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울산 五感거리] 20. 석쇠위의 왕소금 숯불구이 입안에서 '사르르'
[체험, 울산 五感거리] 20. 석쇠위의 왕소금 숯불구이 입안에서 '사르르'
  • 이보람
  • 2011.04.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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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계한우불고기특구

 

   
▲ 울주군 두동면 '봉계한우불고기특구'는 전국 유일의 먹을거리 특구로 석쇠에 쇠고기를 올려 숯불에 구워먹는 왕소금숯불구이가 일품이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형산강 상류 '혹돌'채집하러 전국서 몰려와
우시장 식육점 고기사다 구워먹던게 입소문
1993년 봉계리 일대 개점급증…47곳 성업중
언양 연계 홍보·불고기특구 지정 후 유명세

숯불 위 석쇠 올린 쇠고기 한 점에 왕소금을 뿌려서 먹는 소금구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쇠고기 먹는 방법 중 하나이지만, 이 먹는 법이 만들어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 쇠고기 먹는 법은 20여년 전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에서 만들어졌다. '봉계식 불고기'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로 퍼져나간 새로운 조리법은 봉계를 '한우 숯불구이'로 명성을 떨치게 했다. 봉계는 언양과 함께 전국 유일의 먹을거리 특구이다.

#'봉계식 불고기'에서 '봉계한우불고기특구'까지

우리나라 불고기는 봉계식, 언양식과 서울식,광양식, 횡성식 등이 있다. 서울식은 쇠고기를 잘게 썰어 국물을 자작하게 붓고 채소와 당면, 설탕 등 양념을 넣고 돌솥이나 신선로에 끓이는 방식이다. 언양식은 양념에 버무린 쇠고기를 숯불에 굽는 것을 말한다.
 봉계식은 쇠고기를 부위에 따라 0.5~1.5㎝의 두께로 썰어 석쇠에 올려 숯불에 직화로 왕소금을 간해 구워 먹는 것으로, '소금구이'를 연상하면 된다.

 이 같은 '봉계식 불고기'가 만들어 진 것은 20여년 전인 1980년대이다. 두동면 봉계리는 두서면 활천리와 인접해 있다. 활천리에 위치한 형산강 상류에는 '혹돌'이라고 하는 수석이 유명했다. 강따라 수석을 채취하러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수석채집가들은 수석을 채취한 뒤 마땅히 식사를 해결할 곳이 없었다.
 그 당시 봉계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우시장이 있었고, 지금의 한우불고기특구가 위치한 자리에는 정육점이 몇 곳 있었다. 수석채집가들은 봉계에 있던 식육점에서 즉석에서 썰어주는 한우를 사다 앞마당에 숯불이나 연탄불에 얹어 소금을 뿌려 구워먹었고, 그것이 봉계한우불고기특구의 시초가 됐다.

 그렇게 구워 먹은 쇠고기가 얼마나 맛이 기가 찼던 지 수석채집가들을 통해 전국으로 소문이 퍼져나갔다. 처음에는 번듯한 식당을 차려 영업을 한 것이 아니라 시골 어디나 있는 시골집 뒷마당에 화로를 놓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러한 모습이 남아 봉계한우불고기특구에 위치한 가게들은 옛 시골집을 개축, 증축한 모습을 띄고 있다.

 

 

   
▲ 봉계한우불고기특구에서는 살치살(꽃등심), 낙엽살, 갈비살 등 질 좋은 한우고기를 소금구이, 양념불고기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이렇게 봉계식 불고기가 입소문을 타자 한두 집 들어서 10곳이 됐고, 1993년 1월부터 3월까지는 하루밤 자고나면 한 집이 또 생길 정도로 새로 개점하는 곳이 늘어 20여곳 가까이 늘었다. 현재 봉계 한우불고기특구에는 47곳이 밀집해 있다.
 봉계가 한우불고기로 성업을 한 것은 1993년부터 1997년까지다. 이후 전국 각지에 비슷한 단지가 많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봉계도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봉계 상인들은 작천정에 벚꽃이 피는 4월에 언양 지역 상인들과 연계해 홍보차 행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1999년 4월 대형 천막의 절반은 봉계관, 절반은 언양관으로 정해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일반트럭에 가게에서 사용하던 도마, 냉장고 등을 실고 가 진행한 행사였지만 상인들이 연기를 많이 마셔 목이 쉴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성공적인 행사에 자신감을 얻는 봉계 상인들은 가을에 봉계에서 단독으로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자갈밭을 성토해 자리를 마련했고 그 해 10월 봉계 단지만의 단독 축제를 열었다. 이 역시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어 호황을 누렸다. 상인들은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 등에 지원을 요청했고 2000년에 열린 축제부터 2003년까지는 시·군의 지원을 받아 봉계 단독으로 축제를 열었다.
 이후 울주군의 제안으로 행사의 내실화를 위해 언양과 봉계가 격년으로 행사를 진행키로 했고, 2003년 가을에는 봉계가, 2004년 가을에는 언양이 각각 축제를 열었다.

 이 같은 행사로 봉계와 언양이 유명해지자 2006년 재정경제부는 언양읍 동·서·남부리 및 어음리 일원, 두동면 봉계리 일원 16만8,009㎡(언양 6만8,780㎡, 봉계 9만9,220㎡)에 대해 '언양·봉계 한우불고기 특구'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이는 봉계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불고기특구 지정 이후 언양과 봉계는 각각 102억3,6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옥외광고물 설치 및 간판정비 등 한우불고기 이미지 사업과 한울불고기 단지화 및 판매, 유통기반 구축을 위한 봉계시장 환경개선 사업 등이 추진됐다.

 이후 무리없이 격년으로 축제가 진행됐다. 2009년은 봉계가 축제를 열 차례였지만 전국적인 신종플루 여파로 축제가 취소됐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던 상인들이 아쉬움에 이듬해 5월 축제를 열고자 했지만 천안함 사건으로 전국적인 추도 분위기가 일면서 이마저도 무산됐다.
 올해 열리는 '2011 봉계한우불고기축제'는 기간이 3일에서 20일 정도로 대폭 늘어나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욱 많아진다. 이에 따라 봉계한우불고기축제 프로젝트팀이 구성되고, 그동안 단순 먹을거리 행사에 그친 한우불고기축제의 한계점을 보완해 독창적 축제 콘텐츠 개발과 방문객 중심의 특화된 테마별 행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울산 대표하는 '명품 축제' 되려면

봉계 한우불고기축제의 주 고객층은 부산·경남 사람이다. 부산·경남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울산은 25%, 대구·경북이 5%를 각각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기장·해운대에 철마불고기단지가 생성되고, 횡성에서도 봉계 축제를 벤치마킹 해가면서 차별성과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다. 단순한 먹을거리 축제로서는 한계에 달한 것이다. 또 주위에서 흔하게 소금구이집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봉계만의 매리트도 없어졌다.

 번영회와 봉계한우불고기축제 프로젝트팀은 단지 인근에 화훼단지를 조성해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를 파종할 계획이다. 6월께 코스모스를 심으면 축제가 열리는 10월에는 들판 가득 피어난 코스모스가 넘실거리게 된다. 또 봄에는 유채를 심어 계절별 피어난 꽃과 고기를 함께 즐기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봉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수상한 사람들'을 포함한 영화를 상영하고, 울주오딧세이, 소규모 음악회 등도 곁들인다. 또 시골장터와 배, 감 등의 지역특산물 판매, 우수암소 축제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2015년 봉계IC가 완공되면 접근성은 보다 강화된다. 경주처럼 지역을 벗어나 타 지역 사람들을 끌어모아야만 이름 그대로 '명품 축제'가 될 것이다.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소득증대는 당연한 일이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한 후에 KTX와 연계하고, 인근에 위치한 박제상 유적지, 치술령, 반구대 암각화 등을 같이 묶어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 홍보한다면 봉계 한우불고기축제가 전국에서 알아주는 축제가 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이보람기자 usybr@

 

 

 

   
 

"KTX연계 전국 홍보…올해 20일간 축제 풍성 기획"
[거리에서 만난 사람]  심동보 번영회 사무국장

"'이것이 축제다'라는 말을 듣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해 명실상부한 최고의 축제로 만들고 싶습니다"
 봉계 한우불고기축제에 대해 말하는 그는 너무나도 열정적이었다. 아이디어는 넘쳐났고 성공적으로 축제 규모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의지 또한 강했다.
 봉계불고기특구번영회 심동보(48·사진)사무국장을 만나러 들어서는 순간 그의 한 손에는 서류가 가득히 들려있었다. 당장 몇 달 뒤 치러질 올해 행사를 위한 단기계획부터 멀리 내다보는 장기계획까지 모든 것은 봉계불고기특구를 살리겠다는 데 맞춰져 있었다.

 "올해는 20일동안 축제를 하기 때문에 자칫 느슨해지거나 산만해질 수 있습니다. 날짜별로 테마를 정해 타이트하게 진행되도록 여러 가지를 고심 중입니다. 처음 시도하는 행사지만 울주군을 대표하는 축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근에 KTX역이 생기고 박제상 유적지나 반구대 암각화 등 멋진 관광상품이 있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지역 내에서만 홍보할 것이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홍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KTX 울산역과 영남알프스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참 안타깝더군요. 멋드러지게 만들어 놓은 박제상 유적지나 치술령, 반구대 암각화는 왜 활용할 생각을 못하는 건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면 시와 군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홍보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심 사무국장은 봉계와 10분 거리에 위치한 경주에 매년 850만명의 관광객이 오가고 있는데, 이를 그냥 보고만 있는 것 역시 아쉽다고 했다. 그는 KTX 차 내나 매거진 등에 홍보하고, 역 앞에 홍보차를 세워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단위의 홍보를 해야합니다. 하동의 코스모스 축제나 창원 생명축제에는 각각 60만명, 30만명이 왔고, 특산물 판매액 역시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제대로된 축제 하나 만들면 지역경제활성화와 소득증대는 당연히 따라오는 것 아닙니까? 지자체에서 유연한 발상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줬으면 합니다"

 심동보 사무국장은 홍보 외에는 오롯이 상인들의 몫이라고 말한다. 올해는 특히 '불편·불만 제로화'를 목표로 두고 축제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
 "낭비성, 일회성은 배제하고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 또 지역 특산물 등과 연계한 행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계획대로 모든 것이 잘 준비된다면 올 가을 3주 동안은 봉계 들판이 들썩들썩하지 않겠습니까?"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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