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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노사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함께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은 또하나의 뜨거운 감자다. 야간 작업을 없애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게 목적인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을 두고 노사간 논의에 대한 현장 조직의 여론 왜곡이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울산신문 자료사진

올 연말 시행 앞두고 세부사항 조율 불구 방해작전
여론조사 거부 종용·근무형태변경위 불신 등 조장
차기 노조선거 위한 집행부 흔들기가 암초 될 수도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은 현대차 노사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함께 또하나의 뜨거운 감자다.
 파업과 직장폐쇄, 공권력투입까지 불러왔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건너야 하는 강으로 인식돼 온 주간연속2교대제. 현재의 주야간 근무의 맞교대 시스템을 바꿔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는 휴식을 취하고, 대신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해 업무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현대차는 30년 넘게 24시간 주야간 맞교대를 해왔다. 주간조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야간조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밤샘 근무를 하는 구조다.
 반면 주간 연속 2교대제는 주·야간조가 10시간(2시간 잔업 포함)씩 근무한 뒤 교대하는 지금의 근무 형태를 8시간+8시간 2개조로 바꿔 심야 근무를 없애자는 것이 핵심이다. 야간 작업을 없애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 노동강도-임금수준놓고 마찰

노동계는 "똑같이 8시간을 잔다 하더라도 생체리듬 상 낮에 일하고 밤에 자는 것과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것은 수면의 질에서 하늘과 땅 차이이고 이로 인해 생체 리듬이 파괴되고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파괴된다"고 주간2교대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2008년 현대차 노사 모두 장시간 밤샘근로에 따른 부작용을 막자는 데 공감하고, 올 연말 제도 시행을 위해 현재 세부 사항을 논의중이다. 노동자들이 점점 고령화가 깊어감에 따라 하루 빨리 도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란 것도 주간 2교대제 도입 논의에 가속도를 붙게 했다.
 주간2교대 도입을 위한 핵심 논의사항은 근로시간이 줄어드는데 따른 생산성 하락과 임금수준. 경영계는 잔업이 줄어드는 만큼 시간당 생산성을 맞추기 위해서 노동강도를 높여한다는 입장이나 노동계는 임금ㆍ노동강도는 이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 조합원들도 도입에 긍정 반응

이런 가운데 최근 설문조사 결과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 절반 이상이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위해 월급제가 전제된다면 노동강도가 강화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위해 당부해달라는 질문에는 다소 부족하더라도 빠른 시일내에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46.3%로 가장 많은 것도 확인됐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과정에서 합리적 노사관계를 흔들어대는 현장 제조직들의 견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주간2교대제 도입을 위한 노사간 논의에 대한 현장 제조직의 여론 왜곡이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집행부와 노선을 달리하는 현장 제조직은 주간연속2교대 추진을 위한 노사공식기구인 근무형태변경추진위 활동에 대해 "회사에 이로운 행동을 하고 있어 공식활동을 믿지 못하겠으니 합의사항을 뒤엎으라"며 흠집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조합원의 요구와 정서를 위해 일하는 조직의 위원사퇴를 종용하고 어느 사업부에선 대의원들이 조합원들에게 공조직 사업인 면접을 통해 여론 조사마저 거부하라는 지침을 문자로 발송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장 강성 노동조직의 노사공식기구 부정 행위는 현 집행부의 3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를 통한 합리적 노사관계를 훼방놓는 동시에 차기 집행부 선거를 노린 정치적 포풀리즘의 전형이란 지적이다.

#전형적 정치적 포퓰리즘 

이 같은 집행부와 현장 조직 간의 갈등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선거를 앞두고 현장 조직들의 현 집행부에 대한 '흔들기' 성격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란 게 노동계 안팎의 중론이다.
 주간 2교대 시행에 노조가 주장하는 '근로시간 단축, 임금보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쟁력 제로를 위한 생산성 향상이 선결 요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에 현 집행부를 중심으로 절대 다수의 조합원들은 '선 도입, 후 보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노동강도, 임금보전, 생산성 확보 등에서 합리적 접점 찾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제조직의 심각한 여론 왜곡과 집행부 흔들기가, 현대차 노사간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을 위한 팽팽한 줄다리기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이란 우려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현대차 노동자는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생산 시스템의 변화라는 중차대한 일이라 주간 2교대제 도입 합의를 위한 과정 중 노사간 신뢰는 절대적이다"며 "자칫 집행부 흔들기는 제조직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락현기자 r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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