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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의 기회균등 문제는 1966년 소위 '콜만 보고서'가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교육의 중심 이슈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종이나 공 · 사립 학교간, 혹은 남녀간의 학교교육의 격차로 인한 교육 불평등의 문제보다는 도 · 농간 교육격차나 소득 계층별 교육기회 불평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지역별 · 소득 계층별 교육비 지출 격차는 단기적으로는 학업성취도의 격차로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시 임금 및 소득 격차로 사이클화 되면서 사회의 양극화를 가속화 하게 된다.
 공교육의 이념을 수월성의 추구와 평등의 실현으로 구분한다면,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기회 확대는 후자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는 것과 모든 학생이 학교교육의 공평한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그래서 사회적으로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자는 것이 공교육의 취지이다.


 공교육으로서의 학교체제는 공개적으로 특정학생을 차별 대우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학생들을 공평하게 대하도록 되어 있고 대중교육의 담당자로서 학생들에게 동등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실은 접근기회의 차별이나 교사와 학생간 상호작용의 차별을 통하여 그리고 교육과정의 운영이나 기대되는 규범, 가치의 차별을 통하여 의도적이든, 암묵적이든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를 재생산함으로서 소외계층에게는 여전히 불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가정에서 문화적 결핍과 교육경험의 부족으로 인하여 취학 당시부터 뒤쳐진 학생은 특별한 인위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한 다양한 경험과 지적 자극 속에서 성장한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업성취 결과가 뒤떨어지게 마련이고 그러한 결과는 사회의 직업구조로 이어지면서 결국 다시 빈곤을 경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계층 구조상 하위에 처한 빈곤학생이나, 장애아, 특수아, 도서벽지 거주자 그리고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다문화가족 등에게 더욱 불리하게 적용된다. 이들은 대체로 학교규범과 학습경험에 대한 부모의 강화부족, 학교와 가정간 기대와 학생행동 및 학습형태와 불일치, 선수학습 성공 경험의 결여, 학생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교사의 부정적 인식,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지식과 영향력 부족 그리고 불우한 가정의 교육적 환경 속에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소외계층의 학생들이 질 높은 교육적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목적적인 개선 노력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운영, 도시 저소득층을 위한 바우처 제도 및 멘토링제 운영, 농어촌 학생 특례입학제도의 확대, 교육복지투자 우선 지역 선정 등은 평등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사회적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다양한 계층들을 위한 이러한 노력들은 설사 시행의 과정이나 절차상 소소한 논란거리들이 야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평등의 실현이라는 공교육의 이념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실천하려는 매우 바람직한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농산어촌에서, 빈곤한 가정에서, 국제결혼가정에서 출생했다는 원천적 이유만으로 낙후된 교육환경 속에서 성장해야 하고 그러한 환경의 영향이 악순환적으로 일생동안 이어져야한다면 개인적으로 겪는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교육기회균등이라는 사회 정의적 관점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못된다.


 성장위주의 격화된 경쟁체제하에서는 사회구조적으로 공적관심과 공공정책에서 배제되어 끝없이 주변부로 밀려나는 취약한 계층들이 생겨나게 되어있다. 소외되고 불리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나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그들에게 제공하는 교육기회의 확대와 교육과정 및 내용의 평등을 통해서 가능하다.
 교육조건의 결핍으로 인한 학력의 결핍, 그리고 학력의 결핍으로 인한 불리한 직업 구조의 선택이라는 사회적으로 불평등한 사이클이 순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소외계층을 돌아보는 교육의 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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