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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의 한 골재업체가 도로변에 무허가 야적장을 만들어 골재와 슬래그(slag)는 물론 인근 제련업체에서 몰래 빼낸 철 비중재까지 적재해 놓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비산먼지 방지시설 하나 없이 조성된 야적장에 쌓여 있는 철 비중재의 경우 일반 철보다 비중이 2배 이상 높은 특수제품으로, 인근 도로와 주택가에까지 날려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 울주군 온산공단 진입로 부근 한 논에서 제련업체의 슬래그 수백톤이 불법 야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근 도로와 주택가까지 분진이 날려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


온산 고려산업가스 옆 방진막 하나없이 수백톤 야적
농지전용허가도 없이 마구잡이 성토 무단 형질변경
철보다 비중 높은 특수제품 빼내 불법 판매 의혹도

#인근도로·주택가까지 날려

9일 오후 2시께 온산공단 진입도로 고려산업가스 옆 온산읍 화산리 1216-1번지 일대. 수백㎡ 규모의 야적장에는 골재와 슬래그(slag), 철 가공품(비중재) 등이 수백톤 가량 쌓여 있었고, 인근 낚시터와 인접한 야적장 한편에는 인부들이 석축을 쌓는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이곳은 지목이 논으로 농지전용허가를 받아 개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업체는 아무런 허가행위 없이 무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업체는 골재 야적을 위해 소나무 무단벌목은 물론  임야와 논 사이에 흐르던 수로를 나무, 흙 등으로 성토하고, 석축도 무단으로 쌓고 있다.

 슬래그는 온산공단 내 고려아연이 광석으로부터 금속을 빼내고 남은 찌꺼기로, 이 업체가 수거해 블럭 및 시멘트공장 등지로 보내고 있는데 허가 없이 이곳에 임시 야적되고 있는 것이다.

#"고려아연서 밤에 빼내 판매"

게다가 이 업체는 고려아연 내 한 협력업체로부터 철 가공품인 비중재를 몰래 훔쳐 빼내와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이 업체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슬래그를 실어나오면서 몰래 협력업체인 에코마이스터의 철 비중재를 밤에 싣고 나와 지역의 다른 업체에 판매 처분하고 있다"며 "슬래그 처리 비용을 받으면서 훔쳐 나온 비중재를 판매해 불법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비중재는 철보다 비중이 2배 이상 높은 특수제품으로, 크레인 등 건설기계의 무게를 잡아주는 중심추 제작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 업체의 불법행위로 인근 주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먼지가 도로까지 날려 피해를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주위 지하수 오염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야적장을 드나드는 수십대의 대형 트럭들이 불법 유턴을 일삼으면서 대형 교통사고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울주군 계도불구 계속 장사

이에 주민들은 이 업체의 불법행위를 막아 달라는 진정서를 작성해 울주군 등에 발송할 계획이다.
 온산읍의 한 주민은 "이 업체는 무단 형질변경과 무허가 야적장 조성으로 벌써 몇 차례나 관할 울주군으로부터 계고와 벌금을 부과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배짱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탈법행위까지 가세하고 있는 온산공단 인근 무허가 개발행위에 대해 관할 지자체의 철저한 지도 감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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