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구석구석] 8. 한적한 어촌에서 조선산업 메카로 '우뚝'
[울산 구석구석] 8. 한적한 어촌에서 조선산업 메카로 '우뚝'
  • 서승원
  • 승인 2011.04.28 21:23
  • 기사입력 2011.04.28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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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방어동
   
▲ 1960년대 방어진은 작은 상가들이 모여있는 전형적인 어촌이었다. 사진은 방어진항 동진의 모습.

요즘도 '동구'를 많은 사람들이 '방어진'이라고 일컫는다. 방어진은 동구의 역사와 지역적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곳이다. 동구 시가지를 지나 방어동의 주택가를 거쳐 방어진항으로 들어오면 탁트인 바다와 함께 어촌항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촌의 바다 냄새와 고기잡이배, 어민들이 바삐 움직이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 삶을 개척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방어진항은 동구가 조선산업 도시 이전에 바다를 끼고 있는 어업도시라는 것을 알게해준다.  한때 수산업과 철공업의 번성으로 지역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방어진은 어업의 쇠락기를 맞아 한동안 침체됐으나 최근 다시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옛어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

 

 

   
▲ 1960년대 방어진 시장길.

 방어진이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역사에 등장하는 것은 세종 7년(1425)에 편찬된 '경상도지리지'인데, 즉 국방 요충지로서 '방어진(方魚津)'이라는 이름이 최초로 거명되고 있는 것이다. 신숙주의 '해동제국기'에 삽입된 염포지도에 '방어진목장(牧場)'이라 쓰여있다.

 방어진을 예전에는 '방어나리'라고 불리웠는데 나리(津)는 내(川)의 한 별형(別形)으로 사람이 사는 터전 내지 땅이니 즉 마을을 일컫는다.

 동구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방어진은 주택가와 항구, 상점가가 혼재된 모습을 하고 있다.
 방어진항은 선박이 수시로 드나드는 예전 어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오징어잡이 철인 요즘, 오징어는 보기드물지만 대신 멸치와 청어를 쉽게 볼수 있다. 특히 방어진항 바로 앞에 있는 수협 위판장에서는 새벽부터 저녁 6시까지 고기가 들어올 때마다 수시로 경매가 열리는 이색풍경을 볼수 있다.
 
#1900년대 초반 울산 경제 중심지

100여년 전 쯤 방어진은 아시아 수산업의 중심지였다. 한반도를 일제가 강점한 이후 방어진에는 일본 오카야마현 히나세 어민들이 집단촌을 이루고 살았다. 특히 1920년대 중반에 방어진 인구는 3만명이나 됐고, 학교와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있어 당시에도 지역에서 가장 번영했다.

 

 

 

 

   
▲ 1960년대 청루 골목.

 동구에서 가장 오래된 방어진 초등학교는 1909년 '심상소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해 현재도 방어진초등학교의 개교 100주년 행사에 울산 방어진이 고향이고 방어진초등학교를 나온 일본 비젠(備前)시 주민이 동문 자격으로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1928년에는 방어진에 동해안 최초의 방파제가 세워지기도 했다. 또 1930년대 방어진 근해는 세계 3대 정어리 어장으로 꼽혀 일반 어류뿐만 아니라 고래도 많이 잡혔다. 때문에 방어진도 남구 장생포와 함께 포경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현재는 이 일대가 방어진시외버스 터미널과 아파트 등이 밀집해있어 동구에서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일본인 진출한 어업 전진기지

동구 방어동 위쪽에 있는 마을이라 '상진'이라고 부르고 지형이 지렁이 같이 생겼다고 '지렝이'라고도 한다. 방어동 상진마을 일대에는 일본식 가옥이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1900년대 많은 일본인들이 정착해 생활터전을 잡고 살아간 곳으로 아직도 일명 '히나세 골목'이라고도 불리우는 옛 흔적이 남아있다. 실제로 이 일대에는 석축을 쌓고 나무로 2층을 올린 일본식 복층 건물, 물방울을 튕기듯 시멘트를 투박하게 바른 벽, 사선으로 짧게 뻗은 목재 처마, 붉은 벽돌과 기와지붕 등 일본식 가옥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한 건물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 수산업과 철공업의 번성으로 지역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방어진은 어업의 쇠락기를 맞아 한동안 침체됐으나 최근 다시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사진은 방어진항 전경.


 또 경사진 마을에서 내려가면 상진포구와 맞닥뜨리게 된다. 방파제에는 이른 아침부터 낚시꾼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진을치고 있다. 특히 이곳은 감성돔과 학꽁치가 잡혀 낚시꾼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1900년 당시에도 많은 낚시꾼들과 주민들이 고깃배를 타고 낚시를 즐긴 곳으로 알려져있다.
 방어진항과 달리 상진포구에는 횟집이 몇군데 없지만, 활어가판대가 있어 주민들이 부담 없이 즐겨 찾는다. 특히 상진포구는 선상낚시로도 유명한데 건조된 지 40년넘은 나무배를 노를 저어 몰고 오는 낚시꾼들도 쉽게 마주칠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녀들이 갓 잡아온 멍게 등 해산물을 능숙한 손놀림으로 손질하는 모습도 또다른 볼거리이다.
 
#방어진항 정비·슬도 해상공원 조성

 

 

 

 

   
▲ 현재의 방어진항 인근 즐비한 횟집.

 1900년대 초중반까지 눈부신 경제성장을 하던 방어진은 1900년대 후반 들어 산업화도시로 변모하며 쇠락한다. 한동안 경제성장이 주춤하던 방어진이었지만 최근 들어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한때 방어진항의 명물이었던 방어진 가판대를 철거하고 올해 현대식 시설을 갖춘 방어진활어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로인해 값싸고 싱싱한 수산물을 즐길수 있는만큼 손님들의 발길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부터 전국적으로 방영된 MBC 주말드라마가 방어진항과 슬도 일대에서 촬영되면서 슬도를 포함한 방어진항 일대의 독특한 풍경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동구청은 방어진항 정비사업과 슬도 해양소공원 조성사업이 추진중이다. 한때 어업의 중심지로 번성을 누리던 방어진이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은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승원기자 usssw@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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