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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맑은 도시다.
그 맑음의 땅에도 아직 겨울이 여전하다.
예전 겨울 속에서 다른 계절을 기약하던 곳이 있다.
청도 화양의 석빙고다. 얼음을 저장하던 지혜로운 시간의 흔적이다.
그 뒤로 배경처럼 청도읍성이 길게 놓였다. 그 속에서 백성은 안위를 찾았고 영화로움을 누렸다.
시절의 평안함이 오래 되고 사람들의 삶도 넓어졌다.
88칸의 큰 집을 짓고 강을 내려다보는 정자도 올렸다.
나라의 큰 난리때는 한마음으로 전장에 나섰고 숱한 목숨들이 스러졌다. 읍성도 함께 허물어졌다.
그러나 모든 것들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목숨을 이어 오늘에 이른 것처럼
오래전 시간을 품은 것들은 어렵게 남아 고색창연함으로 눈부시다.
그래서 청도 가는 길은 풍경과 상처를 함께 보는 역사 속으로 여행이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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