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트레스를 푸는데 자연만큼 좋은 것도 없다. 울산 인근에도 유명한 관광지나 등산코스가 너무나 많다. 그 중에서도 자연과 함께 울산의 역사와 문화재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본다면 더할 나위 없다. 오늘은 5월의 신록과 함께 도심 인근의 숨은 아름다움과 애틋한 사랑을 품은 은을암을 소개하고자 한다. ●은을암은 어떤 곳은을암(隱乙庵)은 울산광역시기념물 제1호인 박제상유적지 중 한 곳이다. 울주군 범서읍 척과리 산 152( 도로명 : 범서읍 은을길 272 ) 국수봉(菊秀峰·해발 603m) 정상 아래에 있다. 신라의 충신
봄이면 고헌산에 자주 간다. 영남알프스에서 고헌산은 비교적 한산하다.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다 보니 다른 곳보다 보전이 잘 된 곳이 많다. 그리고 계곡마다 맑은 물이 흐른다. 맑은 물 흐르는 계곡 주변에는 그와 어울리게 다양한 식물이 산다. 이 계절 고헌산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약초가 있다. 족도리풀이다. 족도리풀을 처음 만나면 그 모습이 뭔가 다른 식물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그 차이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동안 족도리풀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차이를 알게 된다. 꽃의 위치와 모양이다. 다른 식물과는 달리 족
이팝과 아카시아가 국도변 언덕배기를 하얗게 물들였다. 휘날리는 봄기운을 곁눈질하며 한 시간을 달려간다. 좁다란 2차선 도로가 양편으로 더 좁은 길을 이어낸 곳. '내비' 그녀의 상냥한 목소리가 나온다.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어, 여기 맞아?" 내 말에는 대답 없는 그녀. 찻길에 서 있을 수 없어 조그만 골목으로 들어섰다. 옥빛 바람이 나른한 눈썹을 열어젖힌다. 방파제 사이로 푸른 뱃길을 내어두고 일렁이는 신리항. 차 문을 여니 바람이 닫아버린다. 셔츠 하나만으론 나갈 엄두도 못 낼 날씨다. 겉옷을 챙겨왔기에
연분홍 벚꽃의 시간이 지나고 남구 돋질로에는 이팝나무가 흰 쌀밥을 이고 앉은 듯 하얗게 피었습니다. 지긋지긋하던 코로나의 흔적이 많이 옅어졌습니다. 정부가 신종 감염병 2종으로 격하하면서 영업과 모임 규모 제한도 해제됐습니다. 봄날의 신록 속으로 걷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볍게 보입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당선 후 처음으로 울산을 방문해 지역 발전의 7가지 대선 공약을 재확인하고 인수위에서 국정과제로 확정했습니다. 막바지로 치닫는 지방선거는 이달 중에 모두 공천이 결정됩니다. 그들의 열정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는 유권자들의 표로
울산 시민의 지역에 대한 만족도가 타 시·도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애향심이 없는 것도 아닌데 행복감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는 울산의 자연과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정체성 결핍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보는 울산연구원(원장 임진혁) 문화재돌봄센터의 도움으로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를 시민들이 답사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글을 시리즈로 게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가족 및 친구 동료들과 함께 가볍게 다녀오면서 울산의 자연과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더불어 시민들의 정
여기저기 꽃 잔치가 한창이다. 봄에 맞이하는 꽃 잔치는 기쁘기 이를 데 없다. 계곡에도 이른 봄부터 예쁜 꽃들이 피어난다. 신불산에는 홍류폭포가 있다. 홍류폭포 주변 계곡에는 아주 예쁜 꽃이 피는 약초가 산다. 현호색이다.# 이른봄 보지 못하면 1년을 기다려야현호색은 골짜기나 냇가 주변의 반그늘이나 양지 바른 곳에서 산다. 이른 봄 작은 잎이 나오는 현호색은 키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 모습이 너무나 예뻐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호색은 일찍 피고 일찍 진다. 이른 봄 현호색 꽃을 보지 못하면 1년을 다시 기
몽돌이 유명한 주전(朱田) 바다로 가는 길. 핸드폰에 빠진 둘째 아들을 운전기사로 모셨다. 아지랑이가 창밖에서 낮잠 파일을 나른히 재생한다. 문득 저만치서 눈길을 사로잡는 3층 탑 등대. 바다와 창공, 두 파란을 배경으로 붉디붉다. 저 양식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아하! 마을 이름의 뜻이 붉은 밭인지라 빨강으로 염원한 탑등대를 세웠구나. 방파제 끝에 당도하면 별안간 달려드는 파도와 바람에 갖가지 번뇌마저 씻길 것 같다. 방파제의 바다 쪽은 테트라포드의 긴 행렬, 항구 쪽엔 아담한 고깃배들이 장난감처럼 떠 있다. 등대 빛깔인 새빨간
겨울이 되면 드러나는 약초가 있다. 뿌리를 땅이 아닌 나무에 내리는 약초가 있다. 겨우살이다.겨우살이는 상록 반기생 식물이다. 사철 푸른 나무지만 겨울이 되어 기생하고 있는 나무의 낙엽이 모두 졌을 때 그 모습이 온전히 드러난다. 겨우살이는 뿌리를 기생하는 나무에 내리고 나무에게서 영양분을 얻고 광합성을 하여 스스로 영양분을 얻기도 한다. 겨우살이라는 이름은 겨울을 푸르게 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겨우살이의 한약명은 곡기생이라고 한다. 곡기생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원색한약도감'에서 '새들이 겨우살이의 종자를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새털구름이 뭉텅이로 빠져든 바다 앞에서 길을 번갈아 본다. 항구가 보일 듯 말 듯 아슴아슴한 저곳으로 가보자. 간절곶관광회센터 앞 해안 산책로에 이정표가 있다. 갯골방파제까지 1㎞다. 웬걸, 산길이 나오고 경관등이 죽 늘어서 있다. 흙길을 걷다가 비탈진 나무데크 전망대에 내려섰다. 바위를 뚫고 자란 소나무 너머로 펼쳐지는 송정항. 바다로 길을 턴, 둥그런 호수 같다. 방파제에 몸을 대고 흔들리는 배들이 소형유람선으로 보인다. 한가운데에 자리한 시설물은 뭐지. "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중년 남녀가 숨을
언양읍성에는 미나리꽝이 여러 군데 있다. 가지산과 고헌산에서 흘러온 맑은 물로 자라는 언양미나리는 이 지역의 특산품이기도 하다. 언양불고기가 유명하지만 언양미나리도 유명하다. 불고깃집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당에서 언양미나리가 상에 올라온다. 예전에는 봄에만 먹을 수 있는 봄나물이었지만 지금은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나물이다. 미나리를 지금은 나물로 주로 먹지만 예전에는 약으로도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동의보감'에서 미나리를 수근(水根)이라 하였고 '성질이 평하고(차다고도 한다) 맛이 달고 독이 없다. 번갈을
바다에 오면 희한하게도 허기가 진다. 두어 평 남짓의 허름한 가게를 기웃거린다. 음료수를 사면 거뭇한 면장갑을 낀 주인장이 더께를 닦아내며 건넬 것 같다. "없어도 너무 없네." 컬컬한 목소리가 등 너머로 들려왔다. 물고기(우럭 같다) 한 마리를 요란하게 흔들며 한 중년이 다가온다. 해를 등진 낯빛이 가무잡잡하다. 그가 가게의 옆문 쪽으로 왔을 때 내가 막아섰다. 건너편에 있는 '당사 어촌계 해녀의 집'이 궁금하던 차다. "저기요, 요 앞에 있는 당사 해녀의 집이 뭐 하는 데예요?" 반들반들한 물고기 눈빛으로 그가 투
임인년 새해를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나갑니다. 오랜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했습니다. 2주일만에 2만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디어아트라는 특화된 장르로 울산시민은 물론 전국적인 명소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또 부울경을 하나로 묶는 디딤돌이 될 광역전철이 개통됐습니다. 시내버스 환승 등 아직 해결할 일들이 남았지만 부산, 경남에서의 접근성이 많이 향상됐습니다. 한편에선 차고 건조한 날씨 속 크고 작은 화재들이 잇따라 발생해 가슴이 출렁 내려앉기도 했고, 오미크론 변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올해도 이동을 자제하고 '집콕'을 해야 하는 처지다.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시끌벅적한 명절은 보낼 수 없더라도, 가족들과 소소하게 보내는 명절을 위해 집에서 즐길 만한 집콕문화생활 프로그램과 특선영화, TV프로그램 등을 소개한다. # '집에서 만나는 박수근' 전시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정보원과 함께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설 명절을 전후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국공립 문화·예술기관의 비대면 공연·전시·행사 등을 통합
2022년 첫 일출을 보기 직전이다. 만날 때마다 파랑 내기에 여념 없는 바다와 하늘이 유튜브 화면에서 까맣다. 여기에도 점점이 소망 같은 빛은 있다. 수평선에서 보내오는 선박들의 작은 불빛들, 어제 깎은 손톱에 똑 따다 붙여서 내일의 그믐에 절대 내어주고 싶지 않은 하얀 손톱달. 해가 뜨려나, 수평선 쪽이 붉어지면서 긴 수평 무지개를 그려낸다. 새벽(새롭게 열린다)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어여삐 피어나는 때가 또 언제일까.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새해 첫날 첫해를 밝은 파도 음률로 두근두근 기다린다. 수평선을 발갛게 물들이며 해가
찬바람 불어 겨울인가 싶더니 이미 한겨울이다. 모내기로 분주하던 논에 구수한 벼꽃 냄새가 나더니 금방 황금 들판으로 변하고 트랙터 소리 경쾌하더니 텅 빈 논에 지금은 먹이를 찾아 먼 길 떠나온 까마귀 떼와 철새들이 가득하다. 필자가 가꾸는 약초원에도 여름동안 무성하던 약초들의 푸르름은 지나가고 한겨울의 고요함만 가득하다. 약초원에서 기르는 약초 중 올해 가장 많은 신세를 진 고마운 약초가 있다. 일당귀다.일당귀는 왜당귀, 동당귀(東當歸), 대화당귀(大和當歸)라고도 한다. 일당귀를 이 지역에서는 잎당귀라고 한다. 잎을 쌈채소로 먹기
날이 부쩍 추워졌다. 논에도 얼음이 얼었다. 추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추운 날에는 아픈 곳이 더 아프다. 특히 나이 많으신 분들은 여름보다 겨울에 통증을 많이 호소하게 된다. 이렇게 추운 계절 여기저기 아플 때 많이 사용하는 약초가 있다. 참당귀다.당귀 모종은 봄에 많이 나온다. 언양장에서 파는 당귀 모종 종류는 두 가지이다. 약당귀와 잎당귀. 약당귀는 참당귀를 이르는 말이고 잎당귀는 일당귀를 이르는 말이다. 몇 해 전 언양장에서 참당귀와 일당귀 모종을 사다 필자가 가꾸는 약초원에 심었다. 참당귀는 잎이 아주 크게 자란다.
울산 앞바다 어디쯤 도착했을까. 태평양 2만㎞를 헤엄쳐와 솟구칠 그 거대한 몸에는 얼마나 많은 따개비의 상흔이 새겨졌으려나. 동해의 포말이 기운차게 밀려드는 항구 앞에 선다. 즐비한 대게집과 초장집, 활어판매센터를 지나면 붉은 귀신고래가, 정자천을 끼고 들어서면 흰 귀신고래가 반긴다. 허먼 멜빌의 장편소설 '백경'이 떠오른다. 포경선의 선장과 선원들이 '모비 딕'이라는 포악한 흰고래와 목숨 걸고 싸우다 수장되는, 마지막 장면의 바다는 지금껏 목덜미가 서늘하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잔잔해진 바다엔 오직
갈대는 물이 있는 곳 어디서나 흔하게 자라는 키 큰 식물이다.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서정적이다. 여름에는 여름대로 가을엔 가을대로 겨울엔 겨울대로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언양읍성에도 군데군데 갈대가 자라고 있다. 갈대는 쉽게 군락을 이룬다. 애기부들과 자리를 다투기도 하는데 읍성에서 애기부들은 애기부들끼리 갈대는 갈대끼리 서로 모여 함께 잘 살아가고 있다. 군락을 이룬 갈대숲에 새들이 둥지를 틀고 살아간다. 새 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의 서식처이자 은신처가 되어 주고 있다. 언양읍성에도 곳곳에 갈대 군락
갑작스런 한파에 어깨가 절로 움츠러드는 날씨입니다. 예년처럼 수능한파는 없었지만 사상최고의 불수능이라는 수험생들 고민에 부모들의 시름도 깊어집니다.울산에서는 민관상생협력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석유비축기지 지하화 공사가 준공돼 에너지 파동에 대응할수 있는 여력이 좀 더 생겼습니다. 전국적으로 100여일을 사용할 수 있는 원유가 울산, 서산 등 곳곳에 구축돼 정부주도 40여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계절의 변화가 지루할 틈 없이 바쁘게 우리 곁을 스쳐 지나 갑니다. 겨울진객이라는 까마귀와 몽골 독수리들이 울산에 보금자리를 잡았고,
# 과학기술·공학 교육 기본 틀 새로 짠다"이공계 학사교육은 여전히 50년 전에 머물러 있습니다. 과거의 교과서로, 과거의 지식을 반복적으로 답습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혁신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이용훈 UNIST 총장의 지난 2년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교육의 틀을 새롭게 짜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는 '격투기형' 학사교육을 도입해 최신 분야에 강점을 가진 실전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국가 과학기술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기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해왔다.'격투기형' 교육은 실전에 필요한 기본기만 익힌 후, 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