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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추석은 햇과일, 햇곡식으로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오랜만에 일가친척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우리네 고유 명절이다.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이 우리의 오감(五感)을 즐겁게 한다.
 반면, 귀성길에 느끼는 피로와 평소보다 더 많이 먹게 되는 음식에 우리의 몸은 지쳐가기만 한다. '추석 연휴 건강 나기'로 몸도 마음도 모두 즐거운 명절을 만들어 보자.

             성묘시 산·풀밭에 앉거나 눕지 말아야
             야외활동 후 묻은 먼지 털어내고 목욕을
             식기·칫솔·수건 등 개인용품 공동사용 금지

             화려한 의상·화장품·단음식 '벌' 표적
             쏘였을 경우 독침 침낭 집지 않도록 주의
             뱀 물렸을때 입으로 독소 빨아내는것 삼가야

Ⅰ. 야외 나들이 불청객 가을전염병
늦은 벌초나 성묫길에서 또는 연휴를 이용해 가족과의 즐거운 나들이를 다녀온 후 뜻하지 않은 전염병에 걸려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가을철은 환절기를 틈타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한 시기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을철 대표적인 전염병의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 아데노 바이러스
아데노(Adenovirus, ADV) 바이러스는 감기와 같은 호흡기질환과 급성각결막염과 같은 안과질환 등의 증상을 일으키며, 소아 및 성인 모두에서 가벼운 호흡기 질환부터 폐렴과 같은 중증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6월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아데노바이러스 검출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계절에 상관없이 활동하고, 특정 유행 시기가 없다. 전염성이 매우 높고 장난감, 사용한 수건 등 주변 환경에서 수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의 수가 많거나, 사람과의 접촉이 잦은 환경에 노출될 경우 감염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는 아데노바이러스는 지금까지 효과적인 백신이나 적절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병원체기 때문에, 환절기에 아데노바이러스를 포함한 바이러스성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 어린이들을 만지기 전에 누구나 반드시 손을 닦을 것
 - 감기, 열, 콧물 증상이 있는 사람과 어린이와의 접촉을 자제할 것
 - 어린이들을 사람이 많이 모이는 환경에 노출시키지 말 것
 - 어린이들을 간접흡연에서 보호할 것
 - 유아용 젖꼭지나 식기, 칫솔, 수건 등 개인적 물품들은 같이 사용하지 말 것
 (참고: 대한소아과학회)
 
# 유행성 출혈열
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그 속에 있던 바이러스가 공중에 떠다니다가 호흡 시 코를 통해서 감염된다. 가을철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질병으로 감염 2~3주 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초기에는 오한, 두통과 함께 고열이 나타나고, 근육통도 동반되어 독감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3~7일이 지나면 별다른 치료 없이도 열은 떨어지지만, 대신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때가 사망하는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인데, 만약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쇼크로 사망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혈압은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이번에는 피부에 출혈로 인한 반점과 함께 콩팥기능 장애로 인해 소변이 안나오는 요독증에 빠지게 된다.
 약 3~7일간 계속되는 이러한 요독증 시기를 무사히 넘기면, 이뇨기라 해서 평상시 보다 서너 배 많은 소변을 보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대개 수 일부터 수 주간에 걸쳐서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소변량이 서서히 줄면서 회복된다. 치료는 원인바이러스를 죽이는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증요법이 최선이다.
 심한 경우에는 소변이 전혀 안나오는 요독증에 빠지기 때문에, 즉시 인공투석기가 비치되어 있는 큰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과거에는 7~15%로 높았으나, 현재는 인공투석기의 개발 및 치료기술의 발달로 5% 미만으로 감소됐다.
 
#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도 가을철에 빈번한 세균성 전염병으로서 주의를 요한다. 들이나 야산의 습기 있는 논이나 수풀에 서식하는 쥐가 매개동물로서, 들쥐의 배설물이나 그로 오염된 흙 또는 물에 피부나 점막이 접촉해 발생한다. 따라서 농부들이나 군인, 야외에서 캠핑이나 등산, 낚시를 즐기는 사람에서 발생한다.
 렙토스피라균은 점막이나 손상된 피부를 통해서 몸에 침입하면 혈액을 통해서 전신의 여러 장기에 퍼지면서 심한 혈관염을 유발시킨다.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가벼운 증상만 보일 뿐 곧 회복되나, 일부환자에서는 심한 증상과 함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감염된 후 7~12일이 지나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열과 함께 두통, 근육통을 호소한다.
 대부분의 경우 심한 독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시기가 지나면 대부분 바로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열은 떨어지지만 눈이 충혈되고, 간과 비장이 커지며, 피부에 발진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폐출혈에 의해서 피가 섞인 가래가 생기거나 각혈을 하게 되고, 호흡곤란과 함께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부분의 경증환자는 2~3주일이 지나면 거의 회복되며, 중증인 경우에는 초기에 적절한 대증요법과 함께 항생제치료를 시작하면 효과적인 것으로 되어 있다.
 
#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은 리케차에 의해서 생기는 질환으로서 쥐의 번식기인 가을, 특히 10~12월에 잘 생긴다. 들쥐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수풀 속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물면서 몸속으로 리케차를 침입시킨다. 초기 증상은 감기몸살과 비슷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 발진과 함께 사타구니, 가슴, 배 등에 진드기에 물린 자리가 검게 부스럼딱지 같이 변한 '가피'가 나타난다.
 이러한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들쥐들이 이러한 질환들을 옮기기 때문에 들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산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는 것을 삼가고, 쥐의 서식처인 잡초 속에 들어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야외에 갔다 온 후에는 반드시 옷에 묻은 먼지를 깨끗이 털고 목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Ⅱ. '벌 쏘임', '뱀 물림' 주의
# 벌 쏘임
벌들은 매년 여름철 높은 기온과 화창한 날씨의 영향을 받아 본격적으로 번식과 세력 확장을 하기 때문에 활동이 왕성해진다. 따라서 벌초를 하기 전에는 긴 막대기 등을 이용하여 사전에 벌집의 위치를 확인해 놓는 것이 좋다.  또 벌초 도중 벌의 접근을 피하기 위해서는 청량음료, 수박 등 단 음식을 주위에 두지 말고, 벌을 유인할 수 있는 향수, 화장품 및 화려한 색깔의 의복을 피하도록 한다.
 벌이 가까이 접근한 경우에는, 무리하게 쫓으려 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피하거나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말고 낮은 자세로 엎드리는 것이 좋다.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신용카드와 같은 평편한 물체로 물린 부위의 표피를 긁으면서 독침을 제거한다. 이때, 침낭(독주머니)를 핀셋이나 손가락으로 집지 않도록 주의한다.
 침을 제거하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상처부위를 비눗물로 깨끗이 씻은 후, 독이 흡수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거나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바른 다음 안정을 취한다. 체질에 따라 과민반응에 의한 쇼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평지에 눕혀 호흡을 편안하게 해준 뒤 119에 신고하도록 한다.
 
# 뱀 물림
독이 있는 뱀에게 물렸을 때 응급처치 방법은 먼저 환자의 마음을 진정시킨 뒤, 상처 부위를 물로 부드럽게 닦아 낸다. 물린 부위가 팔이나 다리라면, 물린 부위에서 10cm 위쪽(심장에 가까운 쪽)을 폭 2cm 이상의 넓은 헝겊으로 세게 묶는다. 헝겊과 피부사이에 손가락 하나 정도 밀어 넣을 정도의 압력으로 묶으면 된다. 이것은 뱀독이 정맥이나 임파선을 따라 퍼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헝겊은 병원에 이송 돼 의사의 진찰을 받기 전까지 풀지 않는다. 그러나 물린 뒤에 30분이 지났으면 묶지 않는다.
 물린 부위의 팔과 다리를 부목으로 고정시켜 병원으로 후송하며, 환자에게 아무것도 먹이지 말아야 한다.  만약 물린 뒤 15분 이내의 시간이 지났다면 흡입기구로 독을 제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린 부위를 칼로 도려내거나 입으로 부위를 빨아 독소를 제거하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리 = 윤수은기자 usyse@
도움 = 정재봉 전문의 (동강병원 응급의학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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