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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삼남 강당·상천마을 주민 "소음·미관저해 뻔해"
도로공사 "교통영향평가 결과 위험많아 변경 불가피"

 

 

   
▲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강당마을 곳곳에 울산~함양 고속도로 노선변경과 관련해 마을주민들이 내건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내년 착공에 들어가는 '울산~함양 고속도로' 노선이 하이테크밸리로 지정된 울주군 삼남면 강당·상천마을 일대를 통과하는 것으로 변경되자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 년간 하이테크밸리 지정으로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와중에 마을을 관통하는 고속도로까지 나게 되면 마을이 두동강 날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며 집단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민들은 이같은 노선변경의 배후에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안전성을 위해 노선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내년말 착공 예정 실시설계 중

울산~함양고속도로는 지난 2003년 기획재정부가 또 2005년 국토해양부가 각각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치고 2009년말 기본설계가 완료됐다. 지난해 9월부터 내년 상반기 목표로 실시설계를 실시해 빠르면 내년말 착공할 예정이다.
 총 길이 144.8km에 왕복4차로로 5조9,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고속도로는 그동안 4대강 사업 등에 순위가 밀린데다 배내골과 영축산(통도사) 구간 민원과 지역별 이해관계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그중 울산~밀양 노선은 지난 2009년 기본설계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가 (가천리 일원에 지정된) 하이테크밸리를 지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울산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삼성SDI 울산공장과 방기마을 일원을 지나도록 계획됐다.

 

 

#마을 통과해 신불산 터널 연결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실시설계 과정에서 기존 노선을 하이테크밸리로 지정된 강당마을과 상천마을을 지나 신불산터널로 연결되도록 노선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노선 변경안은 기본설계 때도 가장 타당성이 높은 노선으로 평가됐지만 울산시의 요청에 따라 배제했었다"며 "하지만 교통영향평가 결과 기존 노선안의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남언양JCT(분기점)가 통도사IC와 불과 1㎞ 내에 있어 안전상 문제가 너무 커 노선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울산시로부터 영향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하이테크밸리를 통과해도 문제가 없다는 허락을 받았다.
 
# 하이테크밸리 때문에 재산권 제약

느닷없이 고속도로가 마을을 관통하게 된다는 소식을 접한 삼남면 가천리 강당마을과 상천마을 주민들은 결사반대 플랭카드를 동네 곳곳에 내걸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고속도로가 마을을 가로지르도록 변경되면 자연부락이 두동강이 날 뿐 아니라 소음과 미관 훼손 등으로 사람이 살지 못하는 동네로 전락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의 반대에는 하이테크밸리로 고시된 이후 수년 동안 아무것도 없이 권리행사를 못 해 왔는데 국책공사로 2~3중고의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불신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강당마을 남근희 이장은 "도공측이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고려치 않고 경제성에만 급급해 노선 변경을 고집하고 있다"며 "마을을 두번 죽이는 고속도로는 '절대 불가'"라고 말했다.
 게다가 주민들은 노선변경이 외압에 의해 이뤄진 게 아니냐며 도공과 울산시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 "집단행동도 불사"

주민들은 6일, 7일 이틀동안 한국도로공사의 의뢰를 받은 사회갈등연구소의 의견수렴 절차도 거부했다. 사회갈등연구소는 PI(주민참여형 건설)을 위해 마을회관에서 주민여론을 수렴할 계획이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주민들은 앞으로 울산시청과 한국도로공사 항의방문을 비롯 집단행동을 통해 노선 변경을 끝까지 막겠다는 입장이다.

 사회갈등연구소 조승대 선임연구원은 "노선변경안은 확정된 것이 아니고, 주민들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 완충시켜 실시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최종 노선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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