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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막론하고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궁경부암'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예방백신 접종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일도 한 두번이 아닐 것.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질병이다. 국내에선 연간 4,000명 안팎의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20대,30대 환자들이 늘고 있어 예방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올해 기타 예방접종으로 새롭게 추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대해 잘 모르는 여성들이 많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에 대해서는 여성이라면 꼭 알아야 하는 기초 상식. 자궁경부암의 원인과 예방 등에 대해 보람병원 유항조 부원장에게 들어봤다.

 

초기 증상 거의 없어 자가진단 어려워
올바른 식생활·운동 등 면역력 높이고
9∼55세까지 예방접종 빠를수록 좋아
성경험 있으면 1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 질에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
자궁경부암은 자궁과 질이 연결되는 자궁의 입구 부분에 생기는 암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산부인과에서 가장 흔한 암이다. 또, 매년 약 4,3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약 1,000여명이 사망하고 있는 여성사망률 2위의 암이다. 하지만 현재 알려진 암 중에서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자궁경부암이란 하루아침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정상세포가 변형되기 시작해 전암성병변에서 완전한 암세포로 전환돼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기까지는 수년에서 십 수 년이 걸려 진행한다. 그러나 '암'이라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선별검사인 자궁경부 세포검사(Pap smear)를 통해 전암성 병변에서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 할 수 있으며,  또 최근 임상에서 접종 하고 있는 전암단계로의 진행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예방백신이 있다.
 

▲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산부인과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이다. 성관계전 백신의 접종과 함께 성관계 후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암이기도 하다.

# 생식기 주변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기인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알려져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HPV)가 가장 흔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DNA 검색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상피세포 내 신생물의 90%이상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기인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남녀의 항문이나 생식기 주변의 피부에 매우 흔하게 기생하는 바이러스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감기 바이러스 같은 것이다. 성생활을 하는 여성 중 약 80%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생에 한 번 이상 감염이 된다. 대부분 아무런 증상 없이 저절로 소멸되지만, 일부 여성에서는 위험도가 높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생활습관에 따라 반복 감염이 되면서 자궁경부암, 생식기사마귀, 외음부암, 질암 등의 여러 가지 생식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중 극히 일부에서만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본격적인 상피세포 내 신생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때 역할을 하는 요인으로는 흡연, 피임약 사용, 다른 성병의 중복 감염, 영양 상태 등을 들 수 있다.
 
# 백신접종으로 80% 예방효과
자궁경부암을 발생하기 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다. 예방백신은 지난 2007년 9월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는데, 개발되고 임상연구기간 5년을 거친 뒤에 미국과 호주, 유럽 등에서 먼저 시판이 됐다. 백신은 9세~55세까지 여성에게서 모두 효과가 있다. 현재는 두 가지 종류의 백신이 나와 있고 전 세계 110여개 국가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그 안전도와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독감백신이 독감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것처럼 인유두종바이러스를 막아주는 백신을 맞으면, 이로 인한 암 발생과정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 16형과 18형의 감염을 예방하며, 이와 계통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10가지 인유두종바이러스 유형에 대한 추가적인 예방 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예방 백신 접종으로 약 80% 이상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출혈 등 질염 증상과 유사
자궁경부암이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냉이 늘고, 생리 이외의 출혈 등과 같은 일반적인 질염 증상과 유사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특히 성관계 후에 출혈이 특징이다. 병이 심한 경우 체중 감소, 폐쇄성 요로병변, 얼굴이나 손발의 부종 등이 나타난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진행정도에 따라 치료가 이루어지는데 기본적으로는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제 투여의 세 가지 방법을 단독 혹은 병합해 치료한다. 1기 및 2기 초기까지는 수술을 하고, 2기 후기 이후부터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투여를 한다. 보통 수술적 치료를 택하는 경우, 수술만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약 60%이고 나머지는 수술 후 조직결과에 따라 추가로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받게 된다. 수술 시기가 지났거나 환자의 전신상태가 나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택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병합해 치료한다. 암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먼저 항암치료를 한 후 크기를 줄인 후에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자궁경부암은 약 1/3에서 증상이 없는 소리 없이 다가오는 병으로, 증상이 있는 경우에 병원을 가면 암을 미리 예방할 수 없다.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적어도 전암단계에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없을 때 산부인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적어도 일 년에 한번은 자궁경부에 세포 검사와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예방법은 성관계전 백신의 접종과 함께 성관계 후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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