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우리병원 강관수 원장이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상가에서 일하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허리통증 및 여러가지 증상에 대해 상담을 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통로에 아스콘 포장하고 쇼핑카트 도입
노래자랑·경품 등 다양한 이벤트 개최
화장실 증설·차량통행 제한 등 숙제도


조기치료 방치해 골다공증 판정 받기도
친절한 검진에 상인들 향후 재방문 희망


#할인마트 강점 따라하기로 소비자 편의 증대

동네마다 있는 일반 전통시장과 다를 것이 없어보이지만 울산 동구의 중심지 대송동에 위치한 대송농수산물시장에는 대형마트처럼 '쇼핑카트'가 있다. 이 시장의 '쇼핑카트'는 지난 2008년 인근에 홈플러스가 들어서면서 시장 상인회가 고안한 것이다.
 대송농수산물시장은 지난 1991년에 형성되기 시작한 종합시장이다. 상인회에 따르면 당시 동구에 지금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농수산물도매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을 유치하고자 건물 등을 지었지만 지역적 특성 등과 맞지 않아 도매시장에서 소매시장으로 변화했다.

 

 

   
▲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상가 입구.

 


 형성 초기에는 40곳의 상가가 건물 안에만 들어서고 건물 양쪽으로 노점상들이 들어선 형태의 시장이었다. 홈플러스 동구점이 들어서기 전에는 시장 입구에 가만히 서 있기만해도 밀려 안으로 들어가고, 유모차 등은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지금은 노점 80여개 상가 120여개가 들어서고 상인 200여명이 성업 중이다.

 하지만 2008년 지역에서 유일하게 대형마트가 없었던 울산 동구에, 더군다나 시장과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 홈플러스동구점이 들어서면서 시장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시장 상인들은 2005년 홈플러스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던 때부터 이를 막기 위해 단체 행동에 나섰다. 홈플러스의 등장은 시장 상인들의 단합을 불러일으켰다. 그 전까지 대송1번가 상인회, 시장번영회 등 4개 상인회로 분리돼 각자 운영되던 것이 홈플러스 입점을 막기위해 힘을 합치기 시작하며 통합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후 그 해 3월, 총회를 거친 뒤 대송농수산물상인회가 발족했다.

 상인회 발족 후 2008년 8월께 국비와 시비, 구비 등 총 사업비 19억3,000만원을 들여 길이 362m, 넓이 8m, 높이 13.5m의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화장실 등 시설현대화 사업이 이어졌다. 상인회는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갈수록 위축되는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아케이드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서비스를 개발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쇼핑 카트'를 도입했다. 주차를 한 뒤 카트를 밀며 물품을 구입하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할인매장의 강점 따라하기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상인회는 카트가 쉽게 다닐 수 있도록 시장 통로를 아스콘으로 포장하고 장바구니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이 외에도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인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매년 노래자랑, 공연, 경품추첨 등을 하는 행사도 마련하고, 매달 월례회를 열어 마케팅이나 친절교육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시장 내에서 소매치기가 극성을 부리자 CCTV 25대를 설치, 지금은 단 한 건의 사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케이드 안으로 24시간 차량이 통행하면서 발생하는 먼지, 부족한 화장실 등은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시장 상인들은 차량이 통행하는 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경찰, 동구청 등에 제안한 상태지만 주위 도로소통을 이유로 답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깨끗한 시장, 위생적인 시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간을 정해 아케이드 내 차량통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인들의 노력에 따라 지역민들도 대송농수산물시장을 찾고 있다. 대송농수산물시장이 무엇보다도 자랑할만한 신선하고 저렴한 농산물의 판매에 더해 편리한 쇼핑 등을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지금도 상인들은 고심하고 있다.

 

 

 

 

   
▲ 울산우리병원과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 상인회는 8일 대송농수산물시장 상인회 사무실 앞에서 울산우리병원과 함께하는 허리펴는 재래시장 MOU를 체결했다. 강관수 원장과 황삼철 회장이 협약서에 서명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자꾸 미루다 크게 아파야 병원 찾게 돼

"옛날에 이런 게 있었으면 수술까지 안했을낀데, 아쉽네~" 울산우리병원이 시장 초입에 마련한 임시 의료검진소를 찾은 한 상인이 아쉬운 듯 말했다. "상인들이 다 그렇다이가~ 아프면 물리치료 쪼깨 받다가 괜찮아지면 또 안가고. 결국 그래가 수술하게 됐지. 진즉에 요래 시장에 찾아와서 상담 해주는 게 있었으면 수술 안 하고도 치료했을낀데"
 옆에 앉은 상인도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장사하다보이 드러누울 정도되면 급하게 찾아가고 그렇지 뭐. 안그래도 당뇨가 있는가 궁금했는데 울산우리병원서 이래 와가 검사해주고, 또 당뇨도 없다고 하이 안심되고 얼마나 좋노. 그런데 담에는 언제오노?"

 오전부터 울산우리병원 무료봉사단을 찾는 상인들로 임시 의료검진소는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도 역시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기는 쉬지도 않고 돌아갔다. "어머니, 약 꾸준히 안드셨죠? 앞으로는 더 신경써서 관리하셔야 돼요" 1년여 전 골감소증이 있다는 걸 들었지만 한 달만 약을 챙겨먹고 약을 중단했다는 한 상인은 골다공증 결과를 받아들고 멋쩍은 듯 웃었다.
 이날 의료상담을 나선 강관수 원장 앞도 상인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다. 허리가 아프다는 상인, 어깨가 아프다는 상인, 등이 아프다는 상인, 무릎이 아프다는 상인. 아픈 곳도 다양했다.

 각 증상마다 강 원장은 수술이 당장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으니 주사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는 방법을 택하는 게 좋겠다, 근육통인 것 같으니 약먹고 물리치료를 하며 경과를 보는 것이 낫다, 주사만 계속 맞는 것이 아니라 운동요법이 병행되야 한다 등의 답을 내놓으며 상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울산우리병원의 무료 건강검진을 다 받고 돌아가는 상인들의 생각은 비슷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울산우리병원이 조만간 다시 찾아와주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배달·무료주차권제·노후시설 등 확충
 상인들 위한 미소금융 소액대출도 진행"

황삼철 대송농수산물상인회장


"울산에서 가장 쇼핑이 편리한 1등 시장, 최고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대송농수산물시장의 탄생과 궤를 같이한 대송농수산물상인회 황삼철(51·사진) 회장의 대송시장에 대한 애착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머리 속에는 온통 '시장을 어떻게 하면 활성화할까',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좀 더 편리할까'만 들어있는 듯 했다.
 그러한 그의 관심과 열정 덕분에 대송농수산물시장에는 다른 전통시장에는 없는 쇼핑카트도 등장했고, 상인회가 일부 부담하고 개별 상인들이 일부 부담하는 배달제, 동구청과 상인회가 각각 분담해 고객들에게 무료주차권 배부 등의 방법들이 실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를 비롯한 시장 상인들의 열정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홈플러스의 24시간 운영이다. 황삼철 회장은 홈플러스가 1년여 전부터 24시간 영업을 하면서 이로 인한 타격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24시간 운영을 하기 시작하면서 장사를 하고 마친 뒤 시장에서 물건을 사던 사람들이 이제는 대형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고 있습니다. 시장의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시장 인근에 들어섰으면 적어도 영업시간 제약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청이나 시청에서 좀 도움을 주면 좋겠네요"
 황 회장은 영세상인이 많은 시장상인을 위해 울산에서 처음으로 미소금융을 통한 소액대출을 진행하려고 한다. 구청의 협력이 있다면 적은 이율에 시장 내 상인들이 이용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달제, 무료주차권 배부 외에도 앞으로 황삼철 회장이 하고 싶은 일은 많다. "밖에만 집중하다보니 오히려 건물 안에 소홀하게 됐어요. 그래서 건물 안에 화장실을 확충하고 노후시설도 리모델링 공사 등을 통해 깨끗하게 만들 예정이고,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기만 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비어있는 상가건물 지하도 주차장화 화려고 생각 중입니다. 또 시장 입구 길따라 위치한 노점들을 아케이드 안으로 들여 깨끗하게 정비하고 싶습니다" 이보람기자 usybr@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