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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시 3년 연속 무분규 타결 성과

현대차 노사가 무파업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무파업 완전타결의 몫은 이제 조합원의 손으로 남겨졌다. 특히 잠정합의안에 대한 현장 노동조직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차노조는 26일 울산을 비롯한 전주, 아산, 남양 등 전체 4만5,000여명 조합원을 대상으로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각 공장별로 지정된 투표소에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개표는 전국의 투표함이 울산공장으로 모두 도착하는 오후 10시께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결과는 익일 새벽 2시께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원들의 선택이 찬성으로 나올 경우 현대차는 3년 연속 무파업 임단협 타결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이는 '분규의 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울산이 노사안정의 기조가 정착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현대차 조합원들도 이제 연례행사처럼 치렀던 파업을 더 이상 원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이어지고, 노조 또한 앞으로 합리·실리 노선의 세력이 주류를 이루어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뿌리내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질 수 있다.
 하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이 날 경우 지난 2년간 쌓아올린 신뢰적 노사관계는 한순간 물거품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잠정합의가 역대 임단협의 최대 성과물이어서 부결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감과 비난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번 잠정합의안을 놓고 현장노동조직들이 엇갈린 평가와 더불어 조직마다 이해득실에 따라 가결 또는 부결을 적극 홍보하고 있어 결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온건ㆍ합리 노선의 현장노동조직 '길을 아는 사람들'은 25일 유인물을 통해 "노조 교섭위원들 모두 수고 많았고 역대 최고의 성과물은 존중돼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 조직은 "누구나 성과물에 대해 평가를 하기는 쉽지만, 성과물을 도출하기까지 어려웠던 과정마저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묻지마식' 성과 폄하보다는 조합원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발전을 위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실리 성향의 '전진하는 현장노동자회(전현노)'도 대자보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의 성과로 잠정합의한 교섭위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소중한 성과가 제대로 평가되고 조합원의 현명한 선택이 노동조합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현 집행부에 앞서 노조를 집행한 강성 노선의 '금속민주투쟁위원회(금속민투위)'는 "무쟁의 3년에 도대체 실리는 어디 있는가. 알맹이 없는 실리였다"며 "압도적인 부결로 조합원들의 분노를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조합원들의 막판 선택만을 기다리고 있는 현대차노조 장규호 대변인은 "최선을 다한 결과인 만큼 조합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송근기자 song@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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