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휴가여행은 어디든 먼 곳을 계획하기 마련이지만가볍게 주말 한 때를 시원하게 나고 싶을 땐가까운 산과 바다가 제격이다.폭포수가 떨어지는 계곡에서 탁족을 즐길 수 있는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과 홍류폭포.드넓은 몽돌해변의 주전바다가 그렇다.전국 어디를 내놔도 손색 없는 울산지역 피서지 세 곳을 소개한다. 글 사진=김주영기자 uskjy@
이번주 낮 기온이 섭씨 20도 가까이 오르면서 완연한 봄기운을 선보였다. 덩달아 봄꽃들이 곳곳에서 봇물처럼 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매화에서 부터 개나리, 벚꽃 , 참꽃 등이 도심과 야산을 장식하고 있다. 형형색색의 봄꽃 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연분홍 벚꽃이다. '정신의 아름다움'과 '절세미인'을 뜻하는 꽃말처럼 고혹적인 자태로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올해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 탓에 지난해보다 열흘이상 앞서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여린 벚꽃 사이로 시간이 멈춘 듯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을
평창은 뜨겁다. 설원에 어울리는 평창이지만 이 여름 평창은 겨울만큼이나 북적거린다. 봉평과 대화장에서 흥겨운 얼굴을 만날 수 있고 무이예술관과 이효석문학관에서는 심각한 소녀들의 눈빛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질릴만큼 막사발이나 막국수에 취해 메밀 반죽처럼 지친 몸이 된다면 알펜시아를 찾아 모차르트 선율에 몸을 맡길 수 있기에 여름 평창은 즐겁다. 가끔 상
장마가 지난 7월 끝자락, 왕성한 햇살을 뒤로하고 배낭하나 챙겨 북쪽을 향했다. 'Yes, 평창'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평창이다. 강원도 내륙은 웬지 여름과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평창은 설원과 함께해야 제격이라는데 뜬금없는 일상탈출이 평창으로 이어진 것은 순전히 묵사발과 가산 이효석 때문이었다.# 이효석문학관가산을 만나러 가는 길은 시
그늘 아래 느긋한 게으름…풀벌레가 부르는 자장가 ▲ 경북 경주시 산내면 국민관광레저타운 정문. 어느덧 낮 최고 기온이 30도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우리곁에 성큼 다가와있다. 장롱속 깊히 넣어 두었던 짧은 팔 옷을 꺼내며 마음은 벌써부터 여름휴가와 시원한 캠핑을 생각하고 있다. 캠핑은 온 몸을 자연속으로 던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펜션
산내(山內)에선 여름이 늦고 꽃도 지금이 절정이다.창포가 꽃망울을 터뜨린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 없다는 얘기를 몇 차례 듣고 나서야 느긋한 걸음이 도달한 참이다.고귀한 귀부인처럼 아리땁게 물가에 피어난 창포를 찾아내는 건 황홀한 기분이다.창포는 햇볕만 있으면 잘 자라지만작은 오염 하나, 무엇보다 농약에는 약한 모습이청정 자연과 생명을 상징하는 식물이라고들
청도(淸道)는 맑은 고장이다. 하늘과 물이 맑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 또한 맑고 푸르다 해서 청도다. 비가 내리던 날 청도를 찾았다. 달콤쌉싸름한 황금빛 와인 향기에 취하고 싶어서다. 유럽의 고성 지하실에라도 온 듯한 와인터널 안에서는 수많은 오크통 속에서 와인이 숨을 쉬고, 철문 사이로 보이는 터널의 풍경은 추억을 간직하려는 연인들에게 손짓하는 듯
울산에서 경상북도 최남단에 위치한 청도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적격이다. 잘 닦여진 울밀선을 타고 밀양까지 가서, 고속도로로 청도까지 가는데 1시간이 좀 더 걸린다. 청도IC를 빠져나오면 '맑은 길이 있는 고장'이란 청도의 이름처럼, 때묻지 않은 청정지역의 전원 풍경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그래서 한적하면서도 조금은 쓸쓸한 기운마저 감도는 곳이다. 그
봄꽃들의 향연에 온 도시가 넘실거렸다. 길목마다 벚꽃들이 넘쳐났고 분홍의 물결 속에서 사람들은 감탄사를 남발했다. 때로 맹랑한 바람이라도 불면 스스럼없이 꽃잎들은 목숨을 버렸다. 눈처럼 날리는 꽃잎을 밟으며 오래된 도시 경주를 지나쳤다. 건천이다. 건천은 시작과 끝의 상징이 공존한다. '여근곡'이 생명의 시작이라면 '금척리 고분군'은 삶의 끝이다.
꽃 잎 날리던 봄날의 한 때는 금세 과거형이 된다. 세 계절을 기다려 피운 절정의 삶은 길어야 일주일이다. 그래서 꽃은 더욱 더 찬란하다. 가는 길이 그렇게 모두 봄빛이다. 햇살도 바람에도 봄이 올망졸망 달렸다. 문득문득 스치는 풍경에 보리들이 푸르고 나무 끝에는 연초록의 향연이 고개를 내민다. 그 향연의 중간에 삶과 죽음이 이미지를 함께 가진 경주 건천이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변비가 말 못할 고민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분리수거통에 굴러다니는 병들은 모두 장 운동 요구르트 뿐이다. 우리 모두 변비에 대해 좀 더 알아 볼 필요성이 있다. 우리들의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운고등학교 체육선생님께 조언을 구했다. 학생들이 변비에 많이 걸리는 이유는 아침을 굶는 불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다. 또 많은 여학생들
꽃에게도 사람에게도 시련이 많았다. 사람의 마음은 추웠고 날씨는 쉬 풀리지 않았다. 세상은 뒤숭숭하고 많은 목숨들이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흉흉한 소문들과 아우성들이 전염병처럼 번져나갔다. 안팎으로 겨울처럼 동여맨 매서움 속에 봄은 그렇게 더디 왔다. 저기 남쪽 어디쯤 새아기 볼 같은 매화꽃망울이 열렸다. 봄은 잔인하다. 그 황홀한 풍경으로 아픈 진실을 잊게
주말 배내골을 따라 흘러갔다. 간월산 넘어 굽이굽이 길들이 오랫동안 열렸고 봄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연초록의 잎을 피워 낼 생명의 기운은 드러나지 않았고, 가끔씩 샛노란 산수유가 화사하게 피어 있을 뿐이었다. 산을 내려가서야 시린 바람 사이로 부풀어 오른 꽃잎들이 보인다. 양산 원동이다. 원동은 매화가 아름다운 땅이다. 원동 매화는 매봉산과 천태산을 끼고
"영원히 사랑하다던 그 맹세, 잠깨어 보니 사라졌네. 지난 밤 나를 부르던 그대 목소리. 아- 모두 꿈이었나봐.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 바람아 너는 알겠지. 바람아 이 마음을 전해다오. 불어라 내 님이 계신 곳까지. 아- 바람아."지난해 방영된 TV프로그램 '남자의 자격-하모니 편'에서 시청자들을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
여기 어르신 36명이 있다. 평균 연령 70세로 대부분 정년 퇴임했거나 자식들 다 키우고 난 뒤 손주들 재롱으로 무료한 일상을 보내도 될 나이다. 그런 어르신들이 일을 냈다. 뜬금없이 합창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노래교실이 아니라, 서로 화음을 맞추고 일정 수준의 연습을 필요로 하는 '합창' 말이다. 인생 2막을 합창으로 연 것이다. 처음에는 10여명
말 그대로 맑은 도시다.그 맑음의 땅에도 아직 겨울이 여전하다.예전 겨울 속에서 다른 계절을 기약하던 곳이 있다.청도 화양의 석빙고다. 얼음을 저장하던 지혜로운 시간의 흔적이다.그 뒤로 배경처럼 청도읍성이 길게 놓였다. 그 속에서 백성은 안위를 찾았고 영화로움을 누렸다.시절의 평안함이 오래 되고 사람들의 삶도 넓어졌다.88칸의 큰 집을 짓고 강을 내려다보는
바람은 차고 아직 봄은 멀다. 아침 기온은 아직 영하에 머물러 강물은 살얼음을 깔고 있다. 청도가 품은 강은 두 개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직 강의 형태를 잡기 전이다. 청도천과 동창천이 합쳐져 밀양강을 만들고 낙동강으로 흘러 바다에 몸을 푼다. 그 강이 만든 윤택한 들에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삶을 열었다. 가장 오래된 흔적은 천이나 구릉이 품은 고인돌이다.
사나운 세상의 기운들이 휩쓸곤 했다. 불상의 목이 달아나고 손과 발을 잃어버린 시간들이 아득했다. 하늘을 이고서지 못한 탑의 누운 세월은 길고도 어두웠다.남산에는 부처 아닌 돌이 없었다. 흩어진 돌들이 불두였고, 탑신의 귀퉁이였다.산 전체가 불국토였다. 쓰러진 것들 위로 풀들이 자랐고 나무가 뿌리를 내렸다.천년의 시간을 지나 부처의 나라로 간다.경주 남산이
경주 남산은 신라의 진산이다. 남산 자락 나정에서 신라는 시작됐고, 남산 자락 포석정에서 신라는 그 끝을 맞았다. 신라의 처음과 끝이 남산과 함께였다. 그 심연의 시간 속에서 신라인들은 바위를 만져 부처를 깨웠고 탑을 세웠다. 일연은 그런 남산을 '절들은 하늘의 별처럼 늘어서 있고 탑들은 기러기처럼 줄지어 있다'라고 삼국유사에 적었다. 법흥왕 14년(5
동해와 함께 물결처럼 흐르는 50km의 길이 있다.강구항에서 고래불 해수욕장까지 바다와 산과 오래된 집들을 아우른다.예전에 그 길은 민간인들의 길이 아니었다.군인들의 길이었다. 군사경계지역에 포함된 접근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다.국방색을 벗은 미로 같은 길들이 열렸고, 영덕군이 '블루로드'라는 이름으로 다듬었다.그 길은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