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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새벽 5시께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잠정 합의한 후 김억조 현대차 사장(오른쪽)과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이 악수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찬성시 3년연속 무파업
노조전임자 111명 합의
격려금 등 2,000여만원


현대자동차 노사가 마라톤 협상 끝에 무파업으로 올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어내자 시민단체와 지역 경제계 등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18시간에 걸친 밤샘협상의 결과인 만큼 노사 양측은 물론 시민들도 무파업 완전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차 노사는 23일 오전 11시 울산공장 본관 회의실에서 김억조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노사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차 임단협 교섭을 시작, 수차례의 정회를 거듭하는 마라톤협상 끝에 하루를 넘긴 24일 새벽 5시께 잠정합의에 성공했다. 마지막 교섭에 돌입한지 18시간 만이었고, 교섭을 시작한지 78일 만에 매듭을 지은 것이다.

 합의안의 주요내용은 임금 9만3,000원(통상급대비 4.45%) 인상, 성과ㆍ격려금 300%+700만원, 무파업 타결시 주식 35주 지급, 근속수당 5천원 인상, 제도개선 통합수당 1,800원 인상, 연월차 수당 50% 인상(현재 100%), 사회공헌기금 40억 마련, 명절 선물비(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다.
 쟁점인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시행안은 개정 노조법에 따라 법정 유급 노조전임자 26명, 무급 전임자 85명을 합쳐 모두 111명을 전임자로 인정했다. 정년은 59세 퇴직 후 회사가 필요로 할 경우 계약직으로 1년 연장(현재 정년은 58세 퇴직 후 1년 연장)에 합의했다.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임금부분이다. 성과ㆍ격려금 300%+700만원 가운데 경영성과금에 해당하는 100%와 700만원이 임단협 타결 즉시 지급된다. 700만원 중 300만원은 사업목표달성 격려금 명목이다. 오는 26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바로 준다는 의미다.
 또 10월 말에 100%, 주식 35주를 각각 지급하고 올해 말에는 나머지 100%를 주기로 했다. 주식 35주를 23일 종가 17만8,000원에 맞춰 계산하면 600만원을 넘어선다. 나머지 성과ㆍ격려금까지 모두 합치면 2,000만원에 육박하는 목돈이다. 여기에 올해 임금과 각종 수당 인상분을 더하면 2,000만원을 거뜬히 넘긴다.

 장규호 노조 대변인은 "합의안은 최선을 다해 마련한 역대 최대의 성과물인 만큼 조합원들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차 백승권 홍보팀장은 "이번 합의안은 직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함께 회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기에 가능했다"며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26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가결되면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3년째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1994년까지 포함하면 4번의 무파업 타결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같은 잠정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울산시민과 지역 경제계는 크게 반기며 3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기대했고, 특히 무파업 합의가 노사의 상생문화로 정착되기를 바랐다.
 울산상공회의소 최찬호 경제총괄본부장은 "미국발 경제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현대차 노사가 임단협을 파업 없이 잠정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며 "그동안 노사관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시민의 시선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협력회 엄수영 사무국장은 "원청업체 노사의 무파업 합의는 의미가 매우 크다"며 "파업 때문에 협력업체의 생산이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고 밝혔다.  박송근기자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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