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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을 절뚝거리며 다가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지난 5일 계단에서 굴러 살이 밀리고 인대가 다쳐 150바늘이나 꿰맸다고 한다. 의사는 깁스를 하고 한동안 입원하라고 했지만 박성민 중구청장은 그러지 않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곳곳에서 열리는 어르신잔치와 행사에 참석해 중구의 희망을 이야기했다. 다리가 부러지고 잘려도 공인으로서, 구청장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다. 어버이날 잔치에 나온 어르신들에게 다리 때문에 '큰 절'을 못 올린게 안타깝단다. 4·27재보선에서 울산 중구청장으로 당선된 박성민 구청장을 만나 중구의 희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 박성민 중구청장이 가정을 꾸리고 싶은, 애를 놓고 키우기에 가장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주거중심의 발전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

시민들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게
행정이고 정치

 

"중구는 결국, 머물고 싶고 행복한 '사람 살기 좋은' 도시로 가야 됩니다"
 박성민 중구청장이 그리는 미래 중구의 그림이다. 일터는 남구로, 동구로 가더라도 가정은 중구에서 꾸리고 싶고, 애를 놓고 키우기에 가장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큰 공장도 없고 대형 유통시설도 없는 울산 중구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은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아온 '거주지'로서의 장점을 더욱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는게 박 구청장의 생각이다.

"복지·문화분야 인프라 확충 최선"

 "중구는 울산의 중심입니다. 남구와 다른 구를 분가시킨 큰 형님이죠. 중구의 집은 모두 정남향이고, 공기 좋고, 인심 좋고, 옛 추억이 깃든 도시입니다. 울산의 정신자산이 깃든 곳이기도 하구요. 중구의 재정사정이 열악하고 분위기가 조금 침체되어 있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는 없어요. 동생(남구, 동구 등)이 월급 더 받는다고 큰 형이 시셈해서는 안되죠"
 중구의 자존심이 엿보이는 박 구청장의 말이다. 사람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해 박 구청장은 복지, 문화 인프라 확충을 재임기간 중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중심의 복지정책을 펴고, 사각지대에 놓은 구민을 위한 더욱 돈독한 사회안전망 구축,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적극적인 복지 인프라 구축이 구민 모두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행복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이라는게 박 구청장의 설명이다. 중구청 청사 이전 등 외형적인 정책은 그 이후에 생각해야 될 문제다.

"중구 발전의 가장 걸림돌은 재정"

 중구청장 당선 후 열흘간 각 실·과 업무보고를 받은 박 구청장은 자신의 밑그림을 실현하는데 '작은 벽'을 느꼈다고 한다. 아니, 안타깝다고 한다. 당장 현안 사안을 추진하는 재원 확보부터가 문제다. 중구의 재정자립도는 19.3%로 울산에서 가장 열악하기 때문이다. 박 구청장은 울산시와 중앙정부에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자체 수익사업 등으로 세수를 증대시키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지만, 그렇게 녹녹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제 저녁 중구를 사랑하는 지인들과 식사자리에서 중구를 위해 할 일과 현재 중구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어요. 함께 했던 지인들도 눈물이 맺혀 있는 걸 봤어요"
 그렇지만 박 구청장은 새로운 구청장답게 침체된 분위기를 확 없애고 기분좋은 새출발을 다짐했다. 구청장이 생각을 바꾸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선거를 하면서 중구민들에게 약속했던 약속들을 3년 동안 발로 뛰어 반드시 실천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구민들과의 약속 3년동안 발로 뛸터"

 박 구청장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키고 고된 나날을 보내면서도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는 주민들의 간절한 눈빛을 보았고, 중구의 변화를 갈망하는 모두의 외침을 들었다"며 "그것은 우리 중구의 자긍심을 꼿꼿이 세울 수 있는 기분 좋은 변화를 원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목민관으로서 박 구청장의 철학은 '시민들이 정치에 신경 안 쓰게 하는 행정과 정치'다. 강도 없는데 다리를 놓겠다는 헛된 약속보다, 시민들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게 행정이고 정치라는 신념이다.
 선거를 위해 '표'를 염두에 둔 행정은 결국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울산 중구에서만 5번 출마해 선거를 치렀고, 대통령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 기수로 앞장선 박 구청장은 태생부터 정치인이다. 중구 병영 출신으로 초·중·고교 규율부장과 대대장 등 학교간부를 도맡아하며 리더십을 키운 박 구청장은 7년간 병영3.1만세운동을 재현해온 병영청년회 회장을 지냈다. 이후 12년간 JC 활동을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닦았다.

"지킬건 지키고 버릴건 버려야 후회없어"

 자신의 성격 중 장점을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해 내는 강한 추진력과 소신과 의리라고 꼽는 박 구청장은 유유부단함을 가장 싫어한다고. 지킬 건 지키고 버릴 건 버려야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꿈꾸는 중구민들에게 박 구청장은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어느 누구 하나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 모두가 행복하고 따뜻한 도시 '삶의 질이 높아지는 새로운 중구'를 건설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박 구청장은 "앞으로 평생 개인 안위는 절대 생각하지 않고 중구민을 위해 살겠다"며 두 손을 꽉 잡았다.   정재환기자 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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