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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드 호수는 훌륭한 조정경기장으로도 활용된다. 블레드는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즈톡 촙 선수를 배출했다. 사진은 조정 선수들이 블레드 호수에서 연습중인 장면.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슬로베니아는 '알프스의 양지바른 곳', '전원의 나라', '동굴의 나라', '와인의 나라' 등 다양한 별칭이 사용될 만큼 다양하고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슬로베니아의 북서쪽, 오스트리아 국경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자그마한 호수마을인 블레드(Bled)를 방문한다면 오스트리, 아헝가리 왕족들이 왜 이곳에 그들만의 별장을 지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오늘날 블레드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
16C부터 성직자들의 순례지 각광

   
▲ 1차대전 이후 유고왕국의 여름 별장이었고, 티토 유고연방 대통령도 여름휴가를 보내 정치와 외교 중심 역할도 했던 블레드 호수.

▲자연경관의 활용
 사계절이 뚜렷한 슬로베니아의 북서쪽 작은 마을 블레드는 지역 호수의 이름을 지명으로 사용하는 도시다. 호수의 경관이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블레드 호수 가운데 축구장 3개 크기의 섬이 있는데 이 곳에는 중세에 세워진 교회가 있다. 마리아가 승천한 곳이라고 알려진 이 교회에는 16세기부터 성직자들의 순례지로 각광받았고, 이들이 묵었던 숙소와 식당들은 자연스럽게 블레드의 관광지가 됐다.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호수가 있는 이 곳은 1815년 스위스 출신의 치료사가 이곳에서 온천 테라피센터를 열고 사람들을 치료하기 시작하면서 뛰어난 자연경관이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치료를 위해 찾은 관광객에게 엄격한 식단과 운동처방을 강조했는데 이때부터 각 농가에서는 소시지와 와인을 직접 만들어 이들에게 몰래 제공하곤 했다. 이것이 오늘날 '관광농장'의 형태로 발전됐다고 한다. 또 이곳의 변함없는 고요함과 신선한 공기, 온난한 기후는 휴식과 치유를 목적으로 한 방문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 후에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왕국의 왕이 이 곳에 여름별장을 세우고, 왕과 신하들은 유럽의 많은 방문자들을 초청했다. 2차 세계대전 후에는 유고연방의 티토 대통령이 이곳에 여름별장을 세우고 세계의 수 많은 외교관들을 이곳에서 맞이해 현재까지도 블레드는 슬로베니아를 대표하는 컨벤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세계 각국의 외교관들은 블레드의 자연 경관을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알프스 청명한 기온·자연 경관
4계절내내 각종 국제대회 유치


   
▲ 블레드 관광산업의 주요 축으로 성장한 관광농장의 전경. 관광객들은 이 관광농장에 묵으면서 신선한 음식과 함께 농장체험을 할 수 있다.


 ▲블레드의 스포츠 마케팅
 오랜 역사 속에서 천혜의 자연 경관을 세계에 알린 블레드는 세계인들이 이 곳에서 사계절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알프스 산악지대의 청명한 기온과 자연 경관으로 블레드는 골프, 사이클, 패러글라이딩, 등산, 암벽등반, 래프팅, 카누 등을 즐기기가 적당해 다양한 스포츠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블레드는 종합 스포츠홀을 건립해 2002 아이스하키국제대회, ITF국제태권도연맹태권도대회 등 국제대회도 유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블레드 호수에서는 한겨울에도 수영과 다이빙 대회가 열리고, 국제조정경기가 개최되기도 한다. 특히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비수기인 겨울철, 블레드는 스키 관광을 활성화시켰다. 블레드 인근의 스키장 6곳이 연합해 스키패스(Ski Pass)를 판매함으로써 관광객이 6개 스키장의 다양한 코스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직접재배 유기농산물로 식사대접
체험통해 도시의 답답함 벗어내


   
▲ 왕가의 별장으로 사용됐던 블레스 성.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며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숙박·음식·체험이 가능한 관광농장 육성
 스포츠와 자연경관을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관광객들을 발목을 잡기 위해 블레드시는 정부 주도로 민박과 일반호텔의 중간 형태인 숙박시설인 '관광농장'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농가인 동시에 숙박업소, 체험시설이기도 한 관광농장은 체류 방문객에게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산물로 식사를 대접하고, 농장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 도시의 답답함을 벗어나는 경험을 준다.
 그리고 관광농장은 시 산하 관광농장위원회의 감독을 받으면서 가축상태, 음식상태 등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질적으로 우수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관광위원회는 호텔, 관광농장, 민박들은 아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관광농장과 같은 개인숙박업소들도 언제든지 관광위원회에서 각종 자료 및 팸플릿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는 매년 하반기에 모든 개인 숙박 시설, 즉 각종 개인 소유의 작은 호텔과 민박, 관광 농장을 포함한 인덱스를 발간해 관광객들이 쉽게 숙박업소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는 또 슬로베니아어·영어·독일어·이태리어·스페인어로 지원되는 웹페이지(www.bled.si)를 운영하면서 지역 숙박업소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 웹페이지에는 블레드에 관한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호텔에서 소규모 민박까지 예약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선순환구조 확립 의무적 세금부과
관광 활성화 목적 위해서만 사용


   
▲ 블레드 중심에 위치한 종합 스포츠홀에서 인근 지역 초등학생들의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렸다. 블레드는 각종 스포츠대회를 유치하며 선수와 가족들이 숙박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순환형 재투자
 블레드는 관광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재투자해 관광을 더욱 발전시키는 선순환구조를 확립하고 있다.
 블레드 관광의 선순환구조의 핵심은 바로 관광세. 블레드는 인구 1만명 미만의 작은 도시지만 도시 전체에는 한 번에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모든 숙박객이 내는 숙박비에는 1.01유로의 지방관광세가 의무적으로 포함돼 있다. 연간 50만 유로에 육박하는 이 세금은 오직 블레드의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만 사용된다.

 시는 이 예산으로 각종 안내책자와 웹페이지 운영, 관광지 주변의 환경조성에 나서며 관광객들이 보다 나은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블레는 지역경제의 중심 축인 관광을 더욱 체계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우리나라의 전문대학과 비슷한 국립관광전문학교를 건립했다.

 관광학교는 블레드 관광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동시에 지역 젊은이들의 대도시 유출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역 호텔은 물론이고 관광농장과 주요 관광시설 등에서 졸업 전까지 400시간의 실습을 받는다. 이 실습기간에 학생들은 블레드의 각종 관광시설에 투입되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이는 지역 관광업 종사들이 실습 학생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최신 관광 트렌드를 알 수 있게 되는 2중 교육의 효과를 내고 있다. 박송근기자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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