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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감동시킨 불멸의 멜로디'란 찬사를 받고 있는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지난 주말 울산공연의 돛을 올렸다.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울산공연은 1,400여석에 이르는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우며 성공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1975년 사이공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부대의 철수가 시작되는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한, 한 미군과 젊은 베트남 여인의 강렬한 러브스토리다.
 1989년 런던 초연 후 26개국 317개 도시에서 13개 언어로 2만2,000여 회가 넘는 공연을 기록했으며 3번의 토니상을 비롯해 33개 주요 극장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1991년 미국 브로드웨이 개막 전 3,700만 달러의 예약 티켓이 팔린 이변으로 기네스북 등재, 오리지널 음반 역시 런던에서 처음 발매했을 당시 3일만에 15만장을 판매하며 '골든 디스크'에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초연됐으며 당시 전국 각지에서 25만 여 명이 넘는 관객들이 미스 사이공을 찾았는데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유료 관객 점유율이 80%에 달했고 이후 대구, 김해 초연에서는 유료관객 점유율 90%로 약 7만4,000여명의 관객들이 관람하는 등 공연계 최고의 화제로 떠오르며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마침내 울산 무대에 오르게 된 <미스 사이공>의 빛나는 주역들을 만났다. 공연에 앞서 지난달 26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및 레스토랑 쉼터에서 열린 '프레스데이'행사에서 그들이 직접 뽑은 <미스 사이공>의 명장면과 무대 뒷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 '킴'역 김보경

베트남 여인 킴은
운명적 사랑 감당하는 열정과
아이 위해 목숨버리는 용기를
드라마틱한 사랑의 주인공

주인공 '킴' 역으로 분한 김보경씨는 "세계적인 작품으로 규모가 크다 보니 지방공연이 쉽지는 않다.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와 감동의 드라마가 어우러진 뮤지컬계의 교과서 같은 작품인 만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 초연 오디션에서 500여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킴 역을 거머쥐며 신데렐라로 등장한 김 씨는 초연 공연부터 세 차례 '킴' 역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킴보경'이란 애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지난 2010년에는 이 작품으로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몬테크리스토>의 옥주현과 차지연 등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라면 꼭 한 번 서길 바라는 무대에 오르고 인기와 실력까지 검증받은 그에게 이 작품이 애틋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
 김 씨는 "킴은 전쟁으로 인해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미군을 상대로 한 술집에서 일하는, 그러나 순수함을 잃지 않는 베트남 소녀다"고 역할을 소개하며 "미군 병사 크리스를 만나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는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이면에는 부모가 정해준 약혼자 '투이'를 단호히 거절하는 결연함도 지니고 있다"면서 "마지막에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놀라운 용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울산문예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미스 사이공' 프레스 데이 행사에서 여주인공 킴 역할을 맡은 김보경씨(가운데)가 공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남자 주인공 크리스 역할을 맡은 마이클 리, 오른쪽은 최용수 감독. 
이창균기자 photo@

 그는 특히 "처음 '킴'역을 맡았을 때는 크리스와의 사랑을 섬세하기 표현하는데 관심이 갔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남녀간의 사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의미를 확대하게 됐다"면서 "이번 공연에서는 킴의 애끓는 모정을 조금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데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장면은 <미스 사이공>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헬기장면'.
 크리스와 킴이 서로 만나기 위해 갖은 애를 쓰지만 크리스만 사이공을 떠나는 마지막 헬리콥터에 강제로 오르게 되는 장면이다.
 김 씨는 "많은 분들이 <미스 사이공>하면 떠오르는 이 장면은 3D입체 형상으로 구현됐다"면서 "그들의 안타까운 이별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도입된 3D입체 형상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크리스'역 마이클 리

미군 병사 크리스는
베트남 전쟁 참전 중
미군들의 비도덕적 행위에 회의
순수한 킴에 이끌려 운명적 사랑에…

'킴'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미군 '크리스'역은 마이클 리가 열연한다.
 뛰어난 재능과 귀족적인 외모, 감미로운 목소리로 수 많은 팬들을 거느린 세계적인 뮤지컬 스타인 그는 지난 2000년 <미스 사이공>의 히로인 리아 살롱가와 함께 <듀엣>에서 열연을 펼쳤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유다역, <왕과 나>의 왕 등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미스 사이공>과 특별한 인연이 있어 눈길을 끈다.
 스탠포드 의대 재학 중 뮤지컬을 향한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미스 사이공>에 도전, 브로드웨이 <미스 사이공>의 '투이'역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
 '투이'는 킴과 정혼한 베트남 청년이자 베트콩 고위 인민장교로 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투이'에 이어 한국 초연 당시 '크리스' 역과 인연을 맺은 그는 "다양한 감정을 진실되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리스'는 베트남전에 출정한 미군으로 베트남에서 미군들이 벌이고 있는 비도덕한 행위에 회의를 느끼다 베트남 여인 '킴'의 순수한 매력에 이끌려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면서 "이후 킴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미국 여인 엘렌과 결혼하지만 킴에대한 애틋한 사랑과 베트남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군 병사와 베트남 여성의 사랑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을 법한, 공감할 수 있는 사랑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3D입체 형상으로 구현된 헬기장면.
 그는 이번 <미스 사이공> 공연에서 아름답고 서정적인 노래와 가사들을 관람 포인트로 짚었다.
 특히 킴과 크리스가 함께 사랑을 노래하는 '더 라스트 나이트 오브 더 월드'를 첫 손에 꼽으며 "전쟁 속에서 피어난 사랑의 열정과 절절함이 잘 베어든 곡이다"면서 "한국정서에 부합한 아름다운 선율과 가사가 많은 관객들의 감동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천 관람 포인트
크리스가 떠나는 헬기장면
3D로 새로운 재미 선사 압권
'더 라스트 나이트 오브 더 월드' 등
아름답고 서정적 노래·가사 음미를


 또 마이클 리와 김보경씨는 더블 캐스팅된 이건명과 임혜영씨의 공연에 대해서도 기대를 당부했다.
 '크리스'역의 또다른 주인공 이건명씨는 <틱틱붐>의 조나단, <키스미 케이트>의 빌칼룬, <맘마미아>의 스카이, <유린타운>의 바비스트롱, <렌트>의 로저, <시카고>의 도박사, <아이다>의 라다메스 역 등을 소화해 내며 최고의 주가를 기록한 뮤지컬 배우다. 2006년 <미스 사이공>에서 '존' 역할을 연기했다.
 또다른 '킴' 임혜영씨는 2006년 <드라큘라>로 데뷔한 후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뮤지컬의 주인공들을 단시간에 거치며 무섭게 발전한 신예 스타다. <그리스>의 샌디,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지킬 앤 하이드>의 엠마,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 등 최고의 배역을 거쳤다.
 김 씨는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은 베트남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삶의 진솔함을 녹여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배우들마다 개성이 모두 다르지만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는 진심어린 연기는 공통점이다"고 밝혔다.
 한편, <미스 사이공> 울산공연은 오는 12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7시 30분, 일요일 오후 2시·6시 30분, 월요일 공연없음. 문의 1599-1980    손유미기자 ymson@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1989년 연국런던 초연
▷26개국 317개도시 공연
▷13개언어로 2만2,000여회 무대
▷토니상 3번수상
▷오리지널 음반 3일만에 15만장 판매

▷한국 2006년 서울서 초연
▷전국서 25만명 관람
▷대구·김해 공연 유료관객률 90% 이상

▷울산 12일까지 울산문예회관
-평일 오후 7시 30분(월요일 없음)
-토요일 오후 3시·7시 30분
-일요일 오후 2시·6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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