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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교통, 지역 최초 3개노조 설립 신고
한국로디아·울산시·카프로 등 5건 그쳐
대기업은 기존노조 영향력 커 어려울 듯
노노갈등 사업장· 中企위주 재편성 전망


 지난 7월 1일 복수노조 제도 시행 후 울산지역에서도 모두 5건의 설립신고가 이뤄지는 등 노조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지역 노동계의 당초 예상대로 대기업노조의 복수신고가 이뤄지지 않는 등 지역 노동계에 미치는 파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부분 상급단체 없어

10일 울산시에 따르면 복수노조 제도 시행이후 현재까지 울산에서는 모두 5건의 노조설립신고가 이뤄졌다. 지난 8일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의 택시회사인 한일교통에서 조합원 3명으로 구성된 한일교통 열린노조 설립신고서를 울주군에 제출했다. 이들은 기존 노조에 가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일교통에서는 조합원 6명으로 구성된 한일교통 민주노조가 노조가입 신고를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일교통에는 기존 조합원 111명을 둔 노조가 활동하고 있어 3개 노조가 설립되는 상황을 맞았다. 울산지역에서 노조가 3개 설립되는 사업장은 이 곳이 처음이다.

 지난 7일에는 울주군 온산읍의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한국로디아(주) 사무직노조가 조합원 25명 규모로 노조 설립 신고서를 울주군에 제출했다. 이들 노조는 상급단체 없이 신고했으며, 사무직 뿐아니라 생산직 근로자도 가입할 수 있는 노조다. 한국로디아는 기존 노조는 조합원 96명으로 한국노총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6일에는 울산시청 무기계약직 근로자 노조의 현직 위원장이 새 노조를 설립해 눈길을 끌었다. 울산시 무기계약직 근로자 98명(환경미화원 15명 제외) 중 17명이 모여 울산시 공무직 노조(위원장 박영삼)를 설립했다.

 기존 무기계약직 근로자 노조(조합원 46명)는 전국자치단체노조 울산시청 지부로 민주노총 소속이며, 새로 생긴 울산시 공무직 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이다.
 지난 1일에는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인 카프로 울산공장의 노조위원장 출신을 비롯한 근로자 12명이 모여 울산지역 1호 복수노조를 설립했다.
 카프로의 현 노조는 한국노총 계열로 조합원 240여명이며, 새로 생긴 노조는 상급단체 없는 독립 노조다.
 울산시와 울산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복수노조 설립 신고에 대한 문의가 계속되고 있어 좀더 지켜 봐야겠지만 새 노조 설립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늬만 노조' 전락 우려

복수노조 시행에 앞서 지역 노동 전문가들은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울산에서는 당장 많은 노조가 설립되지 않을 것"이라며 "복수노조 설립 신고는 대기업 노조보다 중소 사업장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실제 현재까지 울산지역에서 복수노조에 설립한 5개 노조도 300인 이하의 중소 사업장들로 이 같은 전망이 맞아 떨어졌다.

 지역에서의 복수노조 신고가 많지 않고, 특히 대기업에서의 복수노조 신고가 어려운 것은 기존 노조의 영향력 때문. 기존 노조와 갈등이 있어 복수노조 설립을 하더라도 그와 상응하는 권한이나 능력을 갖지 못하면 '무늬만 노조'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지역 노동계 한 관계자는 "노동의 메카 울산의 경우 오랜 기간 노사 갈등의 지속으로 현재 대다수의 사업장이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노조가 존재하고 있다"며 "울산에서 복수노조 신고는 노노 갈등이 있거나 제대로된 노조가 없는 일부 중소 사업장 중심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 상당수 대기업 근로자들은 기존 노조 체제 아래서 노사간 합의로 잘 운용되고 있는 수준 높은 단체협상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굳이 새 노조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고, 기존 노조에 반대되는 세력이 나온다 하더라도 입장을 달리 할지는 미지수여서 노조 설립신고를 섣불리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r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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