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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량산 인공폭포

5분마다 울리는 알람소리에 겨우 잠에서 깼다. 돌돌만 이불을 베개삼아 자고 있는 딸아이를 깨우고 분주하게 가방을 챙기고 있는 나에게 남편의 잔소리가 쏟아진다. 저녁에 뭘 했느냐고.
 버스에서 만난 회원님들은 눈인사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하루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휴게소에 들러 오늘 하루를 힘차게 보내도록 총무님이 준비한 보양식을 먹었다.
 잠깐의 휴식과 함께 도착한 봉화마을. 청량산자락에 위치한 봉화는 낙동강의 모수가 되는 내성천이 흐른다.

# 내성천은 '은어 천국'
 내성천에는 맑은 물에 서식한다는 담백하고 영양가가 높은 은어들이 많이 있다.
 회원들은 너나할 것없이 내성천의 맑은 물로 뛰어들어 빌린 반두와 그물로 은어잡이에 열중했다. 아빠들은 술안주를 생각하며 엄마들은 저녁반찬을 위해, 아이들은 물놀이를 위해…. 무릎 아래로 흘러가는 물살과 발가락 사이로 지나가는 모래들의 간지러움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은어만이 아니라 말복을 맞아 한껏 뽐내는 더위도 함께잡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빨갛게 달아오른 회원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은어를 들고 근처 식당에 들러 은어회와 간단한 점심을 먹고 서둘러 청량산 입구 이나리강으로 향했다. 마른 장마 때문인지 강을 본 회원들의 입에선 탄식소리가 절로 나왔다.

# 제3다리-백용담-인공폭포 래프팅
 상류에 수문이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래프팅 출발점인 제3다리로 출발했다. 안전교육을 받고 각자의 보트에 탑승하니 또 다른 세계가 우리를 맞이했다. 청량산의 6봉을 병풍삼아 물과 바람의 춤에 몸을 맡겨 백용담에 도착했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백용담의 수심에 신이난 회원들은 보트를 뒤집으며 환호를 했다. 노젓느라 땀 흘린 몸을 백용담에 담그니 정말 천국이 여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놀이, 간식, 미끄럼틀을 즐긴 뒤 다시 시작한 래프팅은 상류보다 적어진 수량과 바위땜에 조금은 힘이 들었다. 말이 다섯마리라 해 오마교라 불리우는 다리를 지나 인공폭포가 있는 천량산 입구까지 도착하니 보트위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과 게으름을  피운 회원들을 제외한 몇몇은 말이 없다.

# 얼음장 물에 씻겨나간 더위
 얼음장 같은 산물에 대충 몸을 씻고 나오니 말복을 맞아 토종백숙을 준비하고 있었다. 게눈 감추듯 맛있게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회원들의 얼굴에서 약간의 아쉬움의 빛이 보인다.
 청량산을 그냥 두고온 미련이 아닐까? 목적이 등산이 아니었기에 별 수 없이 발걸음을 돌리지만 12개의 고봉이 절경을 이루고 산세가 수려해 소금강이라 불리우며 수 많은 학자들이 수도를 했다는 청량산. 울산에서 그다지 멀지 않기에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기약을 해본다.
 
 [다음산행] ▶ 설악산 대청봉, 천불동계곡 △일시:9월 26일 △산행시간 8시간 △출발지:신복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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