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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을 버릴 것인가? 직업병을 버릴 것인가?
직업병은 작업자 자신의 조건과 작업환경과의 관계에서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OECD 평균 근로시간보다 많이 넘어선다고 한다. 자신이 맡은바 일을 다하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열심히 일한 증거라며 직업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업병은 어떤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을 가진 모든 근로자에게 발병할 수 있다. 직업병이 유발하는 질병은 근골격계질환과 순환기능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직장인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허리통증'의 원인과 그 예방법 등에 대해 울산우리병원 강관수 대표원장에게 들어봤다.


▲ 울산우리병원 강관수 대표원장이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 장시간 특정 자세 유지 위험
우선, 다양한 직업병의 원인에 대해 살펴 분석해 보면, 가장 큰 원인은 장시간 특정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특정 동작을 반복적으로 운동하는 것이며, 셋째는 근육의 압박, 넷째는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볼 수 있다.

 직업병으로 인한 지속적인 요통을 방치하는 것은 허리에 일시적으로 큰 충격을 준 것보다도 허리에 더욱 치명적이다. 만약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요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피로, 무력감, 우울증 등을 유발해 삶의 질까지 무너뜨리게 되니 꾹 참는 것은 상책은 아닐 것이다. 직업을 버리면 직업병이 사라진다. 하지만 우리는 직업을 버릴 수 있는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당연히 버릴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직업도 가지고 직업병도 가지는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진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주로 소아기, 청소년기에 오는 환자는 척추측만증을 호소한다. 또 청장년기에는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노년기에는 척추압박골절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이외에도 추간판탈출증, 척추분리증 등 같은 여러 가지 질환들이 있다.
 이런 대부분의 질환들은 평소 생활습관에 따라 예방이 될수도 있고, 질병을 가져올수도 있다.
 
# 짐들땐 무릎 구부려 앉은 상태서 들기
요통을 부르기 십상인 무거운 짐 옮기기는 특히 자세를 조심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선채로 허리를 굽혀 들면 절대 안된다. 허리에 짐의 무게가 그대로 가중되기 때문이다. 대신 무릎을 구부려 앉은 상태에서 짐을 들면 허리의 힘이 많이 들지 않는다. 무게중심을 낮춰주고 물건을 몸에 바짝 붙여 들어야 척추의 부담도 줄어든다.

 음식을 하는 주부들도 주방조리대의 높이가 키와 맞지 않을 경우, 구부정한 자세로 일을 하게 되는데 앉을 때나 서 있을 때를 막론하고 구부정한 자세는 자기 체중의 2.5배에 달하는 부담을 허리에 준다. 틈틈이 허리를 뒤로 젖혀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싱크대 앞이나 서서 일할 때는 한쪽발을 앞으로 내밀거나 다른쪽 발보다 높은 곳에 올려 놓고 일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은 디스크 질환은 오랜 시간 서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바르지 못한 자세로 비롯된다. 따라서 자주 몸을 움직여 주고, 습관적으로 자세를 교정해 앉는 등의 노력을 통해 개선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 자주 알던 스트레칭등을 가끔 일하다가도 일어나서 목, 허리, 어깨, 골반, 다리, 손목, 발목 등 1-2분 정도만 과격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 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저런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면, 직업병이 없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한 위험을 알면, 미리 예방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과 관련한 직업병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숙지해야한다. 직업병에 대한 예방, 혹은 영향을 최소한으로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걷기 운동 뼈 튼튼·근육 강화 효과
오랜시간 운전을 해야하는 직업을 가진 운전기사들에게 요통은 흔한 일이다. 장시간에 걸친 운전이 허리에 상당한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인체는 서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2~3배정도 무거운 하중이 척추에 가해지게 된다. 가만히 앉아 있는 자세도 허리에 무리를 주는데, 운전 중 도로면과의 마찰로 허리에 주기적인 진동까지 가해지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에 많이 갈 수밖에 없다. 그 외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 교통체증, 휴식부족 등으로 허리에 많은 무리를 준다.

 허리통증이 심한 또 다른 직업으로는 미용사, 판매원, 점원직원처럼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이다. 보통 서있는 자세가 척추가 굽어지지 않고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허리에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서 있는 경우에는 무게 중심이 허리로만 집중된다. 장시간 서 있으면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뼈의 긴장상태가 지속돼 결국 근육이 수축되고 딱딱해지는데, 그렇게 되면 척추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주변 뼈와 신경조직에 부담을 주게 돼 허리통증이 발생한다.

 또한 의사의 경우도 직업병으로 요통을 호소하는데, 의사들의 경우 장시간 수술을 진행하는동안 앉거나 서 있으면서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계속 취하기 때문이다.
 요통예방을 위해 운전시에는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젖히지 말고, 90~110도 정도가 좋고, 무릎은 페달을 밟을 때 다리가 살짝 구부러지는 120도가 알맞다. 오랫동안 서있는 경우에는 최대한 척추로 쏠리는 무게중심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또 발받침대를 이용해 양발을 번갈아가며 올려주도록 한다. 무게중심이 바닥을 딛고 있는 다리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척추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허리 주변 근육을 튼튼히 해주는 것도 요통예방에 도움이 된다.

 허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이다. 걷기운동은 척추, 무릎관절, 디스크, 물렁뼈 등에 충격을 주지 않고 허리 근육을 강화시킨다. 가벼운 요통은 일단 안정을 취하거나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한 달 이상 물리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계속 되거나, 무리를 하면 통증이 생겼다가 괜찮아졌다가를 반복하는 경우 퇴행성 질환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 통증 소홀히 여기기 말고 신속히 치료해야
통증은 몸을 보호하기 위한 신호다. 방치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과로하고 있는지, 자세가 나쁜 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지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통증이라도 빨리 대응할수록 정상회복은 빠르다. 통증은 습관을 바꾸라는 신체로부터의 신호이다. 한 가지 자세로 오랫동안 일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만약 오랫동안 선 자세를 취해야할 경우, 허리를 가볍게 전후좌우로 돌린다던지 천천히 앉았다 섰다를 몇 회 반복해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누운자세에서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몸풀기도 매우 효과적이다. 갑자기 하는 돌발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천천히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또한 작업전 준비운동으로 스트레칭을 해주고 땅바닥에 있는 무거운 물건을 들때는 무릎을 굽히고 쭈그리고 앉아서 물건을 가능한 한 몸에 가깝게 붙인 채 든다.

 요통은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시킴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특별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될 수 있는대로 많이 걷는다거나, 집안에서 할수 있는 간단한 맨손 운동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식생활 또한 뼈와 근육등의 신체조직에 골고루 영양이 섭취될 수 있도록 조화있는 식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고 안정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악화될 경우에는 병원이나 전문 클리닉을 찾아가서 정확한 진단 및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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