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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이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대개는 '바빠서', 혹은 '아직 건강하니까'라는 말로 건강체크의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회피하기 마련이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를 보니 완연한 가을이다. 한 해의 4분의 3을 넘긴 시점에 건강검진으로 자신의 건강을 체크해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특히 소화기계통 암 중 위암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치료 등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위암 치료내시경(내시경적 점막절제술 및 점막하박리술) 등에 대해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성욱 전문의에게 들어봤다.

 

사망률도 10만명당 29.4명으로 높은 편 속해
가족력·식생활-위점막 병변 복합요인 발병
자극성 음식피하고 균형적 식사로 1차 예방
주기적인 내시경검사 통해 적극적 관리해야
2㎝이하 크기 점막층 조기암은 내시경 수술

 

# 서구에서는 감소추세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남자의 경우 전체 암 발생자 중 약 24%(1위) 정도를, 여자는 약 15.3%(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 위암의 발생 추이는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높은 위암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2005년 위암 사망률(2005년 사망원인통계연보, 통계청)은 인구 10만명당 남자 29.4명, 여자15.7명으로 다른 장기에 비해 높은 편이다. 발생률은 제일 높지만 2004년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이다. 위암의 경우 조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고, 수술 방법의 발전과 항암제 등의 발달 등에 힘입어 치료효과 또한 향상되고 있어 사망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위암은 기존 관련 질병과 가족력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등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먼저 그 원인으로 식생활을 꼽을 수 있다. 위장은 소화관 중 소화가 아직 되지 않은 상태의 음식물이 가장 오래 머물러 있는 장기인 만큼 음식물 중에 포함된 발암 관련 물질들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암 발생이 많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식생활을 비교해보면 소금기가 많은 음식, 즉 염장 식품을 즐겨 먹으며 반대로 암 발생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신선한 채소류나 과일 등은 적게 먹는 점에서 비슷하다. 같은 민족이라도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들의 경우 식생활이 바뀌면서 위암 발생이 적어지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둘째, 만성 위축성 위염, 악성 빈혈, 장형화생 점막 및 선종성 용종 등 위점막 내에 있던 병변으로 인한 것이다. 이들 질환은 위암의 전 단계 병변으로 확실히 밝혀져 있다. 일반적으로 만성 위축성 위염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데는 약 15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궤양과 같은 위의 양성 질환으로 인해 위의 부분 절제수술을 받은 경우 남아있는 위에서의 위암 발생이 정상인에 비해 2~6배 정도가 높으며, 그 기간은 수술 후 평균 15~20년 정도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위산 속에서도 살 수 있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를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이 위암 발병에 독립적으로 관여한다고 인정하기에는 아직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전체 위암 환자의 40~60%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양성으로 나와 이 균의 감염자는 위암의 상대적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보다 3~4배 위암의 발생률이 높고,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은 이미 잘 입증이 되어 있지만 위암 또한 담배와 연관이 있다. 식생활에 우리나라 남녀간 차이가 없지만 남자에게서 2배 가까이 발견되는 것은 흡연율이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만성 위염환자 각별한 주의

   
 

1차 예방은 암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1차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으로 알려진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함께 위암의 원인 가운데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맵고 짠 음식, 자극성이 강한 음식, 불에 탄 음식, 부패된 음식,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삼가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포함한 균형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2차 예방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특히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성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염증이 오래 지속되어 정상 구조물들이 파괴된 상태에서 그 자리가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과 유사한 세포로 바뀌는 현상)은 위암 발생의 위험도가 높지만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만성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있다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위 이형성(위 선종)이 있다면 내시경적 치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를 받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 40세이상 성인 2년에 한번씩 검진
조기위암은 증상이 없으며, 내시경치료 및 수술로 절제하는 경우에 완치율이 매우 높아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의 검진 권고안에서는 위암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 검진을 하도록 추천하고 있다. 특히 가족 중에 위암 환자를 가진 사람들이나 위암의 선행 병변으로 간주되는 위축성 위염 등이 있으면 권고안대로 꼭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암의 경고증상은 반복적인 구토, 연하곤란, 체중감소, 위장출혈, 빈혈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 이후 검사를 통해 진단된 위암은 진행성 위암인 경우가 많다.  김성욱 전문의는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의 일차적인 예방과 주기적인 검진이 위암의 예방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2~3일만에 퇴원 삶의 질 향상
위암으로 진단이 되면, 병의 진행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 흔히 암의 진행 정도를 암의 병기라고 하는데, 이는 치료 방침과 완치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준이 된다. 암의 초기 단계에서는 원래 생긴 곳에만 암이 국한되거나 위장 주위에 있는 림프절에만 전이가 된다. 이처럼 수술로 모두 제거될 수 있는 범위 내에 암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암이 더욱 진행해 수술로 완전히 제거가 어려운 림프절까지 전이가 됐거나 복막에 파종이 된 경우, 간, 폐,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는 전신에 퍼진 모든 암에 효과를 미칠 수 있는 전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위암발병과정.


완치 가능성이 높은 조기 위암의 경우 삶의 질을 고려해 내시경 점막절제술, 복강경 쐐기절제술, 복강경 위절제술 등의 치료방법들이 최근 수년간에 걸쳐 대두되고 있다. 수술 이외에 국소적 치료인 방사선치료는 위암에서는 적절히 이루어진 수술에 비해 좋은 성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시행되지 않는다.

특히, 조기 위암 중 위주변 림프절 전이가 없는 암은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로 완치시킬 수 있다. 암의 위치가 가장 안쪽인 점막층에 국한되어 있고 암의 크기가 2cm 이내로 작으며, 세포의 분화도가 좋은 위암은 림프절 전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내시경으로 위암 부위만 도려내는 시술을 하여 수술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완치시킬 수 있다.

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은 약 30분 정도 수면내시경을 하면서 치료하는데, 위암 바로 아래에 생리식염수를 주사해 위점막을 부풀리고, 전기 올가미를 이용해 잘라낸다. 암을 도려내어 생긴 위궤양은 한 달 정도 위궤양 약을 복용하면 아물게 되고, 치료 후에는 2~3일 만에 퇴원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계속 정상적인 위를 갖고 생활을 할 수 있어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로 조기위암의 내시경 치료가 확대돼 많은 조기 위암 환자에서 내시경 치료로 완치되는 경우가 증가
하고 있다.  자료제공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김성욱 전문의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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