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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는 동시에 대중적으로도 사랑받는 캐나다 출신 소설가 낸시 휴스턴의 2006년 페미나 상 수상작 .


 소설은 2004년 현재 여섯 살인 소년 솔을 시작으로 네 명의 여섯 살들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솔과 솔의 아빠인 랜돌, 랜돌의 엄마 세이디, 세이디의 엄마인 크리스티나의 여섯 살 시절을 들려준다.


 첫 번째 내레이션의 주인공인 솔은 캘리포니아에 살며 가정적인 엄마와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아빠를 둔 매우 영특한 아이다. 솔에게 유일한 결점은 왼쪽 관자놀이에 있는 반점이다. 솔은 이 반점을 제거하므로 완벽해지려고 한다. 그 반점은 솔의 아빠인 랜돌, 할머니 세이디, 아빠의 외할머니인 크리스티나도 있는 유전적 특징이다.


 1982년 랜돌의 여섯 살로 이어진다. 뉴욕에 사는 랜돌에겐 자기 중심적인 엄마 세이디가 있고 그런 엄마를 대신 해 자상한 유대인 아빠가 있다. 엄마에게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한 랜돌의 여섯 살은 우울하고 슬프다. 엄마의 연구 때문에 가족은 이스라엘의 하이파에서 1년을 보낸다. 랜돌은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그곳에서 '누자'라는 소녀를 만난다. 누자를 통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알게 된다. 유대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누자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게 슬플 뿐이다.


 이제 1962년의 세이디 이야기다. 여섯 살 세이디는 캐나다에 살며 조부모와 함께 산다. 가수로 활동중인 엄마 크리스티나가 어린 나이에 세이디를 낳았기 때문이다. 어리광을 부릴 대상도 없고 그리운 엄마는 항상 바빠서 자신을 보러 올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런데다 왼쪽 엉덩이에 있는 반점 때문에 자신이 더러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크리스티나가 결혼과 동시에 뉴욕에서 함께 산다. 친 아빠는 아니지만 세이디는 피터가 맘에 든다. 그러나 행복은 루트라는 엄마가 이름을 에라고 바꾸고 루트라는 사람이 찾아오면서 불행으로 변해버린다. 루트와 에라는 어떤 사이일까.


 에라가 크리스티나였던 시절로 소설은 거슬러간다. 1944년의 독일, 크리스티나는 아주 사랑스러운 아이다. 호기심이 많고 영민한 아이다. 전쟁에 참전한 아빠가 있고 자상한 조부모와 우아한 엄마가 있고 언니와 오빠가 있다. 모든 게 완벽하다. 왼쪽 팔에 있는 반점까지 말이다. 군대에 간 오빠가 죽고 요한이라는 남자 아이가 입양되면서 크리스티나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요한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입양아임을 확인한다. 독일이 패망하고 요한과 크리스티나는 자신들의 부모를 찾아 그 집을 떠나게 된다.


 여섯 살에서 일곱 살로 넘어가는 한 집안 네 세대에 걸친 아이들의 이야기는 각 시대를 특징짓는 엄청난 역사적 사건들과 그것들이 이 아이들의 삶에 미치는 치명적인 결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한 가족을 중심으로 거대한 현대사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생생하고 풍부한 디테일이 살아 있어 독자들이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매혹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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