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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관련해서는 이미 관계부처간 협의가 끝난 일이다. 우선 수문부터 설치한 뒤 수원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하면 된다"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안효대 의원의 '울산시가 제안한 유로변경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답변이다. 나아가 최 장관은 "유로변경안은 그동안의 협의과정에서 이미 가능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이라며 수문설치를 위해 정치권이 울산시를 설득해달라고 요구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 대책은 지난 3월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암각화를 물속에서 꺼내기 위해 수문 설치를 통해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고, 이로 인해 부족한 물은 울산권 맑은 물 공급사업을 통해 충당하기로 합의하며 급물살을 타는 듯 했지만, 울산권 맑은 물 공급사업의 전제 사업인 대구·경북권 맑은 물 공급사업이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좌초되며 암초를 만났다.

 이에 울산시는 기존의 합의는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해 '유로변경안' 카드를 또다시 꺼내 든 반면, 정부는 이미 합의가 이뤄진 만큼 맑은 물 사업과는 별개로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울산지역 정치권도 반구대 암각화를 물에서 꺼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한 채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함께 울산의 맑은 물을 추가 확보하는 이른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울산시의 계획은 의도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지역 민심이 정확히 어떠한 것인지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겠지만, 다수의 국민들이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은 정부나 울산시 모두가 전제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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