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급변하는데 방재는 '제자리'
기후 급변하는데 방재는 '제자리'
  • 하주화
  • 2011.08.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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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울산 강우패턴 변화
▲ 울산지역에도 140㎜이상 강수량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구 온산읍 외항로 인근 도로가 폭우로 불어난 물로 차량 운행에 지장을 받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한달 동안 잇단 기습폭우에 곳곳 물바다
시가지내 배수시설 시간당 30~47㎜ 한계
침수·하천범람 방지 저류시설 설치 시급

최근 중부지역에 시간당 100mm에 이르는 기습폭우가 발생하면서 울산에도 홍수대책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기존 치수·방재 시설은 달라진 강우패턴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집중호우나 태풍 내습이 무시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재난대응 체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게릴라성 호우 잦아져
울산에는 지난달 9일 하루 동안 147.5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더니 11일에는 최고 140mm 가 넘는 비가 내렸고, 29일에는 시간당 23.5mm물폭탄이 터졌다, 지난 6월 26일 하루동안 164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일일 강수량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이후 한 달 여만에 수차례 기습폭우가 이어지면서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통제됐다.

수년전부터 시작된 기상이변으로 벌어지고 있는 게릴라성 호우는 이제 일상이 돼가고 있다. 울산기상대 관계자는 "강수량이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울산 역시 기상 이변으로 인한 기습폭우가 잦아진 만큼, 이로 인한 재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수시설 역부족
언제든지 기습폭우가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치수·방재대책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배수시설은 이 같은 이상기후가 배제된 과거 패턴을 기준으로 설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빗물이 일차적으로 빠져나가는 우수관은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시가지의 경우 5년(지선) 또는 10년(간선)의 '강우빈도'를 기준으로 매설된다. 강우빈도란 수년간의 강우량을 근거로 해 큰비가 올 확률을 적용한 것으로, 쉽게말해 5년 또는 10년 만에 한번 내릴 확률의 큰 비에 맞춰 우수관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이는 시가지의 경우 통상 시간당 47mm의 강수량까지만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이다.

때문에 최근 이를 능가하는 강수가 잦아지면서 기존 우수관로가 물처리 역부족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실제 지난 2008년 8월 한시간 만에 69mm의 물폭탄이 쏟아지며 도심전역이 마비되기도 했는데, 이는 사실상 100년 빈도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남구 삼산·여천지구(삼산동, 달동, 신정3동)와 중구 학성지구(중구 학성공원 일원)등 시간당 30mm만 넘어도 침수가 불가피한 재해위험지구는 이 같은 집중호우시 심각한 물난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들 우수관을 거친 빗물을 모아 하천이나 바다로 퍼내고 있는 배수펌프장 19개소(남구7(간이펌프시설 3곳 제외)·중구 7 북구 3 울주 2)의 설치기준도 30년 또는 50년 빈도에 머물고 있다. 빗물이 최종 도달하는 하천의 경우는 50년~100년을 기준으로 하지만 급격한 도시화로 녹지가 축소되면서 우수가 하천으로 유달하는 시간이 짧아진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지난 2008년 집중호우의 영향을 받아 여천천과 무거천의 일부가 범람하기도 했다. 특히 여천천을 비롯해 외황강, 회야강 등 상당수가 지방천이 바다와 이어지는데, 100년 빈도의 게릴라성 폭우와 조수간만의 영향이 겹칠 경우 범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우수관 물처리 능력 상향돼야
기후변화가 급격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맞춰 당장 우수관의 물처리 능력을 상향조정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전반적인 우수관 교체에는 천문학적인 예산과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류시설 설치를 병행해야하는 분석이다.

저류시설은 집중호우시 물을 가두었다 흘려보내는 장치로, 강도 높은 폭우로 인한 급격한 침수와 하천 범람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울산은 울주군 청량초 1곳에서만 1,800톤 담수규모의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울산대 조홍재 교수(건설환경공학부)는 "최근 기상변화와 현재 방재시설을 감안할 때 울산은 현재 운 좋게 수해를 겪지 않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신·구시가지의 경우  저지대인 중부처럼 시간당 100mm에 육박하는 비가 내린다면 전면 물에 잠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시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우수관, 펌프 등 방재시설을 50~100년 빈도 기준으로 높여야하고 도심지 저류시설 설치도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설치할 우수관의 방재성능 목표 설정기준을 2015년까지 15%상향(20년 빈도)조정, 2040년까지 100년 빈도 수준으로 높이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당장 현실화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저류시설의 경우 필요한 곳이 있으면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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