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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자항의 봄은 고갯길 개나리로 시작해 참가자미와 돌미역의 맛으로 마무리되는 눈과 입이 즐거운 이중주다.

무룡터널을 넘으면서 바라본 봄 강동바다는 왈칵 쏟아진 눈물같다. 수평선 너머에서 벌어진 참화(慘禍) 탓일거다. 악몽같은 현실을 도리질로 떨쳐내는 순간, 동력선이 정자포구로 들어온다. 새벽, 아니면 어젯밤 치열한 바다 한복판에서 삶을 낚았을 고깃배다. 고깃배에서 내린 초로의 어부를 보며, 한동안 보지 못할 것 같았던 바다를 다시 볼 용기가 생겼다. 정자포구는 모든 것을 다 담아 줄 어머니의 품 같이 잔잔하다.
정자항의 봄은 지금이 한창이다. 참가자미와 돌미역, 대게가 활어판매장과 횟집들의 넓은 수조를 채우며 미식가들을 달콤하게 유혹하고 있다. 지난해말 귀신고래로 변신한 등대가 따사로운 봄 햇살을 즐기고 있다. 이번 주말 '확 달라진' 정자항의 유혹에 넘어가면 어떨까.
글=강정원기자 mikang@ 사진=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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