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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직·임지윤 부부가 지난 2일 태어난 첫째 딸 May(태명)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아이는 정말 하늘이 내려주는 보물인 것 같아요. 기다렸던 아이인 만큼 건강하고 예쁘게 키우고 싶어요"
 보람병원 모자병동에서는 조현직(33)·임지윤(32)부부가 첫 딸 메이(May·태명)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유산후 직장 그만두고 임신에 집중
집착·우울증에 가족들도 마음고생
난·불임 치료 지원 더 많아졌으면

    메이라는 태명은 5월 31일이 출산예정이어서 지어진 태명이다. 메이는 지난 2일 오전 3시54분에 2.85㎏으로 태어났다. 이 부부에게 메이는 특별하다. 결혼한 지 5년 만에 가진 아이이기 때문이다.

 "결혼 2년 뒤에 아이를 갖자고 생각했죠. 그런데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라구요. 결혼 3~4년 차에 처음 생긴 아이는 유산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정말 아이는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닌가봐요. 지금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아이 갖는데만 집중을 한 탓인지 집착하게 되고 우울증도 오더라며 그의 가족들도 아이에 대한 말을 꺼내면 오해를 살까 말을 못했다고 이제야 말하더라고 임지윤씨는 전했다. 이 부부는 지난 추석에 임신을 알게됐지만 병원에서 검사를 하니 아기집이 안보여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한 주가 지난 뒤 검사에서 아기집이 보이자 임지윤씨는 그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머리 속을 지나가 많이 울었다.

 "임신이 안되던 시절 남편이 스스로 다짐하고 힘내는 의미를 담아 희망적인 이야기를 일기로 썼더라구요. 저는 그걸 읽으면서 그동안 예민하지는 않았나 반성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 힘든 시간을 큰 갈등없이 잘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이들 부부는 난임이나 불임 부부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난·불임을 치료하는 병원도 잘 없고 사회적으로 쉬쉬하는 분위기이다보니 가족만 마음고생을 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조현직씨 부부는 이러한 부부를 위한 지원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귀하게 가지게 된 아이지만 혹여 역효과가 날까 너무 귀하게 키우고 싶지는 않다고 이들 부부는 말했다.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학교생활, 사회생활 하면서 바뀌는 성격이나 성향이 긍정적이였으면, 또 남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것이다.
 "이제는 공원에 도시락 싸들고 놀러가 돗자리 펴놓고 아이와 같이 놀러갈 수도,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갈 수도 있게 됐네요. 입구에서 아이와 아내가 나란히 서 '아빠, 다녀오세요'하는 날도 너무 기대됩니다."   이보람기자 usybr@ulsanpress.net 후원=울산광역시·인석의료재단 보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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