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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 북구청이 지난 2008년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중년층에게 평생학습 기회 제공을 위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문을 연 제3대학이 지역사회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14일 북구 화봉미니다목적구장에서 열린 '제3대학 제3기 가을체육대회'에서 포크기타 동아리반 학생들이 연주를 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인 전시환(57·북구 화봉동)씨는 남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회사대표로 경영 전반을 책임지며 각종 서류들과 씨름해야 할 처지지만 포크기타 강사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그의 일주일 스케줄을 보면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는 북구 송정동 주민센터 자치프로그램 강사를 맡아 포크기타를 가르치고, 화요일에는 제3대학 기타동아리 지도, 금요일에는 산울림 기타 동아리 회원들과 연습을 하는 등 본업보다 부업에 열중이다.


# 고령사회 대비 중년층 평생학습장

이처럼 전씨가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북구 제3대학의 도움이 컸다. 전씨는 지난 2008년 북구 제3대학 시작과 함께 지역개발학과 1기로 입학했다.

 어릴 때부터 밴드활동을 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우연히 포크동아리에 가입하게 되면서 기타를 익혔다. 하면 할수록 포크기타의 매력에 빠지면서 독학으로 실용음악을 공부할 정도로 세월의 흐름 속에 잊고 지낸 자신의 꿈을 향해 무한도전을 펼쳤다.

 동아리 팀장을 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전씨는 졸업 후에도 제3대학의 강사로 초빙돼, 기타를 가르치며 유명세를 타다 지난해부터 주민센터 자치프로그램 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어 제3대학 멤버를 주축으로 산울림 기타 동아리를 결성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자신의 재능을 나름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전씨는 "제3대학은 장년층에 재충전 기회는 물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을 불어 넣었다"며 "인생 2막의 화려한 비상을 꿈꾼다면 주저하지 말고 제3대학에서 꿈을 실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청이 2008년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퇴직근로자와 중년여성에게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문을 연 제3대학이 지역사회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취업 및 창업 지원 등 실용성을 대폭 강화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재취업·창업까지 고려한 실용적 수업

   
▲ 지난 2010년 12월7일 오후 2시 북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대학 제3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3대학은 개설 첫 해 지역개발학과와 사회봉사학과 100명으로 시작해 2009년 2기를 맞아 원예조경학과를 추가하면서 현재 총 3개과를 운영 중이다.

 이어 원예조경학과를 추가하면서 국가자격증반을 신설해 첫 해 응시생 16명 전원이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획득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또 학과수업 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해 교양·건강·예술분야의 다양한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해 제3대학 3기까지 총 374명의 수강생을 분석한 결과, 성별로는 여성(71%)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50대가 158(42%)명으로 가장 많았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1기가 89%, 2기가 88.8%, 3기가 93%로 대다수가 수업내용 뿐 아니라 강사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지난해 울산발전연구원의 지역 평생교육평가에서 북구가 최우수기관에, 제3대학이 최우수프로그램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북구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제3대학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 올해 제3대학 4기는 수명 100세 시대를 대비해 교양강좌를 넘어 수강생들에게 재취업은 물론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용성을 대폭 강화한다.

# 동아리 활동으로 지역봉사 '배움 환원'

 북구는 지역개발학과를 자산관리학과(45명)로 개편하고, 사회봉사학과를 없애는 대신 수요가 많은 원예조경학과를 친환경원예학과(45명)와 친환경조경학과(45명)로 세분화했다. 자산관리학과는 경제상식과 재무설계, 부동산 투자론 등 자산관리에 대한 전문지식 습득을 통해 향후 지역사회 경제 발전을 위한 모니터 역할을 수행한다.

 친환경원예학과는 채소원예학과 친환경 퇴비만들기 등 친환경에 대한 지식 습득과 직접 채소 등을 재배하며, 수확한 농작물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또 친환경조경학과는 도농복합도시인 북구 특성을 고려한 고품격 도시 조성에 기여할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및 한국조경연구소 등과 연계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동아리 활동도 자격취득 및 전문과정, 취미과정 등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맞춤식 학습동아리 운영으로 졸업 후에도 정기적인 모임은 물론,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봉사활동을 적극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중장년층의 재취업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과프로그램을 운영해, 제3대학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uscjp@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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