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상도덕 '금융혈투' 불가피
무너진 상도덕 '금융혈투' 불가피
  • 김미영
  • 2011.10.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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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농협-경남은행 공조체제 균열 조짐

 

▲ 울산 공공기관 금고를 양분해 온 경남은행과 농협 전경. 이창균기자 photo@

경남-울산시 농협-구·군·교육청 금고 선점 불가침 관행
경남은행, 시교육청 금고 선정 막판 입찰 참여 영역 침범
농협, 불쾌감에 향후 모든 금고운영 공모 참가키로 결정
사회공헌 등 장점불구 수익위해 대출금리 인상등 우려도

울산 공공기관 금고를 양분해 온 경남은행과 농협의 공조 체제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발단은 경남은행이 그동안 농협 영역으로 여겨져 온  울산시교육청 금고 입찰에 응모하면서 비롯됐다. 그동안 묵시적으로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던 관행이 깨지게 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본격화 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금고 유치 차원에서 제시한 수신고에 대한 높은 금리 책정 및 기부금 제공 등이 자칫 해당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 지역민에게 오히려 손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19997년 이후 황금분할구도 깨져

울산시교육청 금고 공고는 지난달 5일부터 23일까지 1차 공고에 농협이 단독 참여했지만 지난달 28일과 29일 재공고에 경남은행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이들 2개 기관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5개 항목의 심사 가운데 이용 편의성, 교육 기여도에서 앞선 농협이 결국 선정됐으나 단독 응모해 선정될 것으로 판단했던 농협으로선 "그동안 묵시적으로 황금분할 구도로 서로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았던 관행에 어긋나는 행보"라며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입장.

 이에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울산광역시 금고는 경남은행, 5개 구군과 울산교육청 금고는 농협'이란 공조 체제가 깨져, 앞으로 지역 공공기관 금고 유치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8월 남구청 금고 응모를 경남은행이 고려하면서, 이미 금고 유치 경쟁은 예고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박영빈 행장 공격적 경영이 원인

경남은행의 울산시교육청 금고 입찰 응모에는 박영빈 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박 은행장의 공세적이고 저돌적인 영업 전략이 울산 지역 공공기관 금고 양분 체제를 흔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박 은행장은 지난 3월 경남은행 제11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본부조직을 마케팅과 영업점 지원 중심의 조직체계로 개편하고 시장지배력 확대·시장 신뢰 재구축을 주요 경영 방침으로 추진해 왔다.
 또 박 행장의 '우리나라 1등 지방은행' 이라는 비전에 비춰보면 이번 경남은행의 시교육청 금고 응모가 이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요즘 금융권에 규모의 경제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영역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이르게 돼 다소 아쉽지만, 지역 금융기관들이 경쟁 관계를 갖게 되면 지역민에게 결국 혜택이 돌아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 마감 40분전 입찰 황당한 농협

이에 대해 울산농협지역본부는 "지난달 7일 울산교육청 금고 사전 설명회 때 경남은행 측이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재공고 마감 시한 40분 전에 제안서를 내 당황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또 "농협이 그동안 지역 공공기관 금고 응모를 하지 않은 것은 암묵적 합의에 의한 서로에 대한 존중이었는데, 어쩌면 경남은행이 이를 깼다고 할 수 있다"며 "유감과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울산농협에 따르면 울산농협이 금고 운영을 맡고 있는 5개 구군과 시교육청 예산 모두 합쳐도 울산시 예산의 많으면 80%적으면 50%에 그친다. 그러나 금융기관 간 '상도의' 차원에서 서로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아 왔다고 설명했다.
 농협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울산과 경남지역의 모든 자치단체, 교육청, 대학 등에서 금고 운영 금융기관을 선정할 때 반드시 응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관계자는 "한 금융기관이 선점해 있는 기관에는 다른 금융기관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며 "그러나 관행이 깨진 만큼 지역의 기관에서 금고 선정을 공모할 경우 모두 제안서를 낼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시 금고의 경우,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한 금융기관이 동시에 입찰 못하도록 돼 있어, 향후 규정 개정을 요구를 계획이다. 
 울산은 일반과 특별회계를 따로 선정하지만, 타 시도는 금고 응모시 최고 점수를 받은 은행에 일반회계를, 차점은행에 특별회계를 맡기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며 울산 지역사회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부산은행까지 가세하면, 금고 유치 경쟁은 더욱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부산은행까지 가세 유치경쟁 가열

이같이 공공기관 금고 운영을 놓고 지역 금융권의 쟁탈전이 치열해지자, 공공기관은 출연금이나 기부금으로 지역민에게 생색낼 수 있어 득일 수 있으나, 지역민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은행 관계자는 "공개입찰을 해도 서로 배려해오던 지역 금융계에 긴장감을 불러오는 상황을 맞았다"며 "하지만 이는 결국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기관의 특성상 금고 운영 선정을 위해 제공했던 기부금 등을 거둬들이기 위해 대출금리 인상 등 지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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