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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이 되면 감기 환자가 크게 늘어난다. 겨울철 감기는 감기 뿐 아니라 기관지염, 비염, 중이염 등 2차적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이관의 발달이 원만하지 않아 코감기에 걸렸을 때 중이염에 걸리기 쉽다. 중이염은 아이들에게 흔히 발병하는 감염질환 중 하나다. 중이염의 증상과 치료방법 등에 대해 울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권중근 부교수에게 들어봤다.

   
▲ 겨울철 감기는 감기 뿐 아니라 기관지염, 비염, 중이염 등 2차적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이관의 발달이 원만하지 않아 코감기에 걸렸을 때 중이염에 걸리기 쉽다. 귀가 간지럽고 안들린다면 중이염을 의심해봐야한다. 초기에는 항생제 치료, 증상이 심해지면 간단한 수술로 치료할수 있다. 사진제공=울산대병원

#달팽이관 사이에 염증이 주원인
북이 소리가 나기 위해서는 가죽으로 씌운 북통에 공기가 채워져 있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의 공간에도 공기가 채워져 있어야 소리 전달이 잘 된다. 중이염이란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에 염증이 생기거나 고막이 찢어져 고름이 나오는 병을 말한다.
 북통에 공기 대신 물이 채워져 있거나 북가죽이 찢어지면 북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이염이 생기면 공기 대신 조직액이나 고름이 차고 혹은 고막이 찢어지므로 청력이 떨어지기 쉽다.
 
#어린이는 대부분 삼출성 중이염
어린이가 잘 걸리는 중이염은 삼출성 중이염으로 고막 안에 물이나 고름이 차는 질환이다. 이 때 고막은 찢어지지 않지만 고막 안의 공기량이 줄어들기도 한다. 간혹 급성중이염에서는 고름이 귀 밖으로 흘러나오기도 하고 열이 나거나 하루 정도 귀가 아프기도 한다.
 반면 어른들이 잘 걸리는 중이염은 만성중이염이다. 이 병은 고막에 구멍이 나고 고름이 흘러나오는 질환이다. 물론 어린이들도 만성중이염이 생길 수 있고 어른들도 삼출성 중이염에 걸릴 수 있다.
 이 밖에도 중이염에는 진주종성 중이염과 만성 유착성 중이염 등이 있다. 진주종성 중이염은 고막이나 귀구멍의 피부가 고막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서 생기는 병으로, 귀 속 깊은 곳의 뼈를 녹이는 질환이다. 안면마비나 심한 어지러움, 뇌 안으로 염증이 파급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만성 유착성 중이염은 고막 안에서 장기간 음압이 걸리거나 고막이 얇아진 결과 고막이 달팽이관과 유착된 병이다. 반복적으로 고름이 나거나 진주종성 중이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항생제 투여 후 호전 안되면 수술
삼출성 중이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치유율이 높아지므로 끈기를 갖고 기다려 보는 것이 중요하다.
 고막 안의 염증이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항생제를 보조적으로 투여하기도 하지만, 항생제 투여는 1~2주면 충분하고 병이 다 나을 때까지 항생제를 계속 먹을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3개월을 기다려 호전이 되지 않으면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이 수술은 5~10분 정도의 간단한 수술로 외래에서 쉽게 받을 수 있다.
 고막은 소리 전달 외에도 외부로부터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 고막에 구멍이 난 경우는 대개 반복적으로 고름이 난다. 예외적으로 10~20년을 고름 없이 지낼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고름이 날 수 있고, 반복적으로 고름이 나면 청력이 나빠진다. 약물치료는 고름을 멎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만성 중이염은 수술만이 완치 방법이다. 수술의 가장 큰 목표는 고막의 구멍을 없애는 것이고 대부분의 염증제거를 위해 귀 뒤의 뼈를 함께 수술하게 된다.
 진주종성 중이염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당장 수술을 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지켜보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진주종성 중이염 환자는 잠재적인 수술 대상이므로 반드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유착성 중이염은 정기적으로 관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병이 진행하거나 고름이 계속 날 경우 수술을 해야 하는데, 고막이 달팽이관에 완전히 붙지 않았다면 환기관을 넣어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수술후 청력개선은 개인차 커
삼출성 중이염은 환기관 삽입술을 하면 대개 청력이 좋아지고, 만성중이염은 수술 후 청력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좋은 청력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고막, 움직임이 좋은 이소골, 고막 내의 충분한 공기가 필요하다. 이소골이란 고막과 달팽이관을 이어주는 세 개의 작은 뼈로 소리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술로 고막의 구멍을 없앨 수 있고 이소골도 인공뼈로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고막 내 공기량은 수술만으로 해결되지 않아 청력개선은 환자 개개인의 이관기능이나 염증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진주종성 중이염의 수술은 합병증 방지가 목적이므로 청력개선을 많이 고려하지 않으며, 간혹 청력이 개선될 수도 있지만 청력개선이 어려운 상태가 많다. 청력개선을 위해 필요에 따라 1년 후 재수술을 하기도 한다. 만성중이염이나 진주종성 중이염 수술은 전신 마취 후 하며, 수술시간은 염증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2시간이 넘는다. 입원치료가 필요하며 퇴원 후에도 통원 치료를 한다.
 
#10~20%이상 재발가능
귀는 좁고 예민한 신체부위로 항상 현미경을 보면서 수술한다. 필요에 따라 안면신경을 전기적으로 모니터한다. 환기관은 한 번 삽입하면 6~12개월 후 저절로 빠지는데 이 동안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합병증으로는 환기관이 너무 일찍 빠지거나 또는 빠진 후 고막이 원래대로 재생되지 않는 경우로 발생 확률은 비교적 낮다.
 만성중이염 수술(고막의 구멍을 메우는 수술)의 성공확률은 90~95% 정도로 매우 높다. 간혹 어지러움증이 생기더라도 대개는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안면마비는 0.2%정도의 낮은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만성중이염 수술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염증의 정도가 아주 심하거나 많이 진행된 진주종 수술일 경우 안면마비 위험도는 올라간다. 때문에 수술은 귀 수술 경험이 많은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받아야 한다.
 어린 환자에게 환기관 삽입 수술을 했다고 해서 삼출성 중이염이 다시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환기관 삽입 수술은 면역과 이관기능이 함께 성숙해질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만성중이염 수술 후 고막의 구멍이 막힐 확률은 90~95% 정도이며 수년간 장기 관찰했을 경우는 70~80% 정도에서 고막이 유지된다. 진주종성 중이염 수술 후 재발 확률은 10~20% 이상이다. 그러나 재발의 가능성이 있다고 수술을 안 할 수는 없다. 필요에 따라서는 1년 후 재수술을 하기도 한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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