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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울산역이 개통 100일을 맞은 가은데 KTX 울산역세권 개발예정지에 포함된 (주)KCC 언양공장이 흉물로 남아 울산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KCC울산 공장에서 바라본 KTX울산역.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아침저녁으로 희뿌연 연기…울산 이미지 훼손 앞장
KCC측 이전 비용·부지 확보 난색에 버티기로 일관
KTX개통 100일 승객은 날로 느는데 대책없이 방치


개통 100일을 맞은 KTX 울산역이 울산의 새로운 관문이자 첫 얼굴로 부각되고 있지만 KTX 울산역세권 개발예정지에 포함된 (주)KCC 언양공장이 흉물로 남아 울산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특히 KTX 울산역은 고속철도 개통 이후 울산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울산의 첫인상을 보여주는 곳이어서 울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침 저녁으로 희뿌연 매연이 뒤덮인 흉물스런 공장과 함께 울산이 각인되고 있다. 문제는 울산시가 KTX 연계 관광 등에만 행정력을 치우쳐 도시 미관이나 이미지 개선에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데 있다.

# 태화강역은 모텔 울산역은 공장

본사 신문고 민원란에 제보한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교동리 주민 최일우씨(54)는 "삼산에 있는 옛 울산역이 모텔도시 울산을 각인시키는 것 같아 민망했는데 새로 생긴 울산역은 공해도시 울산을 미리 알려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실제로 KTX 울산역은 아침 첫차가 도착하는 시간이면 역사 바로 앞에 위치한 ㈜KCC 언양공장에서 뿌연 연기를 내뿜어 울산의 첫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

 울산시가 당초 이 문제를 고려해 공장 이전을 추진했지만 이전을 둘러싸고 울산시와 해당업체가 해법을 찾지 못해 지금까지 이전 문제에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잇다.
 22일 울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오는 2013년까지 1단계로 울주군 언양읍 일대에 KTX역세권 개발예정지 78만5,000여㎡를 개발하고 이후 2016년까지 인근에 KCC 언양공장이 포함된 2단계 10만여㎡를 개발할 계획이다.

#공장이전 수차례 요구 묵묵부답

고속철이 운행되고 역세권 상업용지에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하면 KCC 언양공장은 주변 경관을 헤칠 뿐 아니라 환경문제도 유발, 이전이 절실하기 때문에 울산시와 도시공사는 2단계 역세권 개발이 시작될 2014년까지 언양공장을 이전해 줄 것을 그동안 수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KCC측은 언양공장의 이전비용이 2,500억~3,000억원대에 달하는데다 마땅한 이전부지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또 실제 이전사업에 들어가더라도 최소 5년에서 10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울산시가 요청한 시기까지는 이전이 힘들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다.
 이에 따라 울산도시공사는 역세권 개발 차질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조만간 실시할 역세권 개발토지 분양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천문학적 이전비용 감정도 거부

문제는 실제 공장이전 때 KCC측이 주장하는 만큼의 이전 비용이 드는가에 있다. 도시공사는 KCC측의 주장처럼 실제 이전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5월 회사측에 '먼저 가감정이라도 받아보자'며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했지만, KCC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울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빨리 언양공장을 이전하기 위해 생산 장비 이전과 영업보상비 등을 개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가감정을 해 보자고 회사에 요청했는데, 현재까지 별 반응이 없다"며 "보상을 받던, 같이 사업을 하던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도 지난해 공장이전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KCC는 뚜렷한 이전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KCC 언양공장은 역세권 일대가 신도시처럼 개발되지 않을 경우 현 위치에 공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도시공사 박대만 사업개발부장은 "KCC 언양공장은 시점이 언제가 됐던 이전해야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회사측의 소극적인 투자로 지난해부터 사실상 이전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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