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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진 기자

갑작스런 아버지 별세에도 학업 전념 전교 1위

2011학년도 1학기를 마치는 방학식, 울산여고 상장수여식에 끈기의 상징이라 불릴 수 있는 한 학생이 나왔다. 바로 현재 울산여고 2학년 6반에 재학 중인 이예지(18)라는 학생이다. 이 학생은 고1때부터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 오다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다른 학생들을 제치고 당당히 전교1등을 차지하게 됐다. 중상위권에서 최상위권 까지, 이예지 학생의 성적 상승은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였다. 어떻게 이렇게 가파른 성적 향상을 할 수 있었는지 인터뷰 해보았다.
 
#이예지 학생의 성장과정
이예지 학생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공부를 해왔다. 그리고 공부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고등학교 시절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 학생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이예지 학생이 당시 고등학교 1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을 때, 아버지가 건강상의 문제로 돌아가시게 된 것이다. 이러한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해 이예지 학생은 한동안 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장녀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각종 밀린 청구금은 어떻게 처리할지 이예지 학생은 앞이 막막하기만 했었다. 이런 시간들을 거쳐서, 이예지 학생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생계를 꾸려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주부였던 이예지 학생의 어머니는 피부관리숍에서 일을 하시고 계신다. 어머니가 벌어오는 돈으로 모녀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인터뷰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아직도 그때 제 감정이 느껴져요. 처음엔 동생이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힘들고, 공부도 안돼고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어요. 이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해봤죠. 그랬더니 제가 할 수 있는 건 공부 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 이 악물고 다른 친구들보다 더 지독히 공부를 붙잡았던 것 같아요.
 
△중상위권서 최상위권으로 성적향상 비결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부터 경제사정이 좋지가 않아요. 그래서 사교육이나 비싼 인터넷 강의는 꿈도 꿀 수 없었죠.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학교 수업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것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뻔한 말이지만 학교 내신시험은 담당교과 선생님께서 출제하시기 때문에 학교수업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시험을 준비할 때는 문제집에 의지하기 보다는 선생님께 배운 부분을 계속 복습했고, 선생님이 주신 자료를 닳도록 봤었어요.
 

 

 

   
▲ 울산여고 2학년 이예지 학생.
△과목별 노하우는?
-국어: 첫 중간고사 때 국어가 70점대였어요. 이때 정말 충격을 받아서, 내 공부방법이 잘못된 부분이 있구나 하고 찬찬히 공부과정을 살펴봤어요. 이런 점수가 나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쓸데없이 문제풀이에만 치중한데에 있었어요. 선생님들께서는 항상 교과서만 보면 된다고 하셨는데, 그 당시에 저는 많이 불안했었기에 질보단 양을 선호했거든요. 이번 시험에서는 문제를 하나도 풀지 않고 정말 교과서만 5번 이상 반복해서 봤어요. 그랬더니 생각지도 못했던 높은 점수가 나오더라고요. 내신 문학 같은 과목은 문제집의 작품 해설 보단 교과 선생님의 작품에 대한 관점과 시각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수학: 고2 3월 첫 모의고사에서 수리영역 점수가 35점이 나왔었어요. 이때까지는 정말 개념 겉핥기식으로 수학을 공부했었던 것 같아서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기간에는 기본 개념서의 개념을 하나하나 꼼꼼히 증명 해봤고, 개념이 확실해졌다 싶을 때 즈음에는 학교 보충시간에 푸는 보충문제집부터 시작해서 각종 EBS수리 기출문제집, 고난도 문제집을 난이도별로 풀어 나갔어요. 그랬더니 6월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았어요.
-영어: 저는 어릴 때 부터 영어에 흥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중3때 고3 모의고사를 풀어가며 공부를 했어요. 계속 반복해서 풀고 틀린 문제는 통해석하고 시간도 조절해가며 풀다보니 어느새 제 영어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있었어요. 저는 영어 교과서, 모의고사33지문(시험 출제 자료), 보충교재 텍스트를 5번 이상 반복해서 봤어요. 5번쯤 되니 거의 지문을 외우는 수준까지 돼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두 100점을 맞았어요.

 

이예지 학생은 울산여고에서 '끈기의 화신'으로 통하는 학생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마저 꼭 붙들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 이예지 학생은 앞으로 더 크게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힘들게 공부를 해 나가고 있다. 이런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는 따듯한 관심과 후원의 손길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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