점, 고래해양문화 발생지로 자부심이 강해 주민간 공동체 의식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국내외에 포항을 대표하는 생태형 관광지로 조성한 것이다.
 행정안전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에 선정되면서 2007년부터 추진된 '다무포 고래해안생태마을'은 포항시 남구 대보면 강사 1리와 3리를 지칭한다. 원래 국비 33억원, 시·도비 29억원, 민자 25억원 등 87억여 원을 들여 다무포 마을 해안에 고래체험관과 아쿠아리움 등의 관광시설 설치는 물론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반시설 확충과 고래관련 상품 개발 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고래마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래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고래를 사육할 예정이었으나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의 상당부분이 축소됐다.
 사업이 완료된 현재는 고래 종류 등을 소개하는 고래전시관, 공동구판장 등 시설이 들어선 다목적홀, 마을 뒷산 해발 150m에 마을과 동해안 고래길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설치, 마을 안길과 해안산책로 등 이동로가 재정비 됐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에는 고래마을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공동 화장실을 설치해 놓았다.
 '다무포 고래해안생태마을'은 실물고래를 접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고래 생태마을을 조성코자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사업이 크게 축소돼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 제주도

요트산업과 함께 새 관광자원 육성
국내 첫 체험파크 조성 공격 마케팅


   
▲ 이달 말 개장을 앞둔 제주 마린파크 임시 사육장은 벌써부터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뽀뽀하기, 먹이주기 체험을 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도시 제주도도 고래관광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제주시는 최근 해양관광 산업을 미래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키 위해 '제주 해양관광 특성화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요트산업 육성과 마리나항의 개발로 제주를 러시아와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을 비롯해 국내외 요트의 중간 기항지로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요트관광의 허브를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계획에서 제주 앞바다의 고래자원을 활용하는 고래관광 상품을 개발하는데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제주시는 지난 2007년 말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업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돌고래에 대한 각종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어업지도선 등을 이용해 돌고래 회유 경로·서식 실태 등 돌고래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각 마을 해녀 등 어촌계원과 어민을 모니터 요원으로 위촉해 돌고래의 출현 및 서식실태도 조사하고 있다.
 제주시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모니터링 결과 제주도 연안 전반에서 주기적으로 고래가 발견되고 있어 고래관광의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그동안의 모니터링 결과 등 각종 자료 등을 바탕으로 내년에 '돌고래 관광계획'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고래관광에 대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사업은 없지만 용역이 완료되면 '제주 해양관광 특성화 5개년 계획'에 반영해 본격적인 고래관광 사업에 뛰어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제주시가 고래관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돌고래를 만지고 함께 수영할 수 있는 돌고래 체험관이 이달 말 문을 연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해수욕장 앞에 돌고래 체험관 '마린파크'가 개장하는 것.
 ㈜마린파크(대표 김철우)가 운영하는 이 체험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000㎡ 규모로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는 돌핀 스위밍, 무대 위에서 돌고래를 만지고 먹이주기, 뽀뽀 등을 할 수 있는 돌핀컨텍, 사진찍기 등을 즐길 수 있다.
 허리 아래까지 차는 물에서 돌고래와 함께 걷는 돌핀워킹, 산소 줄이 연결된 헬멧을 쓰고 돌고래와 같이 걷는 돌핀 씨워킹,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는 돌핀 다이빙, 장애인이나 임산부, 어린이 등을 위한 돌핀 테라피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차차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치지아스, 나니 등 5~8년생 돌고래 암컷 2마리를 지난해 6월 일본에서 들여와 중문관광단지 인근의 대포항 임시사육장에서 적응 훈련을 했으며 개장 전까지 2마리를 더 들여올 예정이다. 돌고래 체험과 함께 제주 해안에 사는 해양생물을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터치풀, 해수관상어 수족관, 제주 전통 낚시법인 고망(구멍)낚시 등도 체험할 수 있다.
 현재 정식으로 문을 열지 않았지만 1일 50~100여명이 체험관광에 대해 문의 해오고 임시 사육장에도 직접 찾아오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글·사진= 손유미기자 ymson@ulsanpress.net

 

#김철우 마린파크 대표 인터뷰

   
 

 "만지고 느끼고 함께 호흡하는 이것이 고래관광이죠"

△국내외에서 고래관광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유명한 유적지 또는 아름답고 멋진 관광지를 직접 둘러보는 단순히 시각적인 관광이 주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보고, 만지고, 느끼고, 감동을 받을수 있는 즉, 체험을 통해 관광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중 특히 고래, 돌고래는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동경해오던 동물이지만 그 동안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동물을 지금은 가까이에서 보거나 만질 수 있다는 기회가 생기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체험이 가능하게 됐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열광하는 것 같다.

고래생태체험 다양한 기획 필요
관경 실패시 대체상품 만들어야

△제주도에 체험장을 열게 된 이유는.
-제주도는 기본적으로 1년에 6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고 관광지이며 이미 주변에 관광과 관련 부대시설및 다양한 관광지가 몰려 있어 새로운 관광 상품을 선보이고 운영함에 있어 타 지역에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또 돌고래 사육시설을 만드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입지조건인 청정 바닷물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가장 알맞은 환경에 있다.
 
△제주 퍼시픽랜드, 서울대공원은 20년 이상 돌고래 사육의 역사를 갖고 있다. 다른 곳과 차별화된 점이 무엇인지.
-공연프로그램 중심인 기존 시설과 달리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돌고래 체험관광 상품이다. 직접 내손으로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고, 돌고래와 같이 물속에서 춤도 추고, 등지느러미를 잡고 빠르게 수영도 할 수 있는 아주 흥미롭고, 과거 경험 해보지 못한 매우 활동적인 체험 관광 상품이다. 미국·호주·일본·멕시코·팔라우 등 이미 해외에선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고, 많은 사람이 고액을 지불하면서 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유명한 관광상품이다.

△고래관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제주시와 연계해 사업 할 계획이 있는지.
-앞으로 제주도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제주대학병원과 산학협력을 통해 임산부, 우울증이나 정서불안을 앓는 사람 그리고 자폐아동 및 지적발달 장애 아동에 이르기까지 돌핀테라피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 하고 있으며, 현재 내부 조율 중에 있다. 국내 최초로 돌고래 전문 조련사 양성을 위해 자체 매뉴얼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는 보딩스쿨(기숙학교)을 이미 운영 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도 뿐 아니라 국내 어디든 기술과 노하우를 함께 공유할  계획이다.
 
△울산의 고래관광에 대해 조언 한다면.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 여행선 등은 울산만의 관광 상품이 아니라 앞으로 동해를 인접한 여러 지자체에서 다양하게 시행될 수 있는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에 운영되고 있는 시설들이 관광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고래 박물관의 경우 전시돼 있는 대부분이 고래를 잡고 해체하고 먹는 부분이 많이 부각돼 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고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고래의 특성과 생태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물을 더 개발해 미래에 인간과 고래가 어떻게 공생하고 보존하고 소통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고래생태체험관의 경우 단순한 돌고래 수족관의 형태로 고래생태체험관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고 고래마다 여행선의 경우에도 승선한 관광객에게 고래에 대한 수준 높은 정보전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래를 보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고 전문성이 결여돼 고래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손유미기자 ymson@ulsanpress.net

*이 기사는 신문발전위원회 지원 기금으로 취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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